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벗 투 아시아’로 ‘중국 부상 막아 낼까?’
미국, ‘피벗 투 아시아’로 ‘중국 부상 막아 낼까?’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3.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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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가 지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군사개입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응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을 때, 서방의 보복이 있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러시아와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관 계약을 체결하며 구조에 나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서 틈새가 보이기만 하면 그 틈새를 비집고 나아가는 민첩성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서방세계가 지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군사개입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응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을 때, 서방의 보복이 있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러시아와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관 계약을 체결하며 구조에 나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서 틈새가 보이기만 하면 그 틈새를 비집고 나아가는 민첩성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아래의 글은 세계 정치에 대한 폭넓은 저술 작가로, 미국의 외교정책과 중동, 그리고 국제전략 문제 등에서 권위자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전에 프랑스 파리 아메리칸 대학의 국제 관계 교수였으며, 알 자지라(Al Jazeera)의 시니어 정치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르완 비샤라(Marwan Bishara)17(현지시각) 신문에서 주장한 골자이다.

그는 세계의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충돌을 향해 움직이는 거대한 빙하와 같다고 진단했다.

냉전이 지난 세기의 2, 그 이상을 지배하면서 그들의 소름끼치는 갈등과 경쟁은 21세기를 지배하게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안보팀이 318일 미국과 중국의 거리상 중간지점이라 할 알래스카에서 회의를 갖는 것은 적절한 조치이며, 이는 양국과 전 세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양국 정부가 고위급 회담의 틀에도 합의하지 않았다는 초기 보도는 결과에 좋은 징조가 되지 않는다. 중국은 이를 전략대화(strategic dialogue)’의 시작으로 보고 있지만, 회담을 요구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일회성 이벤트로 간주,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중국에 통보할 가능성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외교적인 표현에 대한 오해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시진핑 국가주석은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서 미국과의 강대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대통령 시절 악화되었던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복원하기 전에, 중국의 전략적 자세를 완화하고, 위협적인 최후통첩 상황을 완화하기를 바란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에도 양국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다.

비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정부에 공적인 어조를 유지하고 건설적이고 책임감 있고 강한 중국을 환영했지만, 그의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는 사실 떠오르는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심각한 시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 Trans-Pacific Partnership) 탈퇴는 오바마의 봉쇄전략을 약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트럼프는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12개국이 포함된 이 팽창적 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했고, 이 협정은 대륙에서 중국의 힘에 대항할 수 있었다.

대신 트럼프는 중국이 '도둑질'을 하고, 불공정 무역관행을 통해 우리나라 미국을 함정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포퓰리즘적 민족주의 노선을 수용했고, 거래를 하자면서도 위협적인 제재를 동시에 하는 이중 정책(dual policy)을 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다룰 수 있는 당나귀가 아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전략은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계속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고통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마르완 비샤라의 진단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막대한 국방예산을 20207380억 달러로 늘렸고, 시 주석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와 군비 확대에 나섰다. 이런 등골이 오싹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

중국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 무슬림(이슬람교도)을 학대하고, 홍콩을 약탈하는 것을 비난하면서 잠재적인 군사 침략과 대만(Taiwan)의 통일 노력, 특 무력 통일 운운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지역 안정에 대한 중국의 전반적인 위협과 전략적이고 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에서의 무력을 내세운 위협(sabre-rattling)’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의 전반적인 인권 침해, 지적 재산권 침해, 환율 조작, 사이버 공격 등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그 분노의 대부분은 베이징에서 무시당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끔찍한 기록들을 고려할 때,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가 소수자 권리, 국가 주권에 대한 존중, 사이버 안보, 군사적 과잉에 대해 설교할 자격이 있느냐며 되묻기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통렬한 비판들이 사실은 징후와 핑계이지 미-중 마찰의 실제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쟁의 진짜 원인은 아시아의 권력구조를 서서히 재편하고 있는 역내 패권국으로서 중국의 확고한 부상과 동급 라이벌(peer competitor)’이나 진정한 글로벌 강국이 되기 전에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시도에 있다.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공고화 되기 전에 중국의 콧대를 꺾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전쟁부터 1, 2차 세계대전을 거쳐 냉전에 이르기까지, 지난 2세기의 지정학, 그리고 그들의 비극은 주로 지배적인 세계 강대국들과 떠오르는 세계 강대국들 사이의 이런 유형의 거대한 권력 충돌에 의해 형성돼 왔다.

오랫동안 잠자는 사자(sleeping lion)”로 여겨졌던 중국이 마침내 깨어났다. 그리고 그것이 평화롭고, 우호적이며 문명화된 사자라는 시진핑 주석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포효는 이미 적들과 친구들을 똑같이 흔들어 대고 있다.

중국이 세계 권력구조의 올바른 자리(rightful place)’라고 여기는 곳을 차지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그런 유감스럽게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마르완 비샤라는 주장하고 있다.

대규모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 Road Initiative)'를 통해, 경제관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원대한 중국의 포부이다.

또한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브릭스(BRICs), 신개발은행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다양한 다자금융기관을 설립해 서방세계가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orld Bank)과 경쟁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오랫동안 자신의 무게보다 가볍게 주먹질을 해 왔다고 믿고 있으며, 이제는 중국인들이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ke China great again)‘ 시기가 됐다고 믿고 있다. 결국, 중국은 실은 과거 5,000년 역사의 많은 부분에서 강대국이었다.

노련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 모든 것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고, 앞으로 닥칠 중대한 도전들을 충분히 깨닫고 있는 것 같다. 바이든 정부는 이미 중국을 미국에 대한 최고의 국가 위협국으로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초기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 설계자 커트 캠벨(Kurt Campbell) 등 아시아 전문가들로 국가안보팀을 충원하는 데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대통령은 효과적인 봉쇄 전략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상승과 확대를 늦추려 할 것이다. 바이든은 그의 전임자와는 달리 미국이 혼자서 그것을 시도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필연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국들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12일 쿼드(Quad) 4, 즉 미국, 일본, 인도, 호주 정상들과 비대면 온라인 정상회담을 갖은 것은 피벗 투 아시아 2.0’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 주 일본과 한국에서 열린 국무장관 및 국방장관 2+2 후속회담은 효과적인 새로운 대전략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맹국들 중 일부는 파행적인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강대국 중국과 그들의 외교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길을 만들어 나아갔기 때문에, 여전히 힘든 싸움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EU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기 불과 3주 전에 중국과 포괄적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하기로 결정한 것 같아 더욱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방세계가 지난 20143월 우크라이나 군사개입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응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을 때, 서방의 보복이 있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러시아와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관 계약을 체결하며 구조에 나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서 틈새가 보이기만 하면 그 틈새를 비집고 나아가는 민첩성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는 대만에서도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은 대만 섬이 평화롭게 개항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대만을 완전히 합병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중국은 1949년 내전 종전 이후 대만과 분리됐음에도 '독립'을 추구할 경우 대만을 전쟁으로라도 통일을 일궈내겠다며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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