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절대善 아닌 필요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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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필요악으로서라도 존립하기 위해서 언론은 진실과 자유의지 원칙에 따라 사실을 보도해야

▲ ⓒ뉴스타운

데모크라시는 사상이고 제도다. 그 자체로서 선악이 아니다. 일각에서 절대악이라고 주장하는 독재도 마찬가지다. 필요할 때에는 선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을 필요악이라고 한다. 다른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그렇다. 선도 악도 될 수 있다. 모든 것은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데모크라시라는 외국의 사상과 제도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였다. 한국 현대 민주주의의 역사는 불과 70여년에 불과하다. 서양의 데모크라시가 고대 그리스에서 태동하여 남녀가 모두 선거권을 가지게 된 20세기에 이르러 현대적 형태를 갖춘 수천 년의 긴 역사를 가진데 비하면, 이제 걸음마하는 아기다. 현대적 시스템은 성숙한 서구의 제도를 들여와 모방하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 민주주의까지 외친다. 문제는 그 철학과 정신이다. 여전히 미숙아 수준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인간이 모여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악이지 절대선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동일한 선거권을 부여하고 선택권과 결정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공동생활을 위한 불가피한 다수결을 위함이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선한 결정이어서가 아니다. 모든 인간이 플라톤적 완벽한 인간인 철인이나 지혜의 현자일 수 없기 때문이다. 편의상의 결정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필요악이다. 악이라도 다수가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대 민주주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미디어와 언론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위해 제도화된 것이다. 그 영향력에 대해 제4의 권부라는 별명까지 붙여졌다.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나온 15세기 이후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철학자 볼테르는 말했다. 진정한 회의론자로서 굳건히 서라, 그리고 분명하고도 흔들릴 수 없는 증거가 없다면 결코 누구의 말도 믿지 말라. 언론사에 남아 있는 명언이다.

2백년이 흐른 지금 우리 현실은 어떤가. 얼마 전 모방송사의 사장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가치가 있다’는 말로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그 때문인지 그 방송사의 뉴스룸은 한 국가의 대통령 탄핵을 넘어 국가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든 태블릿 PC를 결정적 증거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그것은 취재부터 보도까지 모두 조작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논란만 증폭시킬 뿐 증거로서 채택조차 못된 채,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막스 베버가 ‘사실의 창고’라고 말한 미국의 언론도 이번 대선 보도 과정에서 그 명성을 잃었다. 자기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 트럼프의 당선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감정이 섞인 편파 보도를 했다.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일으킨 한국 언론도 온통 흥분과 선동의 어조로 소음 데시벨을 높였다. 언론공해라는 비아냥마저 있었다.

언론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제공으로 바른 판단을 유도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타락하고 몰락한다. 대통령 탄핵사태로까지 번진 그들의 악의적 보도에 분노한 촛불군중이 나서자, 이번에는 평소 길거리 행동에 나서지 않던 보수적 성향의 국민들이 주말마다 태극집회에 나오고 있다. 언론은 그것조차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꺼린다. 보도할 가치 운운하면서. 언론의 역할마저 버린 선동자임을 자인한다.

우리 언론은 민주주의에 커다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민주주의란 진실과 자유의지에 따를 때만 비로소 선이다. 절대선은 신 외에는 없다. 민주주의가 필요악으로서라도 존립하기 위해서 언론은 진실과 자유의지 원칙에 따라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란 조작과 왜곡과 거짓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선동언론은 그들 자신이 절대선처럼 신격화한 그 민주주의에게도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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