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소프트파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소프트파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중국은 길만 만드는 게 아니라 ‘친구사귀기’ ?
인적 자본 개발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은 단지 올바른 정책은 물론이고 건전한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의 과오와 중국의 지속성과 적극성은 미래 한국 외교의 자극제가 돼야 한다.
인적 자본 개발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은 단지 올바른 정책은 물론이고 건전한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의 과오와 중국의 지속성과 적극성은 미래 한국 외교의 자극제가 돼야 한다.

중국은 언젠가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는 날을 기다리며, 기회 있을 때마다 다양한 지원을 통한 중국 위상 높이기 작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다양한 활동을 두고 일부에서는 지원(원조)을 가장한 착취행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그래도 일정 정도 중국의 의도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충돌되고 있다.

중국 포위망을 서두르고 있는 미국은 물론 미국의 동맹, 그리고 파트너들은 미국과 함께 중국의 그러한 다양한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리 만무하다.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등 거액의 인프라스트럭처 개발 프로그램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년 동안 베이징은 이집트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이르는 댐, 고속도로, 철도, 항구를 짓는데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는 중국의 아프리카에서의 다양한 프로젝트는 마스터플랜 입장에서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눈에 보이는 일대일로(BRI)를 비롯해 아프리카에서 진화하는 중국의 존재감은 거대 인프라 프로젝트 못지않게 사회적, 인적자본 구축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라고 지적했다.

21세기 초부터 베이징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거의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도자들, 그리고 시민들과의 정치적, 교육적, 제도적 관계 조성을 하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해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 즉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과거의 미국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하고, 또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벗어나 적극적인 이른바 전랑외교(戰狼外交, 늑대전사 외교, wolf-warrior diplomacy)’를 통해 힘 있게 펼쳐 나가고 있다. 중국이 시대의 변화 차이를 비집고 파고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그러한 암중모색(暗中摸索)을 제때에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미국의 엘리트들은 과거의 미국의 영광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새롭게 변화하며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대비가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을 중국의 활동이 확산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만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개발도상국 전체에 걸친 중국의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면, 중국의 정책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고, 아프리카와 전 세계에 걸쳐 중국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이미 선진국으로 분류된 한국도 선진국다운 대외정책을 펼칠 때. 과거 미국의 허술한 대외정책을. 그리고 중국과 같은 급격히 부상하는 국가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井底之蛙, a babe in the woods) 신세는 결코 선진국이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함께 갑시다 !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는 특히 한미동맹을 강조하기 위해 즐겨 쓰는 말이다. 한국과 미국이 함께 갑시다, 같이 갑시다하며 친밀감을 강화하듯이, 중국도 서구에서 비판하듯 무조건 지원을 가장한 착취행위만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많은 미국의 관리들, 정책입안자들, 그리고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대출, 추자,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20216월 주요 7개국(G7)회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경제하기 위한 글로벌 인프라 프로그램인 B3W(Build Back Better World plan : 보다 더 나은 세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B3W는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호하는 파트너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대체 투자 프로젝트를 제공함으로써 베이징을 능가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은 중국의 세계적 역할에 대한 좁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고 포린 어페어즈는 지적했다.

비록 베이징은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SOC)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또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 안보, 그리고 사업 엘리트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왔다.

확실히, 중국 공산당(CCP, Chinese Communist Party)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 부유하지 못한 남반부 국가들)에 대한 관여는 마오쩌둥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러한 교류의 범위는 급속히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현재 8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학생들이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032000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해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국 장학생들은 해외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방문 학생들에게 중국의 발전 성공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물론 미국도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게다가 2018년 이후,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정부 관료들과 국방부 관계자들을 위한 일련의 연례 중국 방문 추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아프리카 50개국 고위 대표단이 2주간 중국에서 세미나를 열고, 인민해방군(PLA) 공군 현장을 방문해 중국의 군사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한다.

2018년 이러한 교류의 일환으로, 양측은 아프리카 평화유지군과 경찰력을 위한 중국 주최 훈련을 확대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베이징에 있어 이러한 새로운 군사 대 군사관계는 중국 외교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투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적절하게 양성되면, 중국과 아프리카 군대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무기 거래를 통한 이익 창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그렇게 했고, 지금도 일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중국처럼 광범위하고도 적극적이지 못하다.

다시 말하자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은 중국의 세계적 역할에 대한 좁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광범위한 교류 프로그램 외에도, 종종 대륙 전역의 민간 정당 엘리트들을 위한 훈련과 세미나를 후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중국 공산당의 발전, 당 지도부, 정치 조직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지도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고안됐다. 전형적으로 이러한 기회는 지배구조에서 기술의 역할도 다루는데, 이는 중국 기술 기업들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베이징은 또 중국과 아프리카 대학과 싱크탱크 간의 일련의 공동 연구 이니셔티브(joint research initiatives)를 후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현재 언어 및 문화 센터 네트워크인 공자학원(孔子學院, Confucius Institutes)’을 유치하는 아프리카 46개국의 학교와의 파트너십이 포함된다. 미국은 미국 내 각 대학 및 일부 기관에 설치된 이 공자학원을 스파이의 거점으로 여기고, 폐쇄했거나 폐쇄 절차에 들어간 경우가 상당하다.

