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에 잡아먹힌 안철수 새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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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에 잡아먹힌 안철수 새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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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는 이념으로 무장하고 투쟁방식을 몸으로 익힌 육식동물 같은 인간들

 
프랑스의 소설가 알퐁스 도데의 작품 중에 ‘스걍 할아버지네 염소’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알프스 산 중턱에 사는 스걍 할아버지가 키우는 염소 중에 늘 용맹을 뽐내는 염소가 있었는데 그 염소는 모두들 늑대가 무섭다고 하지만 내 날카로운 뿔로 받아넘기면 되는데 뭐가 겁나는가? 하고 호기를 부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늑대가 나타나자 그 염소는 정말로 울타리를 뛰어넘어 늑대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결과는 뻔했다. 초식동물인 염소가 아무리 용감해도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육식동물을 이길 수는 없는 법, 염소는 곧 굶주린 늑대의 밥이 되고 만다. 작가는 옆에 강적 독일을 두고도 무사안일에 빠진 프랑스가 안타까워 그 같은 비유를 했지만 요즘 새정치연합을 창당, 민주당과 합당한 안철수를 보면 소설 ‘스걍 할아버지네 염소’와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철수는 합당에 대한 비난이 일자 자기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책사 윤여준은 마치 사슴이 호랑이 굴을 찾아간 격이라고 격하했는데 그의 말대로 그 후의 안철수 행적은 역시나 초식동물의 모습이었지 사냥꾼의 모습이 아니었다. 안철수는 호기롭게 신당은 친노를 배제하고 종북 색깔을 지우겠다고 했지만 요즘 모습은 되레 늑대의 이빨에 겁을 먹은 초식동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노는 이념으로 무장하고 투쟁방식을 몸으로 익힌 육식동물 같은 인간들이다. 그런 친노의 소굴에 뛰어든 안철수는 친노 배제, 산업화, 안보가치 끌어안기, 재벌 때리기에 의한 복지 포퓰리즘 배제 등을 외쳤지만 며칠도 못 가 마치 이빨 드러낸 늑대 앞에서 떨고 있는 한 마리 염소의 모습으로 전락했다. 

며칠 전에는 친노와 종북 좌파의 철천지원수 이승만, 박정희 두 대통령 묘소 참배를 주장하고 장외투쟁 금지 조항을 삽입하려다가 묵살 당하더니 어제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족적인 10.4 선언과 6.15 공동선언을 강령에서 지우자고 했다가 친노의 반발을 샀다. 그러자 안철수는 19일 ‘6·15와 10.4선언의 정신은 명확한 역사의 평가가 내려진 한국 현대사의 성과이자 이정표이며 우리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다. 나는 이를 존중하고 계승할 것임을 밝히며 저는 대선 전부터 6·15 와 10·4 선언의 정신은 우리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로 누차 천명해왔고 새정치연합의 정신도 같다’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말 꺼낸 지 하루 만에 실질적으로 사과나 다름없는 해명을 해야 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안철수의 꼴은 말이 아니게 됐다. 

6.15와 10.4 공동선언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남북관계에 박아 놓은 대못이고 종북 좌파 전가의 보도다. 그런 강령 10.4 6.15 정신을 빼자고 안철수가 주장한 것은 겁 없는 염소가 늑대 무리를 향해 이빨을 빼자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격이고 하루도 못가 사과나 다름없는 해명을 한 것은 친노의 살벌한 분위기에 질려 꼬리마저 내린 격이다. 결국 안철수는 종북 색깔 배제는커녕 되레 의식화 교육을 받은 꼴이 됐다.

물론 안철수가 정강정책에서 이 두 가지를 빼자고 한 것은 새정치연합에서 종북 색깔을 지워 국민을 헷갈리게 만들고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자는 뜻에서 나온 잔꾀다. 그러나 친노가 주류인 새정치연합에서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버리자고 제의한 것은 친노의 무장해제를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의 무모함이었다. 

결국 안철수가 마치 구원투수 같이 합당을 단행하고 새정치를 구호로 내걸었던 의미는 10.4 6.15 공동선언 지우기를 취소한다는 사과 한마디로 흔적조차 사라졌고 그간 줄곧 주장해 왔던 당헌당규 개정, 기초연금 중재안, 장외투쟁 금지 조항 삽입 등 모든 우 클릭 시도 또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에 따라 창당에 즈음한 지지율 상승효과마저 사라져 버렸다. 어제 보도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며칠 전보다도 2.8%가 떨어진 22.5%에 그쳤고 그 말은 이제 안철수라는 이름 석 자와 새 정치라는 브랜드 가치가 이미 수명을 다 했다는 뜻이다. 영악한 친노도 이런 사실을 간파했는지 안철수의 주장에 사정없는 난타로 답했고 신혼 초부터 티격태격하는 꼴은 이미 추락해버린 안철수의 신당 내 위상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그에 따라 신당 창당에 의한 컨벤션 효과도 언론의 호들갑이 효과를 본 2~3일 뿐이었을 뿐, 앞으로 날이 가면 갈수록 떨어지면 떨어졌지 상승할 가능성은 없고 따라서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가능성도 없다. 결국 어리석은 안철수는 자신의 브랜드인 새 정치는 헐값에 팔고 당내 위상마저 추락시켜 자신의 정치적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든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친노가 거부한 안철수, 당분간은 다만 몇 표라도 건지기 위해 새 정치를 들먹이며 나서겠지만 선거가 끝난 후엔 그저 친노 의원들 틈에 끼어 앉아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안철수를 볼 수 있을 뿐, 그 후로는 안철수 이름 석 자도 듣기 힘들게 될 것 같다. 천하의 독종 친노가 김대중 노무현을 모독한데다 브랜드 가치까지 폭락한 안철수에게 또 다시 지역구를 양보할 가능성이 보이질 않아서 하는 소리다. 

새 살림 차린 지 사흘도 못 가서 소박맞은 꼴이 된 안철수는 호랑이 병문안 갔다가 들어간 발자국만 남기고 나온 발자국은 남기지 못한 이솝 우화의 초식동물들처럼 사라지고 말겠지만 그래도 남긴 것은 있다. 강령과 정책 분쟁을 통해 친노 집단이 10.4, 6.15 공동선언을 성서 같이 수호하며 국익에 반하는 짓만 일삼는 패륜집단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재확인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고 모든 정치지망생들이 안철수의 실패를 거울삼아 선동과 기만이 성공하기만 하면 대권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갖지 않게 된 것도 하나의 수확이라면 수확이기 때문이다.

글 : 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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