- 블랙이글스 에어쇼·미스터 두들 퍼포먼스…최태성·신병주·썬킴 강연

경주의 대표 야간 문화행사인 ‘2026 경주국가유산야행’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월정교와 교촌마을, 경주읍성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행사 공간과 프로그램을 동시에 확대해 국가유산 관람을 야간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주시와 국가유산청,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로 11회째다. ‘파편(破片)-지켜 온, 그리고 지켜낼’을 주제로 도심 곳곳에 흩어진 국가유산과 역사적 흔적을 하나의 동선과 이야기로 연결한다.
행사는 사흘간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기존 월정교와 교촌마을 중심에서 경주읍성까지 행사 범위를 넓혔고, 운영 프로그램도 지난해 33개에서 올해 45개로 12개 증가했다.
프로그램은 야경·야로·야설·야화·야사·야시·야식·야숙 등 이른바 ‘8야’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국가유산 야간경관 관람과 도보 탐방, 거리공연, 전시·체험, 인문학 강연, 지역 예술가와 청년이 참여하는 야시장, 먹거리와 숙박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경주읍성에서는 18일 최태성 강사, 19일 신병주 교수가 참여하는 역사 강연이 열리며, 월정교 특설무대에서는 19일 스토리텔러 썬킴의 신라 이야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개막일인 18일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와 미스터 두들의 드로잉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국가유산 관람을 특정 장소에 머물게 하지 않고 월정교에서 교촌마을, 첨성대, 계림, 경주읍성으로 이어지는 도심 보행형 관광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관광객의 이동 동선이 넓어지면 인근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등 지역 상권으로 소비가 분산될 가능성도 커진다.
경주는 이미 주요 관광지 방문객 증가세가 뚜렷하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인용한 경주시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원 방문객은 약 872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95만 명 늘었다. 동궁과 월지 방문객도 약 162만 명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주를 찾은 외지인 방문객은 약 5,020만 명으로 2024년 4,709만 명보다 300만 명 이상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약 138만 명으로 1년 사이 17%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경주 관광이 불국사와 석굴암 등 전통적인 주간 관광지에서 황리단길과 대릉원, 동궁과 월지 등 도심·야간 관광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황리단길과 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주요 관광지 4곳에 70만1,375명이 방문했다. 이 가운데 황리단길이 44만8,657명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해 도심 보행형 관광 콘텐츠가 관광객 유입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관광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방문객 숫자보다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 관광지를 둘러본 방문객이 저녁까지 지역에 머물 경우 음식점과 카페, 공연, 교통, 숙박 등의 추가 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주처럼 국가유산과 상업지역이 가까이 연결된 도시에서는 야간 프로그램이 구도심 상권과 관광 소비를 연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올해는 반려동물을 동반한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경주는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공모에 선정된 지역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상품과 관광 인프라 확대를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걷는 국가유산야행’을 마련해 기존 관광객뿐 아니라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까지 참여층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가유산 밀집지역에서 반려동물 동반 프로그램을 확대하려면 문화재 보호와 보행 안전, 배설물 관리 등 운영 기준을 함께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행사 공간을 경주읍성까지 넓힌 점도 도심 관광 분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황리단길과 대릉원에 집중되는 관광 수요를 동쪽 구도심과 경주읍성 권역까지 연결하면 관광객 밀집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상권에도 방문 수요를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주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전후로 외지인 방문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주 외지인 방문객은 589만6,30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고, 외국인 방문객은 20만6,602명으로 35.6% 늘었다.
관광객 증가세를 장기적인 지역경제 효과로 연결하려면 단발성 행사보다 반복 방문과 숙박을 유도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번 국가유산야행에서 숙박 연계 프로그램과 야시장, 야간 공연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방문객 수 증가만으로 지역경제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행사 종료 뒤 실제 숙박률과 상권 매출, 야간 체류시간, 재방문율 등 지표가 함께 확인돼야 국가유산 활용 사업이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주국가유산야행이 올해 프로그램을 45개로 확대하고 행사 권역을 경주읍성까지 넓힌 만큼, 이번 행사가 국가유산 관람을 넘어 도심 상권과 숙박, 야간 소비를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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