여하든 이러한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대륙 전체의 중국 문화, 역사, 언어에 대한 노출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에게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중국의 개발 모델에 대한 서구의 적대감을 뒤집고, 해외에서의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자들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 : 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을 포함한 여러 주요 다자간 행사를 시작했다. 3년마다 열리는 FOCAC 회의는 현재 아프리카 정상들이 모이는 가장 큰 정기 외교 회의 가운데 하나이다. 반면 미국은 2014년 워싱턴DC에서 열린 오바마 행정부의 미국-아프리카 정상 정상회담 이후 비교할 만한 행사를 소집한 적이 없다. 미국과 중국의 차이는 이 같이 극명하다.

BRI(일대일로)처럼 FOCAC도 공동 인프라 개발과 대출 프로그램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그 포럼은 또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 사이의 사람들과의 연결을 성장하고 심화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예를 들어, 2018FOCAC 회의 동안 베이징은 정보기술, 에너지, 관광, 재난구호 분야의 아프리카 전문가들을 위해 50,000개의 새로운 훈련 기회를 후원하기로 약속했고, 중국과 아프리카 대학들 간의 새로운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법 집행자들을 위한 몇몇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세네갈에서 열린 FOCAC 2021COVID-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여행 제한에 따라 제한되기는 했지만 유사한 약속을 했다.

* 어딘가로 이어지고 있는 교량

중국의 이러한 활동들은 대륙 전체에 걸쳐 중국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게 확장되었음을 나타낸다. 베이징의 노력은 이미 일정 정도의 배당을 받고 있다. 오늘날, 63%의 아프리카인들은 대륙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일부 긍정적(somewhat positive)’ 또는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은 현재 베냉, 보츠와나, 부르키나파소, 그리고 말리를 포함한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의 선호되고 있는 발전 모델로서 위치를 매겨가고 있다.

그러나 대중성을 측정하는 것 외에도, FOCAC과 같은 포럼을 포함한 중국의 외교는 몇 가지 다른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우선, 중국에서 개최될 때, 이러한 모임들은 베이징의 발전 모델을 보여준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새로운 인프라, 거버넌스 기술 활용 등이 모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전시된다. 중국의 성공을 직접 보여주고 말할 수 있는 기회(opportunity to show and tell)’는 정부 관리들이 중국의 성장과 중국의 국경을 넘어 중국의 잠재적인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미국은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사회 및 인적 자본 투자를 그 나름대로의 위험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포럼 외교는 중국 제품, 관행, 규범을 마케팅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몇몇 국가들은 이미 베이징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중국의 지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탄자니아의 정당들은 수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 근처의 쥴리어스 나이레 리더십 학교(Julius Nyerere Leadership School)와 아프리카 민족회의의 후원을 받는 요하네스버그 외곽의 연구소를 포함해, 중국 공산당의 당 학교를 본뜬 훈련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중국에서 교육을 받은 교육자들은 캄팔라(Kampala) 근처에 직업 훈련 학교인 우간다의 루얀지 공과대학교(Luyanzi Institute of Technology)를 설립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의 이익은 이러한 제도적 성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중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정부 지원 장학금에 대한 증언은 수혜자들이 귀국 후 중국과의 상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자주 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도 그랬다.

중국어에 능통한 것은 이것이 실현되는 또 다른 간단한 방법이다. () 영어권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중국어와 의사소통은 복잡할 수 있다. 언어 능력과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갖춘 공무원은 복잡한 프로젝트에 대한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촉진할 수밖에 없다.

* 인적 자본의 중요성

오늘날 워싱턴은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사회적,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그 나름대로의 위험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빠르게 중국의 아프리카 대외정책 수립의 중심축이 됐고, 앞으로도 잘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러한 노력들은 아프리카 국가 출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의 장학금, 비자, 교환 프로그램의 수가 감소하고, 미국과 유럽의 반()이민 정서가 높아짐에 비영어권 국가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중국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에서 유학하는 모든 장학생의 16%가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아 베이징을 가장 큰 단일 지원국으로 만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유한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미국이 5위를 차지했다.

워싱턴이 아프리카 대륙과의 관계 개선에 진지하다면,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포린 어페어즈는 지적하고 있다.

조 바이든의 B3W 계획이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을 깨달아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정부의 이념에 상관없이 아프리카와 다른 나라들에서 일반 시민들과의 장기적인 관계에 투자하는 것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조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담과 같은 분열적인 행사들은 결국 배제된 국가들을 베이징에 더 가깝게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인적 자본 개발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은 단지 올바른 정책은 물론이고 건전한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의 과오와 중국의 지속성과 적극성은 미래 한국 외교의 자극제가 돼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