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끝나버린 황교안 청문회
시시하게 끝나버린 황교안 청문회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6.1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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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청문회에 황요안은 없었다

▲ ⓒ뉴스타운

문재인 새민련 대표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청문회를 무력화 시켰다. 인사 검증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민련은 황교안 총리 후보자를 저격하기 위해 당내 저격수들을 총출동 시켜 놓고도 3일간 이나 열렸던 청문회에서 새로운 것을 한건도 건져 올리지 못한 새민련 저격수들의 실력부족을 탓할 일이지 이미 끝난 청문회를 아직도 인사검증은 끝나지 않았다고 잠꼬대 같은 발언을 하는 걸 보니 정치적인 감각과 센스는 참으로 미숙하기만 하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황교안은 없었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싱겁게 끝났다는 것이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새민련이 잔뜩 벼르고 있었던 청문회라 새로운 사실 등장에 촉각을 세웠지만 새민련 청문위원들은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드러난 사실 외에는 딱히 새로운 것은 밝혀내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야당의 주 공격목표는 주로 병역면제 문제와 변호사 시절 수임사건에 대한 의혹규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야당의 화살은 번번이 빗나갔다. 새로운 화살촉을 개발하지 못하고 재래식 화살만 난사하다보니 과녁을 빗겨간 것이다. 청문회에서 참고인이나 증인을 많이 신청하는 쪽은 언제나 야당이다. 많은 사람을 불러 그들로 하여금 청문대상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다다익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야당은 참고인으로 10명을 지명했고 새누리당은 7명을 지명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선 병역담당 군의관이었던 손광수 씨가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야당은 손광수 씨의 입에서 핵폭탄 한방이 터져 나올 것으로 기대를 크게 걸고 있었다. 그러나 손광수 씨의 증언은 야당의 기대를 허망하게 만들어버렸다. 손광수씨는 황 후보자가 담마진 판정을 받기 전에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는 것은 '오해'라는 전제를 단 뒤에 "4일에 수도통합병원에 정밀검사를 보냈고, 10일에 검사 결과가 나온 뒤, 4일에 비워둔 공란에 병종 판정이라는 것을 적었다"며 "검사를 하기도 전에 병역면제 판정이 나왔다는 것은 그래서 오해"라고 답변했다.

손광수 씨는 이어 "신체검사 군의관으로서 검사하다가 이상이 있으면, 일단 수도통합병원에 보낸다. 수도통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가 검사해서 판정하고, 그 결과를 저에게 보내오고 저는 그걸 병적기록부에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은 행정 절차에 따라 관련 사실을 기록했을 뿐,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에 영향을 미칠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황 후보자와 친분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손광수 씨의 이 발언은 한건 잔뜩 벼르고 있었던 야당 청문위원만 무색하게 되어 버렸고 병역면제 부분은 실탄만 난사했을 뿐 과녁에 명중된 것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또한 야당이 집요하게 파헤쳐 보고자했던 부분은 총리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에 수임했던 사건의 실체규명에 두었다. 총리내정자가 국회에 제출한 수임사건은 119건 이었고 이중에서 19건은 내용이 삭제되어 있었다. 야당은 내용이 누락된 19건에 대해서는 강한 의혹을 제기할 충분한 소재가 된다고 판단하고 파상공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먼저 야당 청문위원은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한 건수가 얼마나 되느냐고 집요하게 질문했다. 총리 후보자는 "기억에 의존하면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건수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대답을 피했다. 대략적인 숫자라도 말해보라는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변론을 한 경우에는 모두 선임계를 냈고 나머지 사건은 변론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답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날 총리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재직했던 시절 사면과 관련한 자문을 맡은 것을 두고 해당 사건 의뢰인이 천신일 세중 회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새민련 청문위원들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던 19건 수임사건 중에는 사면과 관련한 자문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집중했다. 이른바 세중 천신일 회장의 사면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꽤 맞추고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새민련 김광진 위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강용현 태평양 변호사에게 "의뢰인들의 신상 등은 개인정보라 말하기 어렵겠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한다. 사면 대상자가 천 회장 아니냐"고 물었다. 역시 새민련 홍종학 위원도 "총리 후보자가 천 회장과 거래를 한 적 있느냐. 변호사가 수임한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새민련 저격수로 나선 박범계 위원은 "2012년 1월4일 사건명이 '사면'인 신고서가 있다. 수임 일자가 1월 4일"이라며 "그런데 1월5일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격으로 천신일씨가 상고를 포기한다"고 지적하면서 천신일의 사면을 어떻게 해서라도 황교안 후보자와 연관을 시키고자 했으나 아무런 정황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강용현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천 회장은 아니라고 한다"고 답변해 실체 없는 공방만 계속 이어지자 새누리당 김제식 위원이 나섰다. 김제식 위원은 야당의원들의 재확인 요청에 대해 "전화로 회사에 확인해 봤더니 천신일 회장은 아니었고 중소기업을 하는 분이라고 한다" 고 밝혔다. 이 발언이 나오는 순간 야당 청문위원들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증인과 참고인 중, 유독 노회찬 증인만 황교안 총리 부적격 의견을 냈을 뿐이었고 참고인과 증언으로 나온 다른 사람의 발언은 야당의 기대를 여지없이 꺾어 버리는 답변들이 줄을 이었다.

이처럼 황교안 청문회는 메르스로 인해 큰 관심을 끌지도 못한 채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새민련 원내대표 이종걸은 "우리 당은 국민적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절차 진행은 지금으로선 검토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 말은 잘 차려진 밥상에서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데 대한 자괴감의 소리로 들릴 뿐이다. 설령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총리 인준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새민련의 처지에선 딱히 강제할 명분마저도 사라졌다고 해도 틀린 지적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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