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을 말하지 않는 대결 외교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결을 말하지 않는 대결 외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분할 스크린 외교법(split-screen messaging)이 성과를 거둘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팀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중국에 대한 분할 스크린 외교법(split-screen messaging)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분할 스크린’이란 두 개 이상의 화면을 동시에 나열하는 것으로, 이른바 ‘채찍과 당근(stick-and-carrot)’을 동시에 나열하고 대결을 말하지 않으면서 대결을 하며,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 매체인 ‘포린 폴리시’는 26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의 첫 번째 규칙은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강경 일변도 노선에서 탈피 ‘분할 스크린’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남태평양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파푸아 뉴기니와 새로운 방위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미국의 새로운 외교적 계획들을 마무리 지었다. 중요한 것은 블링컨 장관은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위협정이 중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에서 미국이 중국을 말하지 않고 경제적 안정을 꾀한다는 명분을 말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우리가 도달한 합의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다른 어떠한 나라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고 분명히 선을 긋고, ”그것은 태평양 섬나라들과의 관계와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비전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파푸아 뉴기니에서의 블링컨의 발언은 세계무대에서 늘어가는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바이든팀의 정책에서 우선적이고도 역설적인 접근방식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매번 중국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미국의 접근방식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계획 중 일부로서 반복되고 있다.

2022년 12월 주요 미국-아프리카 지도자 정상회담(U.S.-Africa leaders’ summit), 2022년 라틴 아메리카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Latin American leaders‘ summit), 최근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즉각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것 등이 역설적인 외교 정근방식을 보여주었다.

‘포린 폴리시’는 복수의 미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광범위한 생각은 ‘미국이 국가들에게 편을 들도록 강요한다면 역효과만 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대로 국가들에게 편을 들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원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싸고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들 중에서 선택적으로 편을 들라 강요하면서 한국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강요에 순응하는 한국 정부의 문제도 지적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늘 대외적으로 ‘균형’을 말한다. 상대 국가들을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은 그들을 소외시키거나 중국의 품으로 몰알 넣을 수 있다는 미국 관리들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압박에 순응하면서 중국과 사실상의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을 말하는 등 외교의 기본을 망각한 현실을 보이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의 외교 정책 전략 전문가 애쉬 제인(Ash Jain)은 “미국 관리들의 말은 미국이 과거 소련에 대항했던 당시 즉 냉전으로부터의 극명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마르페 파푸아 뉴기니 총리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조치로 새로운 방위 협정을 채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우리가 서명한 것은 우리가 무역을 하는 다른 국가들과 맺은 파푸아 뉴기니의 관계를 침해하거나 오히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군사 관계든 정부 대 정부 관계든 마찬가지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내용과 상이하다할지라도 발언은 외교적 수사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외교 원칙을 지킨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남태평양 방문에 대한 질문에 태평양 도서 국가 지역에 어떤 지정학적 게임도 도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반발과 반대 발언이 중국으로부터 나올 것이지만, 더 이상의 긴장 고조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남태평양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어업보호, 경제발전 촉진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평양 지도자들의 눈에는 이러한 모든 문제들이 “중국과 경쟁하는 것보다 우선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학자 찰스 에델(Charles Edel)이 주문이다.

미 국무부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이른바 ‘차이나 하우스(China House)’를 설치했고, 의사당에서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선별 위원회(select committee on China)가 대중 압박을 더 가하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압박을 강화했다.

민주당의 바이든과는 달리 강경노선의 공화당은 모두 중국을 강하게 비난함으로써 바이든 외교 정책을 흔들어 대고 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바이든의 외교 정책 실패가 중국의 남태평양 영향력 확대로 바뀌었다며 최근 상황을 비판했다. 솔로몬 제도가 2022년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었을 때, 워싱턴과 캔버라(호주)를 당황하게 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공화당 상원의원은 당시 호주의 파이낸셜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정부와 이전 행정부가 태평양 섬들을 무시한 반면, 그 사이 중국 공산당은 이 중요한 지역에서 미국의 파트너들 차근차근 영향을 확대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새로운 외교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월 솔로몬 제도에 새로운 대사관을 개설하고, 5월에는 통가에 또 다른 대사관을 개설하기 위해 서둘렀다. 앞으로 키리바시와 바누아투를 포함한 다른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에 대사관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파푸아 뉴기니와 피지에 있는 대사관에서 대리인이 이들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운영했다.

가장 최근에 바이든 행정부는 미크로네시아 연방 및 팔라우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말 마셜 제도와 또 다른 유사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찰스 에델은 “미국은 이 지역에서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 미국의 수년간의 전략적 태만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했던 전략적 공백을 초래했다. 그 결과 중국은 이 지역에서 꾸준히 영향력과 세력을 키워왔고, 미국은 이제 와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