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중국에 손짓하면서도 ‘올인’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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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국에 손짓하면서도 ‘올인’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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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왕세자 겸 총리 / 사진 : MBS트위터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왕세자 겸 총리 / 사진 : MBS트위터

<아래의 글은 12월 16일 벨퍼 센터(Belfer Center의 중동 이니셔티브(Middle East Initiative)의 펠로우으로서 중동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 펠로우, 알 아라비야 영어의 전 편집장인 모하메드 알랴야(Mohammed Alyahya)가 대외 문제 전문 매체인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입니다>

모하메드 알랴야는 기고 글에서 본인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혼하는 것보다 더 실망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에 경도하려는 성향을 경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사흘간의 연속 정상회담을 마치고 막 돌아왔다. 첫 번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과 모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겸 총리)와의 정상회담, 두 번째는 걸프협력회의(GCC)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 세 번째는 더 많은 아랍 정부 그룹과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마라톤 정상회담의 결과는 에너지, 무역, 투자, 기술 협력 및 기타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다수의 공개적이고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합의였다.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더 긴밀한 경제와 안보 관계를 가지자는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에 에너지 수요의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상당 부분을 획득한 석유화학, 산업, 군사 장비 주문을 확대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시진핑 주석이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국제질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논평가들은 시 주석의 방문은 리야드가 미국과의 전통적인 관계를 버리고 베이징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정책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베이징은 리야드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있다. 석유를 팔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돕고, 원하는 모든 군사 장비를 선택하며, 국방, 항공우주, 자동차 산업, 건강 및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에서 원하는 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은 과거 70년 간 중동을 안정시킨 미국-사우디 협상을 모델로 한 듯한 흥정을 사우디에 손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사우디의 기본 이익에 대해 공개적인 적대감을 보이는 것에 배신감을 느끼는 왕국에 중국의 제안들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우디 젊은이들이 순진하게 미국을 중국으로 대체하자는 생각을 내세우는 것은 놀라운 일이 결코 아니다.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의 대중문화와 소비자 기술에 탐욕스러운 소비자로서, 대부분의 교육을 받은 사우디인들은 미국과 친밀감을 느낀다. 사우디 문화에 대한 미국 언론과 정책 입안자들의 부당한 공격에 의해 괴롭힘을 받는다고 느낄 정도로. 사우디인들은 친밀감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이라는 대안은 만다린을 배우고, 중국의 산업과 무역을 촉진하는 미래의 직업을 상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인들에게 미국과의 이혼 전망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없다는 것이 기고자의 생각이다. 1960년대 이후로 사우디인들은 미국과 강한 관계가 없었던 세계를 결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사우디 사람들은 미국의 문화와 위대함에 깊은 감탄을 하는 젊은 사우디인들 중 한 명이 바로 글 기고자인 모하메드 알랴야(Mohammed Alyahya)는 말한다.

그러나 지난 10년은 미국에 대한 친밀감과 존경심이 미국 정치인, 정책 입안자, 언론인들에 의해 보답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사우디인들의 믿음을 흔들었다. 미국은 2020년 선거운동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우리나라를 ‘왕따(pariah)’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 이러한 불신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바마가 2015년 이란과 핵 협상을 했을 때, 사우디인들은 그가 양국의 안정과 힘의 원천이 된 관계를 거부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이 거래는 이란이 기존 질서를 파괴하려는 탐욕스러운 시도로 아랍 세계 전역에 무장 민병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의 전시장을 메우면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는 사우디인들의 인식이다.

오바마가 공격적이고 수정주의적인 강대국과의 거래를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한 균형을 잡는 척함(pretense of balance)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았다.

