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머리 속을 우린 요즘 들여다 보고 있다. 명분 좋고 그럴싸한 용어인 국민통합이라는 게, 그리고 협치라는 게 윤석열 정부의 키워드로 성큼 등장한 것이다.
문제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더니 지금 조선일보가 딱 그 모양이다. 특히 토요일자 신문 지면을 보고 나는 한숨부터 나왔다. 그 날짜 처음부터 끝까지 그 신문은 통합-협치로 떡칠되어 있었다.
3.9대선은 그저 첫 승리일뿐이고 새로운 시작인데, 왜 우린 시작도 안 하고서 이 지경인가 싶어서 답답하다. 자, 지면을 보자.
조선일보는 그 날짜 1면을 민주당 의원 박용진의 글로 시작했다. “새 정부에 바란다” 시리즈인데, 아니나 다를까 그 신문은 “행정권력과 국회권력이 협치해야 한다”는 걸 내세웠다. 실제로 박용진은 “윤석열 새 정부가 갈라치기와 분열의 정치, 정치 보복과 적폐 수사 등을 하는 건 잔챙이 정치이고, 국민들이 보내주신 신호를 잘못 파악하는 일이다”
원 세상에 이런 걸 글이라고 1면에, 그리고 2면에 실어주는 조선일보가 제 정신이냐? 그렇다 이건 한겨레신문이 아니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건 민주당 의원을 내세워서 조선일보가 윤석열 길들이기에 나선 꼴이라고 나는 이렇게 본다.
사실 조선일보가 지난 5년 동안 했던 게 뭐냐? 문재인 정권의 반역행위와 반 대한민국 행위에는 입도 벙끗하지 않았다. 명백한 공산주의자 문재인의 실체를 정면에서 묻지는 않았던 것이다. 했던 건 탈원전 등 정책을 둘러싼 비판 정도였다. 그러던 저 신문이 저런 야바위짓을 다시 하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날짜 사설 세 개중 하나가 “통합과 협치”타령으로 요란하다. “대선 승리는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는 대통령 당선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공존과 포용”이라고 애써서 다시 포장을 해주고 있다.
제가 더 놀랐던 것은 따로 있다. 아까 그 사설 바로 위에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까는 것이고 때문에 대통령 권한을 줄이자는 사설을 함께 실었다. “청와대 폐지, 제왕적 대통령제 벗어나는 첫걸음이길”
이건 두 가지 점에서 잘못됐다. 대통령제는 1공화국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한국정치의 역동성의 근거이자 실체로 역할을 해왔다. 어쩌니저쩌니 해도 그 덕분에 우린 건국을 했고, 산업화에 성공했는데, 그걸 때려부수는 걸 무슨 개혁이라고 떠벌이는 꼴이다. 그게 좌익들이 좋아하는 짓거리임은 불문가지다. 또 조선일보의 그 사설은 사실상 윤석열의 리더십 발휘를 막고 손발을 묶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 신문이 수상쩍은데, 혹시 내각제 개헌을 염두에 둔 은밀한 포석이 아닐까 싶다. 원로 언론인 류근일 선생이 내각제이니, 이원집정제, 연방제 개헌론 등은 윤석열 식물 대통령 만들기라고 왜 경고를 했겠는가? 강력한 통치권을 구축하지 않으면 의회 독재, 의회 쿠데타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자가 요즘 나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맥락 때문에 좀 걱정된다. 암튼 대선 승리 불과 며칠 만에 덕담 대신 이렇게 말하는 충심을 이해해달라.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가 지금 정상적인 세력은 없다.
반복하지만 민주당은 대한민국 부정세력이고 보수의 뿌리를 모르는 바보 국힘당은 자유우파의 깃발을 들기 대신 중도 정당으로 변신한 지 오래다. 게다가 대통령 당선자도 애매몽롱한 “통합과 협치”타령으로 시작을 했는데, 자칭 1등신문은 그걸 부채질한다.
※ 이 글은 14일 저녁 뉴스타운TV에서 방송된 "통합-협치로 떡칠한 조선일보 지면··· 누구보다 더 문제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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