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이 지금은 웃고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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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민련이 지금은 웃고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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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성 강한 내부 갈등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기 때문

▲ ⓒ뉴스타운

새누리당은 유승민 사퇴 문제로 갈등 국면에 돌입해 있어 새민련으로선 반사이익을 잔뜩 기대할 수 있겠지만 김치국을 마시기에는 그쪽 집안 내부도 잠재적 폭발성을 지니고 있는 탓에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이 사태가 끝나고 나면 다음은 새민련 차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새민련 문재인과 이종걸이 몇 차례 러브샷을 했다고 해서 새민련의 앞날에 봄날이 올 것으로 믿는 국민도 그다지 많지 않다.

새민련의 친노와 비노의 내부 갈등은 새누리당 유승민 사태에 의해 잠시 비켜 서 있을 뿐, 본질은 전혀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는 비노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무총장으로 끝내 최재성 의원을 임명했다. 차기 총선에서 공천과 관련하여 칼을 휘둘러야할 막강한 자리에 칼잡이 고수를 기용함으로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1차 방어막을 튼튼하게 만든 것으로 읽혀진다.

문재인은 4.29 재보선에서 완패를 당한 이후 자신의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사용한 용어가 단합과 신뢰라는 말로 책임론을 피해갔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혁신위원회라는 것을 들고 나와 이슈전환을 꽤했고 이 전술은 어느 정도 성공하여 책임론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문재인은 혁신위를 출범시켜 책임론을 주장하는 비노의 시선을 돌려놓은 뒤, 그 이후부터 신뢰, 단합이라는 말을 서서히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특히 혁신위원회 인적 구성 면면을 보면 친노패권주의의 강화를 지향하는 바로미터가 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비노 이종걸 원내대표는 사무총장으로 최재성 말고 다른 사람으로 기용해 달라며 제3의 인물까지 제시하며 그토록 반대를 했지만 문재인은 요지부동이었다.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종걸 자신과 최종까지 표 대결을 벌였던 경쟁자를 사무총장에 기용한다는 것은 가뜩이나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종걸의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지만 문재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배경에는 비노계가 처한 현실도 작용했을 것이다. 비노가 당을 깨고 뛰쳐나가 신당을 만든다는 것은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노가 신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 조직, 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전국적인 리더 또한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비노는 구심점 없이 지류(支流)만 여러 갈래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재성의 사무총장 임명은 비노의 이런 현실도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또한 비노가 뛰쳐나가도 새민련은 여전히 제1야당의 위치에서 변하지 않는다. 조직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들의 빈자리에 수혈할 친노 대기인력도 많다. 그러므로 비노가 불만은 있을지언정 뛰쳐나가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비노가 뛰쳐나가도 결코 손해 볼 것이 거의 없겠다는 비노의 약점을 지렛대 삼아 최재성 사무총장 밀어붙였을 것이다.

최재성의 임명 강행의 의미는 비노에게는 나갈 테면 언제든지 나가라는 메시지를 띄운 것이라고 해석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최재성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배심원단이라는 희한한 제도를 도입하여 공천 칼날을 휘두른 전력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친노패권주의를 더욱더 공고히 하는 데는 가장 이상적인 적임자였던 셈이다.

이를테면 안산시 단원구에 사무실을 내고 내년 총선을 노리는 비례대표 김현 같은 골수 친노에게 지역구 공천을 주기위해서는 최재성 같은 칼잡이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도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이 사무총장으로 최재성을 기용한 뒷배경에는 김상곤 혁신위와 안병욱 윤리심판원장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혁신위원장 김상곤이 유난히 주장하는 정체성 확립이라는 말도 결코 예사로 들어서는 안 될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차기 총선에서 공천심사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둘 대목이 바로 이념과 정체성 부분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곤은 내년 공천에서 정체성 부분에서 가점을 주겠다고 이미 밝히기도 했으니 중도, 온건 비노에게는 선전포고를 한 셈인 것이다.

아시다시피 김상곤은 급진 진보가 아니라 강경좌파그룹에 속하는 인물이다. 김상곤은 2005년 10월에 있었던 긴급학술토론회에 전국교수노조위원장 신분으로 참석하여 당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주장한 "6·25 전쟁은 통일전쟁"론에 대해 사법처리반대를 주장했고, 국가보안법 폐지에도 앞장서서 주도했던 인물이었다.

또한 새민련 윤리심판원장에 기용된 안병욱 역시 강정구를 용기 있는 지식인으로 옹호했던 전력으로 미루어 김상곤과 정체성이 같다고 보여 진다. 이처럼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앞장서서 주창했던 당 외의 강경파 국보법 폐지론자들이 문재인의 새민련으로 속속 결집하고 있는 일련의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보법 폐지론자들이 새민련에 들어와 도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친노패권주의강화를 위해 정체성을 보다 더 확고하게 다지고 이와 동시에 비노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실행의 첫걸음이 최재성 사무총장 기용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새민련의 갈등은 새누리당 유승민 사태로 인해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에 있다. 하지만 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종결된 상황은 아니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유승민 사태로 인해 보수진영의 갈등이 첨예화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민련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처럼 유승민 사태는 어디까지나 보수진영에 국한된 논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승민 사태가 종결되고 나면 새민련에서 또 다른 불길이 붙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폭발성 강한 인화성 물질이 다량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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