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사립병원 파산 급증
스크롤 이동 상태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사립병원 파산 급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제로 코로나 정책이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드려
- 14억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실밥이 터진 것 같은 중국 의료시스템 현대화 요원
- 병원파산건수 2021년 46건, 2020년 26건, 2019년 21건, 2022년 1~5월 26건
- 중국, 지난 1~5월 신종코로나 검사 최소 1500억 위안(약 29조 1,135억 원) 투입
- 항구적 검사체제 구축 연간 비용은 총 4100억 위안(약 79조 5,687억 원) 추정
- ‘제로 코로나 정책’에 ‘공중보건 기능은 거의 마비’

지난 324일 중국 중부지역의 푸양시(阜陽市) 법원은 푸양민생의원(阜陽民生医院)이 채무불이행으로 파산을 신청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병원은 4년 전 총공사비 15억 달러(19,522억 원)을 투입, 건립된 병원이라며 로이터 통신이 중국의 사립병원의 파산 급증을 지난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양민생의원은 지난 2년여 동안 푸양시의 코로나19 백신 대규모 접종과 검사 프로그램에 전폭적으로 참여해 왔다. 시 당국의 명령에 따라, 100여 명의 직원들이 인후 면봉에 의한 검사훈련을 받고, 이동식 백신 접종 설비를 마련해 학교와 직장으로 다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봉쇄로 제로 코로나(Zero CIVID-2019)를 목표로 하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정책에 맞춰, 자원을 할애함에 따라 푸양민생의원은 수익의 기둥이었던 많은 업무를 중단할 수밖에 없어, 재무파탄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푸양민생의원의 파산회생 신청 처리를 담당하는 푸양시 법원이 낸 민사 결정에는 이 병원의 자금조달 어려움의 원인으로 코로나19의 영향 외에 은행대출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중국의 의료산업 전문정보서비스 간의계(看医界, Kanyijie : ’의학계를 보다라는 뜻)'에 따르면, 병상수 1000, 연면적 16 ha인 푸양민생의원의 경영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신종 코로나 감염의 제1파가 중국 내 확산된 직후였다고 한다.

간의계는 지난 4“20201월 이후 푸양시 당국의 감염 방지와 억제 노력에 협조하기 위해 이 병원은 일부 진찰과 치료 업무를 중단해 수익이 현저히 감소했다. 수가는 기본적으로 제로로 경제적 압박은 매우 컸다고 지적했다.

파산절차가 시작되고, 병원 경영자들이 회생 계획에 나서고 있는데도 지자체 당국은 이 병원 의료진에게 보호구를 착용하고 코로나19와의 전쟁의 '최전선'으로 향하도록 공식 요청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현지 주민에 대한 40만 건의 PCR 검사를 완료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분주하다.

푸양민생의원 웹사이트에는 필요한 곳엔 어디든 간다. 전염병은 떠나지 않았고, 우리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원장의 말이 올라와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단지 푸양민생의원 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는 수십 곳의 사립병원이 최근 2년간 파산신청을 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준수하는 비용으로 인해 파탄에 몰린 형국이다.

푸양민생의원을 비롯한 일부 병원은 경영파탄 이후에도 어느 정도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수는 폐쇄되고 말았다. 14억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실밥이 터진 것 같은 중국 의료시스템을 근대화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유연성 없는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음을 방증한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대부분의 의료지표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2030년까지 평균수명을 현재 76세에서 79세로 개선하면서 암(cancer)과 기타 만성질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건강 중국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목표 중 상당수는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평가이다.

미국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에서 중국 병원에 대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적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홍샤오 씨는 모든 수준, 모든 성()의 의료시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 검사 체제 유지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이외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에 대한 통상적인 치료에서 인력과 재원이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병원 경영파탄 2배 증가