결국, 만약 어떤 친구가 당신의 필요와 당신의 최악의 적의 필요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로 약속한다면, 그는 더 이상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공평해 보일 것이다. 내편이면 내편이지 왜 상대편에 대해서도 나처럼 대하는 것이냐는 어찌 보면 일방적인 생각이 발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바마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예멘에서 테러 대리인을 통한 이란의 공격은 미국의 단계적 축소(de-escalation) 요구에 부딪혔으며, 종종 사우디가 추구하지도 않은 갈등을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은 시리아에서 이란군과 러시아 폭격기가 장악한 나라의 무섭고 위협적인 망령을 사우디에게 떠맡겼다. 이란 핵 협상의 일부로, 오바마 행정부는 수백억 달러를 이란 금고로 보냈다. 이 돈은 이라크를 파괴하고, 시리아를 분쇄하고, 레바논에 혼란을 조성하고, 사우디 영토에 대한 후티 공격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동부 지중해에 전략적 거점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예멘에서 사우디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사우디 영토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포대를 철수시키는 일도 있었다. 사우디의 감정은 썩 좋을 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이 사우디의 뒷마당에 불을 붙였을 때에도 사우디는 지역 평화 중재자로서 그리고 사우디가 계속 존경하는 국가로서, 또 사우디 방어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을 존중하려고 했다.

바이든 팀이 2021년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을 때, 앞서 2019년 “사우디가 대가를 치르게 하고, 그들을 사실상 국제적인 고립상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어갔을 때 너무 고통스럽고 걱정스러웠던 이유가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때 가치가 높았던 사우디와 같은 파트너를 ‘나 몰라라 한 것’ 외에도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탄소 기반 에너지원과의 전쟁을 선택했다. 대책 없는 청정에너지 대책을 최우선으로 밀어붙였다.

지구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과장된 미사여구(High-flown rhetoric)와 함께 사우디 외교 정책의 최고 보석이자 국내 개발 계획의 핵심인 ‘OPEC+’와 싸우기 위한 구매자의 카르텔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 노력을 동반했다.

첫째, 바이든 대통령은 시장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미국 전략 석유 준비금에서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방출했다.

둘째, 미국과 유럽 동맹국, 캐나다, 호주는 지난주 러시아 석유 수출에 대한 가격 상한선을 위한 시장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셋째,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을 상대로 자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미국의 국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증산을 압박해왔다.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은 사우디와 다른 옵저버들에게 OPEC+로부터 유가를 분리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만약 그 움직임이 성공적이라면, 사우디가 자체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왜 많은 사우디인들이 그들의 시선을 동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는지 분명하다.

그러나 모하메드 알라야는 “그들에게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파트너로서 미국을 대체하려는 그들의 희망은 순진하다고 충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알랴야는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는 것 외에도, 운 좋게도 어린 시절의 일부를 워싱턴 외곽의 버지니아 교외에서 보낼 수 있었다면서 “그곳에서, 그는 야구를 하고,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먹고, 12월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보는 것과 같은 미국의 취미를 소개받았다”고 회상했다.

요즘, 그는 찰스 디킨스 이야기(Charles Dickens story)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관계를 묘사하는 은유로 사용한다. 미국의 기술, 혁신, 국방 협력, 안보 관계가 없는 중동지역을 보여주는 크리스마스의 유령을 상상해보라.

개인의 자유의 이점과 한계가 사람들과 그들의 통치자들에 의해 논의되는 주제가 아니라, 사우디인들이 사우디의 개혁을 하면서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하느님을 적으로 보는 중앙 집중화된 일당 국가에 의해 지시되는 것들이 있는 지역을 상상해보라.

미국의 계산 착오와 미국의 무능을 혼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이 만들어내고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세계 질서는 중국을 포함한 어떤 세계적 행위자에 의해서도 파괴될 수 없다. 그것은 미국 자신에 의해서만 파괴될 수 있다.

좋든 나쁘든, 사우디와 미국 두 나라의 운명은 피할 수 없이 얽혀 있는데, 이것은 디킨스 이야기의 궁극적인 교훈이다. 미국이 만들어 내고 있는 미래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이 중동을 떠돌고 있는 유령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고자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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