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주주의 어두운 터널 속으로
이스라엘 민주주의 어두운 터널 속으로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4.1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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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일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일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감옥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하면서 이스라엘의 민주주의 체제는 계속해서 잠식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작가이며, 유력 일간지 하레츠의 논설위원이자 칼럼리스트였던 아키바 엘다르(Akiva Eldar)11(현지시간) 중동의 알자지라 오피니언이스라엘의 민주주의는 잠식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레우벤 리블린 (Reuven Rivlin) 이스라엘 대통령은 분명한 난색을 표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2년 만에 네 번째로 이스라엘 차기 정부 구성을 총리 겸 리쿠드(Likud) 지도자인 q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에게 맡겼다.

베냐민 네타냐후는 4번의 선거 이후 28(연장 14) 동안 정부를 구성할 수 있지만, 61석의 크네셋(Knesset : 이스라엘 국회)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전 세 차례는 작업이 어려웠지만 해 볼만 했으나, 이번에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라는 이 남자는 안정적이고 기능적인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퍼즐 조각에 참여하는 것을 여러 번 방해해 왔다.

기드온 사르(Gideon Saar) 새희망당(New Hope party) 의장은 네타냐후를 물러나게 하고 다른 리쿠드당 인물을 이끌게 한다면, 율리 에델슈타인(Yuli Edelstein) 보건장관, 캣츠(Katz) 재무장관, 니르 바르캣(Nir Barkat) 의원 등 쉽고 빠르게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23일 선거에서 6석을 얻은 사르는 리쿠드당으로 돌아가자는 네타냐후 총리의 간청을 경멸적으로 일축했다. 다른 사람을 당의 수장에 앉히자는 그의 제안은 정치적 우파와 중도파의 많은 사람들의 견해를 반영한다.

16석을 가진 두 급진정통파 정당은 네타냐후가 리쿠드당(이스라엘 우익연합정당)의 고삐를 쥐고, 또 정부의 열쇠를 움켜쥐고 그들의 요구에 관대하게 응하는 한 네타냐후와 긴밀한 동맹관계를 맺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에는 가장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급진 정통파(Ultra-Orthodox)는 유대교(Judaism)의 한 계파인 하레디파(Haredi Judaism)를 의미한다. 유대교에도 이 같이 급진정통파, 보수파, 진보파 등 3계파로 나뉘어 있다.

급진 정통파는 유대교라는 종교적 신념이 매우 강해, 세속적인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헌신보다 훨씬 더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책임도 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이끄는 리쿠드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 현지 정파 현실이라는 것이다.

예상대로 네타냐후가 지난 2년 동안의 정치적 마비 기간을 뒤로 하고,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 복지보다 국가의 이익을 선택하고 물러나야 한다는 새희망당의 사르의 요구는 묵살됐다. 사임 결정이 내려지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사법 당국, 주 검찰, 법원과의 오랜 싸움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협상 카드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부패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피고인 신분인 네타냐후 총리가 사임의 대가로 협상할 수 있는 카드는 총리실의 권력, 집권당 지도부의 권력, 그리고 공적지위가 유일하다. 예를 들어, 정치권력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정계와 관계 고위관계자 등의 상부 계층을 의미하는 권력의 회랑(corridors of power) 사람들은 오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오는 7월에 임기가 끝나는 레우벤 리블린 (Reuven Rivlin) 이스라엘 대통령 후임에 네타냐후를 임명하는 것에 대한 일치된 생각이 있었다.

대통령직이라는 이 고위 관직은 비록 의례적인 것이긴 하지만 네타냐후에게 사면을 보장하고 자신에 대한 뇌물죄 기소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나무랄 데 없는 면책의 권좌이기도 하다. 정치 생활에서 영원히 사라지겠다는 그의 발언 등은 투옥을 피하기 위한 그러나 매우 논란이 많은 협상 카드로서는 효과가 상당히 좋은 대통령 자리이며, 따라서 날카로움 대신에 부드러운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옥에 가지 않으려는 장기 집권의 베냐민 네타냐후의 눈에 보이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의 이스라엘 정계의 현실이다.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없다면, 몇 달마다 선거를 치르는 등 교착 상태를 반복을 지속하는 선택이 네타냐후가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법의 권한(the arm of the law)을 피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계 최초의 지도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법의 긴 팔이 그를 잡아당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보다 훨씬 더 존경을 받고 노련하기까지 한 민주주의의 지도자라는 리처드(Richard Nixon)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유임을 유지하기 위해 범죄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워터게이트로 그는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장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법집행을 하려는 사법당국과 팽팽한 줄다리기로 시간을 끌며 퇴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2년 전 의회 야당 대표로서 “(범죄 의혹에 따른) 수사가 목전에까지 차 있는 총리라면 이스라엘 국가를 위해 운명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도덕적, 공적 권한을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꽤나 엄격한 규범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에후드 올메르트(Ehud Olmert) 총리에 대해 퇴진을 촉구했다. 올메르트는 20064월부터 20093월까지 이스라엘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국민들은 올메르트 총리가 범죄 혐의를 받는 한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총리 권한을 박탈했다. 이스라엘 최대 야당인 카디마당(Kadima Party)은 치피 리브니(Tzipi Livni) 당시 외무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하고, 2009년 선거에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에게 패배했지만 정치적 힘을 유지했었다.

앞으로 이스라엘에서는 비록 결과가 힘의 균형을 크게 변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 또 비록 그 결과가 이스라엘에 최근 몇 년 동안 소개된 또 다른 부패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네타냐후에 필요한 61석의 국회 의석이 있기 때문에, 네타냐후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이스라엘을 5번째 선거로 끌고 가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그는 1인 지배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법치주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줄타기 집권을 유지해 나가려 할 것이다. 네타냐후는 12년 연속 통치하면서 이스라엘 사회의 면역 체계(immune system)를 잠식하고, 민주주의 수호자들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기간에 걸친 네타냐후에 의한 이스라엘의 고질병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고, 마법의 치료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는 그래서 어두운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그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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