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세상, 이 비정상적인 세상에서나 가능한 황당한 얘기를 지난 주에 들었다. 한 매체가 최재형 예비 후보의 가족이 설날 가족 모임을 갖기에 앞서 다함께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하는 영상을 전격 공개한 뒤, 그게 '전체주의 냄새가 난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실로 어이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게 왜 문제가 되어야 하는가? 외려 정말 애국자 집안이라고 칭찬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가? 그런데 역시 고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즉 최재형 후보 부친의 며느리들 네 명은 달랐다. 그 분들이 공동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내용도 멋지다. "나라가 잘된다면 애국가를 천 번 만 번이라도 부르겠다"는 것이었다.
앞뒤 맥락도 잘 설명했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걱정을 많이 했고 그래서 2018년 설날 모임 때 '애국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는 제안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니 장관일 듯 싶다. 자 그래서 오늘은 제가 단골로 하는 애국가 이야기인데, 막상 한국인들이 애국가의 숨은 구조와 의미를 모른다. 왜? 학교에서 배운 바 없으니까. 그리고 사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정말 재수없다고 여기는 게 무슨 공식행사 때 하는 국민의례에서 사회자가 의례껏 이렇게 습관처럼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 시간 관계상 애국가는 1절까지만 부르겠습니다.” 이게 말이 되느냐?
애국가를 죄다 불러도 3분 남짓인데 뭔 시간타령일까? 원 세상 편법도 그런 편법이 없는데, 애국가 2절 이하 생략은 국가 모독행위다. 다 불러봐야 2분이 추가소요되는데, 그게 아까워 애국가를 다 못 부르겠다는 이는 대한민국 사람 아니다. 때문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 집권하면 애국가 4절까지 제창을 아예 의무화-법제화할 생각이고, 아예 공약으로 내걸 참이다. 못난이들이, 좌빨들이 나를 국가주의자라고 매도해도 타협할 생각 전혀 없다. 왜? 애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자 핵심은 바로 4절에 있기 때문에 그걸 빼먹는 건 비유하자면 식사 때 국물만 먹고 밥을 안 먹는 것과 똑같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 보라.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즉 애국가의 하이라이트는 제1절도, 2절도 아니고 바로 제4절인데 그게 뭐냐?의 가슴 뭉클한 이 나라사랑의 다짐이다. 이 신앙고백 아닌 신앙고백을 하기위해 우린 1~3절에서 동해물과 백두산, 남산 위의 소나무, 그리고 가을 하늘을 노래한 것이다. 이해하셨는가? 동해물과 백두산, 남산 위의 소나무 등은 모두 서곡일 뿐이다. 그런 짜임새도 모르고 시간관계상 1절만 대충 부르고 치우는 사람들을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치고 싶지 않다.
다시 묻자. 우리가 애국가를 한 해에 몇 번 부를까? 기껏 서너번도 안된다. 그렇다면 기회가 날 때마다 우렁차게 불러서, 아니 최재형 후보의 배우자와 형수·제수 등처럼 명절 집안행사 때 부르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실은 제가 이런 말을 여기저기서 하고 다니니까 원로방송인 표재순(85, 전 문화융성위원장)씨가 내게 그런 말을 해준 바 있다. 자신이 1980~90년대 MBC-SBS방송에 간부로 재직할 때 기자-PD 채용 면접에선 반드시 애국가 4절까지 외워보라고 주문을 했다. 결과가 어떨 것 같으냐? 애국가를 온전히 꿰는 젊은이는 드물었다는 게 그 분 말씀이다. 그렇다고 젊은이만 욕하면 뭐하나? 그걸 교육 시키지 않는 이 나라 어른들이 문제 아니냐?
그리고 방송 말미에 이 말도 하고 싶다. 실은 현재 애국가를 국가 상징으로서 규정한 법적 근거는 없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게 관습헌법이듯 애국가도 그렇다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애국가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걸 검토해볼 때가 지금이다. 최재형 후보는 집권한다면 애국가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 그리고 국민의례 때 4절까지 부르는 것을 의무화하겠다는 공약을 걸기 바란다. 억수로 표를 긁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자신한다. 어쩌면 애국가만 제대로 불러도 한국인의 애국심이 되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9일 오후에 방송된 "최재형 집안은 알았다! 애국가 4절의 가슴 뭉클한 얘기"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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