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과 에브라힘·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두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역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사우디 외무장관의 이란 방문은 양국이 단교 상태가 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회견에서 “지역 안보, 특히 해상 항행에서 양국과 역내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같은 견해를 보이며, 안보는 군국주의와 같지 않으며, 정치 문화 사회 경제 무역 측면을 포함해 폭넓게 파악하겠다고 포괄적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란은 이달 산유국이 몰려 있는 페르시아만 출입구에서 원유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에 대해 역내 각국에서 새로운 틀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 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이라크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양안보는 2019년 이후 미국이 주도해 다자간 노력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18년 사우디 자말 까슈끄지 기자 피살사건으로 바이든 미 행정부가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 왕세자의 관여를 인정하는 보고서를 2021년 공개하면서 사우디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역내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떨어졌다.
한편 적대적이던 역내 강대국 사우디와 이란이 급히 접근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안보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아래 있는 이란은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긴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3국 해군은 2019년 이후 호르무즈 해협 근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의 장관들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사우디-이란 양국의 국교정상화를 중개한 적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둘러싸고도 원유의 최대 수요국으로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국이 향후 관여를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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