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댓글판사와 전 국정원장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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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댓글판사와 전 국정원장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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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있을 때 잘해야지

▲ ⓒ뉴스타운

현직 부장판사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익명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댓글을 상습적으로 써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댓글을 단 분야는 주로 법조·정보통신·정치·사건사고 관련 기사들이었고 때로는 자신이 판결을 선고했거나 맡고 있는 사건에 관한 기사에도 댓글을 달았다. 이 판사는 댓글을 통해 전라도 지역, 2008년 촛불집회 참가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노' 계열 정치인 등을 비난해 온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에는 명동 사채 왕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징계를 받은 최민호 판사와 관련한 기사에 "전북 부안…"이라는 댓글을 달아 간접적으로 특정 지역을 비하하기도 했다.

삼성 직원의 삼성 특검 관련 증언에 관해 너도 김용철 변호사처럼 뒤통수 호남 출신인가? 라고 썼고 후보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기사엔 "판사가 전북 정읍 출신답게 눈치 잘 보고 매우 정치적인 판결을 했네요"라고 쓰기도 했다. 또한 노무현 전대통령을 "투신의 제왕"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도끼로 XXX을 쪼개버려야 한다. 이런 거 보면 박통, 전통 시절에 물고문, 전기 고문했던 시절이 역시 좋았던 듯, 촛불폭도들도 그때 다 때려죽였어야 했는데 안타깝다.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증거조작 관련 기사에는 빨갱이 한 놈 잡는 데 위조쯤이 뭐 문제가 되겠나? "라고 쓰기도 했다.

이 댓글이 포털과 종편 방송에 의해 알려지자 야당은 법석을 떨고 대법원은 자체조사를 하겠다고 난리를 치지만 불초는 도대체 무엇이 비윤리적이고 논란거리인지 구분을 못하겠다.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바라보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판사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인 익명 네티즌의 댓글이 어떻게 하나하나 파헤쳐져서 본인의 신원까지 밝혀지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다.

요즘 좌편향적인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에 대한 비난에 대항하기 위해 쑤시고 뒤져낸 결과이기는 하겠지만 그런 행위 자체가 종북 좌파가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표현의 자유침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익명의 부장판사를 조사하기 전에 포털과 종편이 어떤 경로와 목적으로 댓글의 주인공을 찾아내 개인 신상을 털어냈는지 그것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댓글을 읽어보니 표현이 다소 거칠었을 뿐, 종북 세력 손에 망조가 들어가는 세상을 개탄하는 우국충정의 심정과 그런 세상을 바로잡고는 싶으나 일개 판사로서의 한계를 절감하는 안타까움이 가감 없이 보여 미사여구만 잔뜩 늘어놓은 메이저 언론사의 논설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 법조계는 그 판사의 언급대로 문제가 많다.

공안사건은 용케도 매번 불그스레한 판사의 손에 넘어가 무죄 방면되기 일쑤고 국가를 위해 대북전선에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한 국정원 직원이나 수사관들은 오히려 간첩조작이라는 죄를 덮어쓰고 실형을 살게 되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목격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위에서 보다시피 익명의 글을 쓴 판사의 댓글에도 그런 법조계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들이 많다.

그 부장판사는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해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지 못하고 있음을 한탄하고 있지만 지금도 힘 있는 자들은 그런 세상을 바로잡을 생각을 하기는커녕 시류에 편승해서 권력을 이어갈 생각이나 하고 있고 또 어떤 자는 힘이 있을 때는 권력에 취해 무위도식하며 뇌물이나 즐기다가 정권이 뒤바뀌자 죄인으로 전락하여 국민 동정이나 바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사가 원세훈이다. 지난 10일 전 국정원장 원세훈은 몇 번의 편향적인 판결로 지탄을 받은 바 있는 판사의 손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일부 친이 성향의 네티즌들은 원세훈의 구속을 두고 종북 세력과 싸운 그를 박근혜 정권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불초가 볼 때 좌편향 판사로부터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된 원세훈에게는 자업자득이라는 측면도 다분히 있다.

원세훈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정원장이었다. 그러나 국민은 국정원장이 누군지도 몰랐다. NLL 포기발언 의혹이 터졌을 때 서둘러 발췌 본을 발표해버린 남재준의 경우와 전혀 달랐다. 때문에 이명박 하면 우선 4대강 사업, 명박산성이라도 연상하지만 원세훈에게는 그런 것마저도 없었다. 국정원장으로 재직한 동안 간첩 한명 잡은 일이 없었고 언론 한 번 탄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여직원 댓글 사건 때였다. 정보당국 수장답지 못하게 부하직원이 야당의 촉수에 포섭된 줄도 모르고 대북심리전단 조직을 운용하다 덫에 걸려든 결과였고 그 때문에 법정에 드나들게 되고 실형선고까지 받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하기는커녕 야당의 대선불복에 빌미를 제공한 멍청한 짓이었고 잡으라는 간첩은 안 잡고 엉뚱한 누만 끼친 결과였다.

왜 자업자득이냐 하면 이명박도 원세훈도 간첩 잡는 일 따위는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대형 토목사업을 벌여 한 밑천 마련하기에 바빴고 원세훈은 콩고물 줍기에 바빴다. 그 때문에 집권 5년이 지나 남은 거라고는 사자방 비리와 잠실에 올린 초고층 흉가뿐이지만 초고층 흉가, 그것도 털어보면 적지 않은 비리가 쏟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결과 집권 5년 동안 종북 세력만 살판났었다. 게다가 2012년 혜성같이 나타났던 안철수도 이명박과 원세훈의 작품이라는 설까지 있다. 사실이라면 원세훈도 안철수 대권을 도왔을 터, 작금의 박근혜 정권에 사과할 일은 있을지언정 원망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뇌물수수죄가 있는 원세훈은 무죄판결을 받는다 해도 떳떳치 못한 여생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그것이 익명으로 거친 댓글을 써 댔지만 오히려 국가관 확실한 인사로 칭찬을 받는 판사와 국정원장을 4년이나 역임하고도 간첩 한명 못 잡은 채 오히려 정체성 수상한 판사에게 봉변이나 당하고 있는 원세훈의 엇갈린 운명이다. 그러게 있을 때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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