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벚꽃 개화가 1200년 만의 속도를 기록
- 2019년에는 미국을 강타한 열파로 해바라기 개화가 빨라진 사례
영국의 일부 지방에서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 되는 가운데, 영국 내에서 식물의 개화가 과거보다 평균 1개월이나 앞당겨지고 있다고 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미국의 CNN이 3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울프 번트겐(Ulf Buntgen) 교수팀이 영국 산림보호단체 우드랜드 트러스트(Wood Land Trust)에 보관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네이처스 캘린더를 바탕으로 18세기 중반부터 2019년까지 400종이 넘는 식물을 관측한 40만여 건의 기록을 분석했다.
이 기간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와 일치한다.
그 결과를 생물학 전문지 왕립학회지(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에 게재됐다.
네이처스 달력에는 시민들의 보고와 인터넷에서 널리 모은 정보를 중심으로 1730년대 이후 개화 철새 등 관측 데이터 350만 건이 기록돼 있다.
번트겐 교수팀은 영국 내 각지의 수목과 들풀의 개화일을 위치와 표고, 도시지역이냐 농촌지역이냐로 분류했다. 이것을 달마다의 기상 데이터와 대조했는데, 개화의 시기는 평균적으로 1개월 앞당겨지고 있었으며, 이것이 세계의 기온 상승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평균기온이 이대로 계속 올라가면 봄은 매년 2월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의 개화가 빨라지면, 거기에 따라 벌레나 새 등 주위의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농업에 악영향이 미치거나 할 우려가 있다. 식물이 동면 모드에서 일찍 깨어나 성장기에 들어간 뒤 늦서리를 만나면, 과일 등 농작물이 전멸하는 피해도 예상된다고 한다.
케임브리지 번트겐 교수는 늦서리가 너무 일찍 꽃을 피우는 식물들에게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시켰지만, ‘더 큰 위험’은 ‘생태적 불일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식물 꽃은 특정한 종류의 곤충을 유인하고, 그것이 특정한 종류의 새를 유인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데, 한 구성 요소가 다른 구성 요소보다 빠르게 반응할 경우, 동기화되지 않을 위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종은 충분히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붕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봄은 결국 2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면서 “올해 1월 초에는 기록적인 더위에 이어 적어도 4월까지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꽃들이 활짝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선화, 제비꽃, 홍채 등도 2~3주 일찍 시판됐다”고 말했다.
영국 이외에도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벚꽃 개화가 1200년 만의 속도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미국을 강타한 열파로 해바라기 개화가 빨라진 사례가 있다.
한편, 왕립학회지(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에 게재된 이 새로운 연구는 해협과 셰틀랜드 제도, 그리고 북아일랜드에서 서퍽에 이르는 지역에서 식물의 첫 개화시기를 조사했으며, 케임브리지 동물학부의 공동 저자인 팀 스파크스(Tim Sparks) 교수는 “우리가 기후 변화의 결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사 3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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