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이치 : 깡통교육의 종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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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이치 : 깡통교육의 종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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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문제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교양과 전공교과목을 결합시킨 기본 교육의 틀 '붕괴'
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의 위상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ㅡ도 그것은 학교 도서관에서 읽은 보물같은 책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읽었던 카이사르(Julius Caesar/시저)의 '갈리아전쟁기'를 비롯한 책들 심지어 친구를 통해 빌려본 일본의 역사소설 '대망(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전자는 지중해의 패권국이자 인류가 이룩했던 가장 찬란했던 문명국을, 후자는 아시아변방 이었으나 20세기 미국과의 패권전쟁을 감행했던 위대한 나라의 역사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명의 인물, 즉 '카이사르'와 '이에야스'는 나라의 혼란을 종식시키고 위대한 나라를 만든 영웅이다. '카이사르'는 명문가에  태어났으나 빈한하여 당대의 트렌드인 그리스인  가정교사 대신 갈리아 출신으로부터 개인교습을 받게 된다. 교양과 체육을 결합시킨 전형적 라틴교육의 결과 당대 최고의 교양인이자 군사전략가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정치상황으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해외생활을 감수했던 카이사르에 반해, '이에야스'는 전란기 작은 영주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볼모가 되었고, 다행하게도 최고의 스승과  영지인들의 눈물겨운 지원을 받게 된다. 

결국 서양최고의 인물이자 근대 일본의 영웅은 현실(존재)과 이상(당위)의 결합을 하게 된다. 어쩌면 혁신의 아버지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말하는 혁신, 즉  전혀 다른 요소의 '신 결합(new combination)'이나 창조적 파괴인 것이다. 오늘날 선진국들의 교육도 결국 초등등교육 뿐 아니라 대학 마저도 규범성(교양)과 실용성의 결합이다. 리버럴 아츠라고 불리우는 대학의 교양과목은 전공교육과 결합하여 지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대학들은 전공교육을 전폐하고 교양교육에  전력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오늘날 한국의 문제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교양과 전공교과목을 결합시킨 기본 교육의 틀이 붕괴된 데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당시 혁명정부가 도입한 반공·도덕과목은 연합국이 강제한 전후 자유교육의 핵심이었다. 맥아더 사령부가 전후 일본의 기본교육으로 만든 교과서를  도입한 것이다.

2차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전후 히틀러식 교육과 미군의 교육을 비교하고 있다. 즉, 미군은 그레이트 북스(세계고전)를 장병들에게 가르친 반면, 히틀러군은 군인에게 훈련과 함께 훈육을 강조해 온 클라우비츠식의 교육방식을 무시했던 것이다.

오늘날 한국과 한국인은 민주화의 이름으로 미화된 탈교양, 비독서의 전형이다. 성장기 한국은 세계적인 독서국가였다. 학교마다 직장 마다 독후감 대회가 열렸고,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은 한국판 그레이트북스인 삼성문고판을 들고 다녔다. 당시 독서신문은 한국의 장래에 대한 거울이었다. 

고전과 독서에 바탕한 교양교육이  무서운 것은 역사, 문학, 철학 등 소위 인문학이 성장과 도덕성 코드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이를 바탕한 전공 혹은 과학적 훈련과 결합하여 진정한 지성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역사철학자 헤겔이 말하는 변증법적 창조, 주관적이고 절대적 정신이 객관적 정신을 넘어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상승을 겪게 되는 것이다. 

고전과 독서라는 절대적 지식이 결여된 한국 교육은 이제 한국을 21세기 소돔과 고모라로 몰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을 집단 폭행하고 선생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은 인구절벽, 지방소멸 보다 더 빠르게 도덕적으로 무너진 것이다. 무규범사회는 종래에는 반국가세력을 키웠고 그들은 학교(전교조), 노조(민노총), 언론(언론노조), 사법(민변과 우리법연구회), 국회(민주당) 등으로 국가적 재앙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교육현장에서 한국 교육의 탈주가 주는 참상을 목격해 온 필자는 한국사회를 감히(?) 동물농장으로 비유해 왔다. 물신주의, 천민자본주의 등 용어도 자주 사용했다. 이제 한국은 이미 정상국가, 즉 도덕성과 사회정의 등 기본가치를 지키는 사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지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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