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머니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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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머니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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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 김정은,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 외교적 성과 얻을 수 있을까?
- 김정은-시진핑-푸틴, 한반도에서 원하는 대로 미군 철수를 해낼 수 있을까?
- 중국과 러시아, 끝까지 김정은을 살려낼 수 있을까?
-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핵용인, 전략적 계산 끝나
김정은의 접근이 협상 테이블에서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는 낼 수 있는 ‘머니볼 전략(Moneyball strategy)전략’이 작동할지는 미지수이다.
김정은의 접근이 협상 테이블에서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는 낼 수 있는 ‘머니볼 전략(Moneyball strategy)전략’이 작동할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머니볼전략부터 살펴보자. ‘머니볼이란 미국 프로야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운영 방침을 가리키는 말로, 구단주 빌리 빈의 방침이다. 통계분석 체계를 이용, 될성부르거나 출루율이 좋되 몸값이 저렴한 선수를 찾아낸 뒤, 적은 돈을 들여 영입하는 등 야구계의 상식을 벗어난 빌리 빈의 선택은 크게 성공했다.

2002813일부터 94일까지 20연승을 거뒀다. 미 프로야구 140년 역사에 유일한 기록이다. 돈이 많이 부족한 북한 김정은이 빌리 빈머니볼처럼 한반도 북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525~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일본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고, 어떤 정책을 논하기 보다는 의전(儀典)’에 온통 신경을 썼다. 오죽하면 일부 일본 언론조차 아베는 관광가이드라는 비판까지 내놓았을까.

북한은 지난 5월 초(4일과 9) 동해안 등에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한의 그 같은 도발적 행위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북 자세를 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입장과 같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소원대로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발사한 것은 작은 무기(small weapons)'이며,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킬 것을 확신한다며 김정은을 감싸는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를 초청한 아베의 과시욕에 어두운 빛이 드리운 셈이다.

또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는 그와 다르다고해 심지어 둘이 결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었다.

조건 없는 대화를 해야겠다고 한 아베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중요한 외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걱정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확실히 북한 경제가 고군분투중이고, 식량난이 부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브로맨스(bromance) 관계인 김정은은 경제 제재 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협상팀을 개편하고 조건만 맞아 떨어지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제안하면서 정치인다운 포즈(a statesmanlike pose)로 나서려 할 것이다.

531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지난 2월 하노이 실무협상에 임했던 김성혜, 통역 신혜영 둘다 정치범 수용소 행을 했으며, 실무회담을 담당했던 김혁철 전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현재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이다.

김혁철은 미국 측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로 협상 상황보고를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미제 스파이로 몰려 지난 3월 외무성 간부들과 함께 조사를 받고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됐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이런 것들이 사실로 확인 된 것은 아니다.

또 회담을 총괄했던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도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자강도에서 혁명화 교육(강제 노역 및 사상교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지중지한다는 여동생 김여정은 근신중이라는 보도이다. 김정은은 이 같이 대외적으로는 보통국가의 통상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강권 통치, 살인 통치를 저지르면서 어떻게든 장기집권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김정은은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내밀면서 추가 협상을 위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정권의 이런 돌출행동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정은은 70년 동안 북한의 독립을 지켜온 김씨 왕조의 시선으로, 할아버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자력갱생을 신성불가침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김정은 체제의 전통적 우방국이긴 하지만 김정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김정일은 항상 두 강대국과의 거리를 유지했고, 때때로 다른 강대국들과 맞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반면 김정은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 지정학을 전략적으로 활용, 자신에게 양국의 기울기를 자신 쪽으로 기울게 하려고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김정은의 고민 중의 고민일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은 대본을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들은 노동 분업(division of labor)을 해결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통치 자금, 외화벌이의 한 축인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및 러시아에서의 일자리를 유지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간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은은 한-미 간에 이간질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화해에 대한 열망을 철저히 악용하고 있다. 또 고위급 교류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절박한 입장의 아베 총리와의 대화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에게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에게 보여줄 통치자금, 그리고 벌려 놓은 각종 건설 공사에 투입할 자금이 절실하다. 일본이 만일 통 크게 대일청구권 자금을 제시하면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아베와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가장 영향력 있는 파트너로서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재가 완화되기 전에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빅딜)를 무시한 채, 중국은 제재 완화를 정치적 해결, 신뢰구축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어떻게든 북한을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10여 년 전 북한 핵 폐기를 위한 실패한 협상에 참여했던 러시아는 이제 김정은을 대신해 전면에 나섰다. 지난 4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 만났다. 푸틴은 미국과 한국이 안전보장을 해주면 김정은이 비핵화를 충분히 이행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일축하고, 러시아와 중국과의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푸틴은 한반도 핵 문제에서 러시아의 지분을 많이 확보해 놓을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중국-러시아-북한간의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거는 습관을 들였고, 역시 크렘린과 더 자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의 한반도 목표 달성에 좋지 않은 징조임에는 틀림없다. 러시아와 중국은 비핵화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다물면 그만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나라도 김정은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을 심각하게 방해하려 한 적이 없다.

정작 당사지인 한국의 역대 정부도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진보정권은 북한에 너무나 개방적이어서 북한의 핵 개발이 성과를 거두면서 안보 불안을 가져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보수 정권은 너무나 냉전적 사고에 빠져 북한과 꼭 필요한 물밑 대화조차 차단하며 남의 일처럼 대하면서 치열한 대결의 장을 보태왔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핵 무장된 북한을 용인하겠다는 의지는 전략적 계산을 반영한 것이다. 비록 그들이 종종 김정은의 행동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최우선 과제는 김정은 정권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만약 김정은 정권이 붕괴된다면, 일어날 수 있는 결과는 서울 정부 아래로 통일된 한국이 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국경선에 미군까지 배치하게 되는 상황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특히 중국은 국경 무역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볼 것이며,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득이 될 수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얻을 것이 많다. 김정은 정권은 미군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서태평양에서 철수하기를 원한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이상적인 일이지만, 만일 그럴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게는 너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러시아(옛 소련)와 맺은 중거리 핵군축협정(INF)에서 미국을 철수시켜 버렸기 때문에, 이 조약에 따른 의무 규약에 사라져 러시아는 마음대로 핵무기 등 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으며, 중국은 원래 INF 체결국이 아니어서 지금까지 군비 확장을 마음껏 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 내륙에 설치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 사드)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보복으로 한국을 압박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주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단에 있는 크림반도(Crimea)에 대한 일방적인 병합에 대응한 서방측의 제재가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러시아에 갈수록 중요한 시장이자 투자처가 됐다. 일정 부분 중국이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지금, 러시아는 새로운 강대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생겨났다. 이와 함께 2020년까지 베트남과의 양자교역을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 이 지역 전역의 경제적 유대를 심화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에게 러시아는 에너지와 원자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잠재적인 군사 협력 관계를 제공한다. 러시아는 방어 기술과 합동 훈련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에서 중국의 주요 동맹국이 될 수 있다.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핵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위협한 트럼프의 이력을 감안할 때,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전략은 이미 한반도 비상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러나 김정은의 접근이 협상 테이블에서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는 낼 수 있는 머니볼 전략(Moneyball strategy)전략이 작동할지는 미지수이다.

싱가포르(20186.12)와 하노이(2019.2.27/28)에서 열린 북-미 핵 정상회담에서 삼진아웃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공을 울타리 너머로 날려버렸다며 자랑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김정은은 하노이 실무협상 팀을 무자비하게 물갈이 해버리고 장기간에 걸쳐 자신에게 일관된 점수를 줄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출전시키고 있다. 3차 북-미 대화의 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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