사립 병원은 중국 의료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신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내원 환자 수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15%였다. 나머지는 공립병원이 맡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중국 내에는 공립과 사립 총 35394개 병원이 있었다.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인 텐옌자(天眼査, Tianyancha)에 따르면, 2021년 대규모 사립병원 파산 건수는 46건으로 202026, 201921건을 넘어섰다. 올해 1~5월에 한해서도 푸양민생의원을 포함한 26개 사립병원이 정식으로 파산절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 국영언론에서 보도된 텐옌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만 공립 사립 합쳐서 무려 685개 병원이 폐쇄됐으며 이는 전년의 2배 가까이 된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병원과 의료 서비스의 혼란과 피폐라는 상황은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중국의 병원 폐쇄 중에는 많은 병원들에게 귀중한 수익원이었던 약품 가격에 정부가 상한선을 설정한 것 등 코로나19 사태 이외의 요인에 의한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사립병원 내원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에서도 분명하다. 그 이유의 일단은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공립 의료시설에 의무적으로 보내는 정책에 있다. 도시봉쇄(Lockdown) 확산에 더해 격리나 입원을 강제당할 우려로 많은 이들은 다른 질병을 치료받기 위해 병원에 갈 수 없게 되거나 갈 의욕을 잃고 말았다. 이래서는 병원으로서도 돈을 벌 길이 없다.

최근 공식 통계에서는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모든 의료시설의 내원 인원은 2020774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0억 명 가까이 줄어 2003년 이후 연간으로는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의학지 랜싯 리저널 헬스(Lancet Regional Health)2021년 발표한 연구에서는 2020년 첫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은 모든 지역의 모든 의료서비스 환자 수에 '파멸적 부작용'을 줬다. 같은 해 3월에는 감염 확산이 거의 억제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수는 6월이 되어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연구는 20201월부터 6월까지 의료시설 내원자 수가 약 24%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감소가 심했던 곳은 중국 내에서도 개발이 진행된 지역이었다. 이는 오로지 코로나19가 두려워 환자가 통원하지 않게 됐거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무정지 때문에 병원이 환자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랜싯 연구는 "이러한 예방이나 치료 후퇴 및 정체는 국민 건강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직접적인 건강 피해를 크게 웃도는 중대한 부작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에 대한 심각한 타격으로 상당수 의료시설과 의료사업자의 존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 상하이에서는 사망 사례도

'제로 코로나' 정책 실행에 의료 자원을 집중하다 사망한 환자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상하이에서 2개월 계속된 도시봉쇄 와중에 323일에 한 여성이 천식 발작으로 사망했다. 상하이 동부병원에 뛰어 들어 갔었지만 진료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 공식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억제 조치'를 위해 응급 부문을 폐쇄했었다.

상하이 봉쇄 중 일어난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중국은 노골적인 보도를 검열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데이터 공유 사이트 '에어테이블(Air Table)'을 이용해 명단을 정리해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가 늦어지면서 친족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210례를 수집하고 있다. 의료 문서를 증거로 투고하는 예도 있다.

상하이시 위생건강위원회(上海市衛生健康委員会)는 지난 325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외의 질병을 치료받기 어려워지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상하이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응급서비스에 관해서는 단기간에 매우 많은 수요가 쌓였다. 사람들의 실제 요구와는 아직 큰 차이가 있다병원이 여전히 시민들에게 필요한 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을 거점으로 한 화창증권(華創証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5월 신종 코로나 검사를 위해 최소 1500억 위안(291,135억 원)를 투입했으며, 항구적인 검사체제 구축에 소요되는 연간 비용은 총 4100억 위안(795,687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의료비는 모두 공적 보험과 중앙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될 것으로 결정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검사를 위해 인력이나 기기의 일부를 제공하고 있는 상당수 사립병원에 있어서 문제는 그런 업무를 실시해도 비용이 곧바로 정부로부터 보전된다고는 할 수 없고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상하이의 한 공립병원 의사는 로이터에 “4월 초 상하이시 도시봉쇄가 시작된 이후 병원 직원 300명이 검사에 종사했고, 6월 초 봉쇄 해제 이후에도 주말에는 주민 검사를 자원봉사로 할 것으로 병원 경영진으로부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관리예방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상하이 감염상황 연구논문은 전염력은 높지만 사망률은 낮은 오미크론(omicron) 변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국내 의료자원에 '매우 큰 부담이 되고', 병원은 중증환자가 아닌 무증상이나 경증환자 대응에 분주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과거 코로나19 확진자 전원을 입원시켰던 지역이라도 중증자 이외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를 입원시킬 만한 병원 자원이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집필자는 과거 '제로 코로나' 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표명했던 장원홍(張文宏) 씨를 포함한 중국 내 의료 전문가 팀으로 논문은 이후 이 센터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문제평의회의 공중보건 전문가는 의료 자원이 모두 '제로 코로나' 전략 수행에 투입되면서 공중보건 기능 강화를 위한 관심과 자원이 감소해 버렸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