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그 왕족은 황 박사께서 그런 유전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돈은 얼마든지 낼 것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고 또 중국의 부호들도 황 박사의 일에 크게 관심을 갖고 투자 용의를 비쳤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의아해하는 나에게 그는 종이에 도표를 그려가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난자도 껍질이 없고 크기가 작을 뿐 구조는 계란과 같은데 병변이 생기는 유전자는 핵에 있는 것이 아니고 계란의 흰자와 같은 물질에 모여든다고 한다.
유전자가 전혀 다른 난자와 정자가 만날 경우에는 혹 병변이 있어도 소수이기 때문에 발생할 확률이 적지만 근친결혼을 하게 되면 같은 모계로부터 물려받은 유사한 병변 유전자가 흰자위와 같은 부분에 많이 모이게 되는데 그 때문에 유전적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따라서 건강한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떼어내고 남은 부분에 문제가 있는 여성의 핵을 붙인 후 수정을 하게 되면 그 문제는 해결되는데 황 박사는 그 방법을 결혼 적령기를 지나 수태가 어려워진 노혼 부부의 불임 문제에도 적용,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령난자 문제는 말 그대로 난자가 늙어서 쉽게 수태가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사실 노혼으로 인한 불임 때문에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노혼을 하게 되면 여자들뿐만 아니라 남자들의 정자도 활동력이 약해지거나 숫자가 줄어들어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한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경제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여성들이 결혼 적령기를 놓치게 되면서 발생한 문제지만 가뜩이나 인구가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황박사는 그 문제도 난자 바꿔치기에 이어 가장 건강한 정자를 골라 직접 수정하는 방법으로 많은 부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인구도 늘이고 국민의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황 박사는 만일에 내가 우리나라 어디 조용한 곳에 시술 센터를 세울 수만 있다면 중동 산유국 왕실 사람은 물론 노혼으로 아기를 원하는 많은 부부들이 우리나라를 찾게 될 것이고 그 사람들은 수태를 확인할 때까지 우리나라에 머물게 될 텐데 주변에 리조트 시설 같은 걸 준비하면 외화도 벌고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불초가 자금 댈 사람도 있고 기술도 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니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타인의 난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놓은 우리나라 법 때문인데 만약에 법이 바뀌어서 센터를 국내에 건립할 수만 있다면 세계 각국의 노혼 부부나 유전자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와 외화를 쓰고 가겠지만 내가 센터를 외국에 세우게 된다면 반대로 우리나라 부부들이 외국에 나가 시술을 받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황박사가 말한 바로 그 문제가 영국에서 터졌다. 그제 영국 정부가 황 박사가 말한 것과 똑 같은 시술 센터 건립 허가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는데 보수 단체의 반발이 심해 고심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제 3자의 난자를 취해 수태를 할 경우 결과적으로 부모가 셋이 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는 이유와 신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기독교 단체의 반발 때문이다.
주장하는 바는 같지만 그래도 영국은 우리나라 같이 아예 법으로 틀어막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또 우리나라 공직자들 같이 법과 규제를 내세워 돈 뜯어내기 대신에 일자리 창출만 된다면 솔선해서 전기 수도 도로 등 인프라 구축부터 해주는 국가기 때문에 조만간 허가가 날 것이고 그에 따라 황우석 박사는 가장 먼저 기술을 개발하고도 남이 좋은 일하고 돈 버는 꼴을 구경만 하게 생겼다. 한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황 박사는 그 시술이야말로 센터건립 비용과 인건비를 제하고는 크게 들어가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창조경제의 표상이 되는 의료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노혼부부들에게는 싼 값으로 자손을 볼 수 있게 혜택을 주고 중동 산유국 부호들에게는 부르는 대로 대가를 받아 경제 발전의 밑거름으로 사용하고 주변에 숙박시설 레저 시설을 준비해서 일자리 창출까지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일석 몇 조가 될지 예측도 못할 정도다.
때문에 매일 창조경제 외치는 청와대에서도 귀를 기울여 주고 대통령 폄훼에 정신이 없는 국회도 민생경제 발전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사업에 눈을 돌려주기 바란다. 나아가 난자 정자 이야기만 나오면 신의 영역이라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목회자님들과 체면 때문에 황 박사 이야기만 나오면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의학박사님들이 국가 경제 발전의 한 축이 될 사업을 위해서 또 한 과학자의 평생 연구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게 이해와 도움을 준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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