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에 들어간 안철수의 정치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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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들어간 안철수의 정치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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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한계는 이미 극지점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안철수는 새정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중도 보수진영의 환심도 사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6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세력으로부터도 관심을 끌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의 강령에서는 퍼주기로 대변되는 10.4 선언과 고려연방제가 연상되는 6.15 선언을 삭제하고 싶었을 것이고, 5.18도 삭제하여 자신은 헌법 가치에 준하는 자유민주체제의 신봉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안철수는 7월부터 지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기초노령연금법도 통과시키고, 핵방호법도 통과시켜서 “나는 이렇게 다르다”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철수에게는 발목을 잡고 있는 민주당 소속의원들을 설득할 논리도 턱없이 부족했고, 강력하게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킬 배짱이나 강단조차 없었으며, 민주당의 강경파를 지휘할 리더십도 없었으니 안철수의 한계는 일찌감치 드러난 셈이다.

언제는 이런 것을 실현하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던 안철수 앞에 강경파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진짜 호랑이들이 나타나자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을 치기에 바빴다. 적어도 국민들의 눈에 비친 안철수는 호랑이도 아니었고, 사슴도 아니었으며, 두더지만도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안철수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킬 수 없는 정당이 새정치연합이라면, 새정치연합은 도로민주당에 불과하고 안철수가 되치기를 당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남았다. 

1980년대, 고도성장이 한창 이루어지던 시대에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두 개사에서는 TV 시장의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즈음,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던 선발 전자업체는 사내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대표적인 마케팅 캐치프레이즈 하나를 선정한 것이 바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합니다”라는 슬로건이었다. 이 짧은 표어는 소비자에게 강렬하게 어필하게 되었고 시장의 선두위치를 계속 점유하게 된다. 경쟁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발 경쟁 전자업체는 고심 끝에 대표적인 슬로건 하나를 찾아내어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후발 전자업체가 내건 슬로건은 “ 숨어있는 2인치를 찾았다”라는 광고 문구였다. 

마케팅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지만 그 당시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는 간부들에겐 필독해야할 총 5권으로 구성된 필독서가 있었다. 이 전략서가 바로 “란체스터 전략(Lanchester’s law)”이었다. 란체스터 전략에는 이런 기법이 나온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전투기 2대와 영국군 전투기 3대가 서로 공중전을 벌이게 되면 누가 어떻게 이기는지를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해답을 구하도록 하는 방법을 통해 란체스터 전략을 수립하게 하는 방식이다. 칠판이 있으면 쉽게 설명을 시키겠지만 여기에선 해답만 공개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국 전투기가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정확한 해답은 영국 전투기가 독일 전투기를 이길 확률이 27 대 8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안철수를 보면 전략이라는 것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대다수 국민들의 지적처럼 안철수가 정치를 하게 되면 절대 성공할 수가 없다고 보는 편에 나도 동의를 하는 부류에 속한다. 그동안 안철수는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한다”는 순발력과 판단력이 제로 상태인 것으로 보여 지는 정치적 행동만을 줄곧 보여 왔다. 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2인치를 찾았다’고 하는 전략적인 기지(機智)마저도 전혀 보여준 것이 없었다. 이와 같이 정치지도자에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필수항목이 있어야 하지만 안철수에겐 그 어떤 지도자의 항목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이 그가 정치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정치지도자에겐 출중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선 해박한 지식과 그 지식을 적절하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폭넓은 사고의 스펙트럼이 있어야 하는데 안철수에겐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간(肝)이 그토록 작고 겁이 많아서야 지도자는 고사하고 이무기도 되지 못한다. 적어도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126대 2의 불리한 싸움도 단 한순간에 역전을 시킬 수 있는 강단과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부터 안철수가 하는 짓을 보면 아침에 하는 말이 다르고 저녁에 하는 말이 다르니 이 자의 실체적 정체가 무엇인지 항상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안철수 자신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보여 지는 이유는 주변에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안철수 곁에는 한때 대중적 인기와 책략을 지닌 인사들이 꽤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안철수 곁을 떠났다. 안철수가 국회의원 수에서 절대 열세인 상태에서는 금배지를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후견인들을 많이 확보하여 그들이 확보하고 있는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민주당의 높은 벽을 깨기 위해 안철수를 대신하여 대리투쟁을 해야 하는 데도 그런 능력자들은 한결같이 안철수 곁을 떠나고 없으니 대리전을 해줄 참모들도 없다. 

설령 몇몇 참모들이 있다고 해도 무슨 일이 터졌다하면 책임을 전부 참모들에게 떠넘겨버리니 떠나는 사람만 보일뿐, 오겠다는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다. 몇몇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계안도 못 해먹겠다고 하고 윤여준도 언젠가는 떠날 것으로 보이며, 강령에서 10.4 선언과 6.15 선언을 삭제한 윤영관도 때가 되면 언젠가는 떠날지도 모른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안철수에게 인간문제해결 능력이 아예 없거나 아니면 안철수의 책사들을 보호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먼저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었던 탓 때문일 것이다. 

정치는 단기필마로선 결코 성공할 수가 없는 세력 간의 게임이다. IT업계에서는 특출한 독불장군 한 사람만 있어도 성공할 수가 있지만 정치는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세력이 없으면 매사가 공염불로 끝나게 마련이다. 주변 참모들이 민주당의 친노강경파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기엔 질과 양적인 면에서 너무나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점에서 안철수의 한계는 이미 극지점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글 : 장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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