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모들이 ‘행복공장’이라는 감방에 갇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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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이 ‘행복공장’이라는 감방에 갇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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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완전 고립된 이른바 '히키코모리' 운둔형 청소년 / 이미지=인공지능(AI)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사회와 완전 고립된 이른바 '히키코모리' 운둔형 청소년 / 이미지=인공지능(AI)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한국의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감방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복공장(happiness factory)의 작은 방 하나하나를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는 문에 있는 음식을 넣어주는 구멍(feeding hole) 하나뿐이다.

영국 BBC는 6월 30일 기사에서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이 왜 혼자 갇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프로그램의 ‘행복공장’ 즉 행복을 위한 감방 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BBC는 이 행복공장 혹은 감방은 조그마한 방 내부에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허용되지 않으며, 사방 벽만 있을 뿐이다. 이 행복공장에 갇힌 부모들은 파란색 교도소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이들은 수감자가 아니다. 그들은 “감금 경험(confinement experience)”을 위해 이 곳에 온 사람들이다.

여기 행복공장에 들어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된 자녀를 두고 있으며, 세상과 단절된 것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깨닫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된 은둔형 청소년들을 두고 “히키코모리(hikikomori)”라고 하는데, 이는 1990년대 일본에서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의 극심한 사회적 고립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2023년에 한국 보건복지부가 19~34세 청년 1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 이상이 스스로를 격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남한 전체 인구를 대사으로 한다면, 약 54만 명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월부터 부모들은 한국청소년재단과 블루웨일 회복센터(Blue Whale Recovery Centre) 등 비정부기구(NGO)가 자금을 지원하고 운영하는 13주간의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계획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자녀와 더 잘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시설에서 3일간 진행되는데, 고립이 부모에게 자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참가자들은 독방을 재현한 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 감정의 감옥(Emotional prison)

진영해 씨의 아들은 3년째 자신의 침실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 씨(가명)는 자신이 격리 생활을 한 뒤로 24살 딸의 “감정적 감옥”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궁금했다... 생각하면 너무 괴롭다.” 50세의 그는 “하지만 반성하기 시작하면서 좀 더 명확해졌다”

진 씨는 아들은 항상 재능이 있었고, 그녀와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종종 아팠고, 우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섭식 장애(eating disorder)가 생겨 학교에 가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녀의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시작했을 때, 한 학기 동안은 잘 해내는 듯했지만, 어느 날 그는 완전히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가 개인위생과 식사를 소홀히 한 채 방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불안, 가족 및 친구 관계의 어려움, 일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이 그녀의 아들에게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아들은 진정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녀에게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진 씨는 행복공장에 와서 다른 고립된 청소년들이 쓴 글을 읽었다. “그 메모를 읽으면서 '아,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는 침묵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한실(가명)씨는 7년 전 외부와 연락이 끊긴 26살 아들을 위해 이곳에 왔다. 몇 번이나 집에서 가출한 이후로 그는 이제 거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박 씨는 아들을 상담사와 병원에 데려갔지만, 그녀의 아들은 처방받은 정신 건강 약을 먹기를 거부하고 비디오 게임에 집착했다.

박 씨는 아직도 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격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들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어 박 씨는 “나는 아이를 특정 틀에 갇히게 하지 않고, 아이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 BBC 뉴스 일부 갈무리

한국 보건복지부의 연구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자신을 단절하게 만드는 요인은 다양하다.

19~34세를 대상으로 한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가장 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취업에 어려움(24.1%)

- 대인관계 문제(23.5%)

- 가족 문제(12.4%)

- 건강 문제(12.4%)

한국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지난해 한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년마다 20~34세를 대상으로 국가 자금 지원으로 정신 건강 검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에 처음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젊은이들의 물결이 이어지면서 노부모에게 의존하는 중년 인구가 늘어났다. 그리고 연금만으로 성인 자녀를 부양하려다 일부 노인들이 빈곤과 우울증에 빠지게 됐다.

경희대 사회학과 정고운 교수는 “한국 사회가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를 정해진 시기에 달성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불안을 증폭시킨다”면서 “특히 경기 침체와 저취업(low employment) 시대에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자녀의 성취가 부모의 성공(A child's achievements are a parental success)이라는 견해는 가족 전체를 고립의 수렁에 빠지게 만든다”면서 “그리고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어려움을 양육 실패로 인식하여 죄책감을 느낀다. 한국에서는 부모가 말보다는 실제적인 행동과 역할을 통해 자신의 사랑과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부모가 열심히 일해 자녀의 학비를 충당하는 것은 책임을 강조하는 유교 문화의 전형적인 예”라며 “근면을 문화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 주요 경제국 중 하나가 된 21세기 후반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불평등 데이터베이스(World Inequality Database)에 따르면, 국가의 부의 불평등은 지난 30년 동안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부모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고립된 자녀를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블루 웨일 회복 센터장인 김옥란은 자가 격리하는 청소년을 ‘가족 문제’로 보는 관점 때문에 많은 부모가 주변 사람들과도 관계를 끊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판단을 받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운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조차 할 수 없으며, 그들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부모 자신도 고립되게 된다”고 말했다.

김옥란 센터장은 이어 “그들은 휴일 동안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행복공장에 도움을 요청하신 부모들은 자녀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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