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지위 후퇴’시킨 시진핑 정권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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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위 후퇴’시킨 시진핑 정권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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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차 중국 공산당대회에서도 여성 지위 향상 기대 없다
- 마오쩌둥 :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지탱하고 있다”
- 시진핑 정권 : 권력집중에 ‘여성은 이제 보좌직책이나 상징적 지위’에만 머물러
- 중앙위원회, 현재 위원과 후보위원 합친 371명 가운데 여성은 30명으로 전체의 8%
- 중국의 31개 성 정부에서 성장(省長)을 맡고 있는 여성은 2명에 불과
사진 : 뉴스 사이트 비디오 캡처
제 20차 중국 공산당 대회 정치국중앙위원회 상무위원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 사진 : 뉴스 사이트 비디오 캡처

지난 10월 16일부터 열린 제 20차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것이 확실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금까지 10년의 집권 기간 동안 중국 여성의 지위가 상당한 수준으로 후퇴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여성들 가운데 이른바 ‘성평등’ 추진을 기대하는 여성들이 거의 없다는 게 그동안의 시 주석의 여성관을 말해 주고 있다.

학자들과 활동가들에 따르면, 시진핑은 총서기를 맡은 지 10년 만에 정치판과 정부 중추 직책을 맡은 여성의 수가 감소했으며, 근로자층의 젠더(gender)격차는 확대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8일 보도했다.

최근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는 억압돼 왔으며, 정부는 어머니나 돌보는 사람과 같은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만을 강조돼 왔다는 게 활동가들과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중국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모택동)은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물론 중국공산당 정부의 헌법에도 ‘성평등’이 명문화돼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정치전문가인 첸 리는 “하지만, 중국 정치의 세력 다툼 속에서 여성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해져 결과적으로 많은 여성이 참여하게 됐던 10~15년 전과 비교해, 시진핑 정권 아래에서는 권력의 집중이 크게 진전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성은 시 정권부터는 여성은 보좌직이나 상징적인 지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져 왔다는 평가이다.

5년에 한 번 개최되는 (공산당) 전당대회에서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는데 이번에 뽑히는 7명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모두 남성들 차지가 될 전망이다.

중앙정치국원 25명의 후보로 단 1명의 여성만이 유력시 되고 있는 것은 구이저우 성(省)의 수장을 맡고 있는 션이친(諶貽琴, 62)이다. 현재 유일한 여성국원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Zero COVID Policy)을 추진한 쑨춘란(孫春蘭, 72) 국무원 부총리는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계급 지배 서열인 히에라르키(Hierarchie)에서 다음으로 상위에 오르는 중앙위원회에서는 현재의 위원과 후보위원을 합친 371명 가운데 여성은 30명으로 전체의 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비율은 2007년의 10%에서 하락한 것이다. 또 중국의 31개 성 정부에서 성장(省長)을 맡고 있는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엔 여성 진출 차단 ? / 사진 :  뉴스사이트 비디오 캡처 

중국 공산당은 여성 당원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2012년 24%에서 2021년 29%로 상승하고 있지만, 간부 여성 정치인의 부족은 이러한 흐름과 상반된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여성이 가치 있는 전진을 보이는 분야도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업계(実業界)다.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기업 중 여성 이사 비율은 지난해 13.8%로 2016년 8.5%에서 증가했다. 공산당 정부에 따르면, 약 55%의 중국 테크놀로지 관련 스타트업이 여성의 손으로 설립됐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 내 여성의 부족은 여성에게 진정한 의미에서 방해가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 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의 애널리스트 발레리 탄(Valarie Tan)은 “이로 인해 여성의 권리와 출산율, 남녀 임금 차이와 가정폭력까지 실제로 사회에서 목격되는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여성의 권리를 담당하는 중국 정부기관인 중화전국부녀연합회(中华全国妇女联合会)에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회 웹사이트(women.org.cn)에서 9월 27일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여성운동에 큰 전진을 보이고 있으며, 국가 여성은 평등한 권리를 구가하고 있다고 돼 있다.

*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

많은 나라가 직장, 교육, 건강, 정치에서 젠더 격차 개선에 성과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남녀 평등을 보여주는 최신 세계경제포럼(WEF) 순위에서 146개국 중 102위를 차지했다. 시진핑이 주석에 부임했던 2012년 당시 69위에서 하락했다.

28세의 그레이스 왕이라는 여성은 “여성의 지위 환경은 확실히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전에는 좋았던 것은 아니고, 항상 나쁜 상태이긴 하지만, 지금은 보다 쉽게 착취당하기 쉬워져 버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그녀는 이어 “이전 직장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뒤쳐졌고, 현재 직장에서도 그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경력에 대한 나의 지금 자세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서 충분한 돈을 벌자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직장에서의 성차별이나 성희롱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개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 개정안을 제출하며 진일보했다.

그렇다고 해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자녀 보유에 소극적인 사람의 증가, 급속한 고령화 사회 등 인구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중국 정부가 여성의 전통적 역할의 가치를 중시하는 발언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면, 2021년 7월 연설에서 시 주석은 ‘성평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여성은 “현모양처 (賢母良妻)”이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미래와 운명을 조국의 미래와 운명과 밀접하게 연결시켜 생각하는 현대적 사명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여성의 권리가 후퇴하고 있는 구체적 사안도 꼽는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中华人民共和国国家卫生健康委员会. nhc.gov.cn)는 8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인공임신중절을 억제할 방침을 표명하자 소셜 미디어 상에서 비난하는 소리가 쇄도했다. 마찬가지로 이혼 신청 후 30일간의 숙려기간(cooling off) 제도를 부과하는 새로운 법률이 제정된 것도 가정폭력 희생자들을 중심으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미투(Me Too)’ 운동의 확대와 함께, 중국 내에서도 공감대가 확산된 페미니스트 운동은 행사의 강제 중단과 온라인 논의 검열, 활동가들의 체포 등 정부에 의해 짓눌려 버렸다.

이미 폐쇄된 중국 온라인 미디어 “페미니스트·보이스(feminist voice)”의 창설자로, 현재는 뉴욕을 거점으로 하는 활동가인 루핑(Lü Pin)은 “현재의 페미니스트 운동은 매우 약하고, 활동을 발전시킬 자유도 없다. 많은 사회운동이 침묵하게 되고, 여성에게는 자유로운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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