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국가들, 미-중의 볼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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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국가들, 미-중의 볼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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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나 미국 모두 “서로 같은 일을 하면서, 다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마셜제도의 콰자레인 산초. 사진 : 유튜브 USAG 갈무리

미국과 중국의 겨루기는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세계 패권 경쟁에 나선 미국과 중국은 외교적,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이 최근 들어 ‘남테평양 국가들을 볼모로 삼으면서 경제 원조를 한다’는데 ‘신뢰할 수 있느냐’며 견제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6일 마셜 제도(Marshall Islands)에 23억 달러(약 3조 1,149억 원) 규모의 경제 지원을 위한 새로운 20년 협정을 체결했다. 이 지원에는 보조금 지원, 신탁기금 기부뿐 아니라 콰잘레인 환초(Kwajalein Atoll)의 중요한 미국 미사일 시험장 주변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자금도 포함된다.

마셜 제도는 이른바 COFA(Compacts of Free Association)에 따라 미국과 동맹을 맺은 3개국 중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에 이어 새로운 협정에 동의한 마지막 국가다. 이는 주로 1940년대와 1950년대 미국의 대규모 핵실험의 유산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당시 핵실험은 지역의 안전을 무시하고, 생태학적 피해를 초래하며, 지속적인 문제를 남겼다. 미국은 남태평양, 특히 마셜 제도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약속했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냉전 이후 미국은 더 이상 이 외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핵실험에 대한 완전한 보상을 거부했다. 그 사이 중국은 소리 나지 않게 슬금슬금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상냥하게 접근, 당근을 제시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화동사범대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 센터의 중국호주연구협회 회장이자 호주 연구국 국장인 첸홍(Chen Hong)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이 남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한 것은 미국이 중국과 남태평양 지역 협력이 자국의 영향력에 도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의 글로벌 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이어 “마셜 제도와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은 점점 더 미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중국을 남태평양 지역에서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기지와 디딤돌로 삼으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이 섬 저 섬 다니기 혹은 이 섬 저 섬 찜하기(Island hopping)’ 전술은 궁극적으로 중국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남태평양에 제공하는 지원은 대부분 섬나라의 이른바 “섬 개발과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질적으로 이는 지역 경제 개선과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근본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서구 정치 시스템과 사회 거버넌스 모델을 이식하고 도입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역시 미국의 것들은 모방해왔고, 나아가 이른바 ’착취원조(exploitation-aid)‘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상대국을 결국 괴롭혀왔다.

첸홍은 미국이 남태평양 섬나라에 대한 이러한 일방적인 이념적 지원을 부과하는 것은 자국의 상황과 양립할 수 없으며, 지속적이고 실용적이며 성공적인 결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남태평양 지역에 직접적인 경제 지원과 투자를 제공하여, 인프라를 개선하고, 비즈니스 환경과 노동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4대 존중(Four Respects)’ 원칙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과 협력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남태평양 섬나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남태평양 지역의 어느 나라와도 경쟁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사고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억압과 배제를 통해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중국판 패권주의가 횡행하고 있음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역사를 놓고 보면, 중국이나 미국 모두 “서로 같은 일을 하면서, 다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책은 종종 작은 섬나라를 미국의 영향권에 포함시켜 복종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또 종종 정치적 조건을 부여하고, 다른 나라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냉전적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은 주장한다.

미국은 이들 섬나라들을 전략적 체스판(strategic chessboard)의 볼모로 취급하려고 시도하는데, 이는 이들 국가의 실제 필요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중국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주장을 근거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이 자신들의 주장처럼 일을 해오고 있다고 비난을 쏟는다.

특히 중국은 평등을 강조하며, 상호 이익과 협력 상생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운명공동체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는 주자에 후진국, 개도국 등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중국의 그 같은 주자에 동조하기도 한다.

중국은 “자신의 정책은 다른 나라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트너십 구축을 추구 한다”고 주장하지만,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중국의 그 같은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주장을 편다. 어떤 주장이든 그러한 힘없고 작은 나라들은 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볼모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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