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럽 겨울철 에너지 위기 구세주,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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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유럽 겨울철 에너지 위기 구세주,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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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 기온 프랑스 남서부 섭씨 25도, 평소 스키 리조트로 붐비는 지역
- 겨울철 장사는 물 건너가 ‘울고 싶어라’
- 20도 넘는 독일, 1881년 이래 이런 따뜻한 기온 단 한 번도 없었다.
- 스위스 기상당국, 벌써 개암(헤이즐넛) 꽃 피자, 꽃가루 알레르기 경보 발령
- 스페인 빌바오 공항 기온 섭씨 25.1도, 인근 주변에선 ‘일광욕’ 즐기기도
- 적막한 스키장(Empty Slopes)
- 오히려 가스 가격 하락
2023년 1월 유럽의 따뜻한 겨울철이 에너지 가격 끌어내려 / 사진 : 유튜브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후 곡물과 에너지의 공급망이 흐트러지면서 세계는 곡물가격의 급등으로, 러시아에 의한 에너지 공급 차단 등을 특히 유럽의 겨울나기가 난제였다.

유럽 전역에서 연말부터 연초까지 기록적인 따뜻함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기후변화 대책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연가스의 가격 급등에 시달리는 각국 정부로서는 일단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한 상황이다.

스위에서 폴란드에 이르기까지 지난 며칠간 기온은 사상 최고에 달했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새해 첫날 최고기온은 섭씨 18.9도로 상승했다.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12월 30~31일 기온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를 기록했으며, 남서부는 새해 첫날 기온이 무려 섭씨 25도 가까이 올랐다. 이 지역은 평소 겨울철이라면 스키 리조트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이번 겨울은 눈 부족으로 겨울장사 업체들은 ‘울고 싶어라’라는 분위기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은 독일 기상국은 이처럼 온난한 연말연시는 기록을 세우기 시작한 1881년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체코 방송은 민가 마당에서 일부 나무에서 벌써 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기상당국은 헤이즐넛(Hazelnuts : 지중해 연안, 터키, 에스파냐 등지에서 나는 개암) 꽃이 개화함에 따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꽃가루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또 스페인 바스크 주 빌바오 공항의 기온은 섭씨 25.1도를 기록했고, 인근 미술관 주변에서는 일광욕을 즐기거나 네르비온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전언이다. 빌바오에 거주하는 81세의 에우세비오 포르게이라(Eusebio Folgeira) 어르신은 “이곳은 항상 비가 많이 와서 매우 춥다. 그게 1월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여름처럼 느껴진다“며 놀란다고 통신은 전했다.

프랑스의 여행자 조애나 오스트(Joana Host)씨는 “자전거를 타기엔 좋은 날씨지만, 우리는 이 지구가 불에 탈 지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을 즐기는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최근 따뜻한 겨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 작업을 아직 끝내지 못했다. 다만 1월이 이만큼 따뜻하다는 사실은 인류 활동에 기인하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장기적인 온난화 흐름을 보여주는 현상과 같다.

눈 없는 슬로프- Slopes without snow in European Winte , Jan, 2023. 

유럽연합(EU) 기상정보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의 기후과학자 프레자 밤보르그(Freja Vamborg)는 “유럽의 겨울은 지구 전체 기온 상승의 결과로 해마다 따뜻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기후과학자 프리델리케 오토(Friederike Otto) 박사도 “새해 유럽 전역의 기록적인 고온은 인류의 활동에 기인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났을 공산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피에르 시몬 라플라스 연구소(Pierre-Simon Laplace Institute)의 로베르 보타르(Robert Vautard) 소장은 “기온 상승은 12월 30일부터 1월 2일이 절정이었지만, 온난한 기후 자체는 2주간 계속되고 있고, 게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기상현상”이라고 분석했다.

* 적막한 스키장(EMPTY SLOPES)

프랑스 기상당국은 이 이례적인 고온에 대해 아열대 지역(subtropical zones)에서 유럽으로 많은 양의 온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곳곳의 스키장으로 예약 취소로 손님이 거의 사라졌다. 스페인 북부의 아스투리아스(Asturias), 레온(Leon), 칸타브리아(Cantabria) 같은 스키 리조트는 눈이 내리지 않아 크리스마스 휴가철부터 계속 문을 닫았다.

1984년 동계올림픽 행사장이 된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 인근 자오리나 산지(Jahorina mountain도 원래대로라면 스키객들로 가장 붐비는 시기일 텐데, 땅에 눈은 없고 리프트에는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이다. 한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는 단 한 쌍의 커플만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는 게 로이터 통신 기자의 전언이다.

천혜의 자연 비경 휴양지인 폴란드 남부 자코파네(Zakopane)에서 1월 7~8일로 예정됐던 스키점프 대회는 취소됐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독일의 기후전문가 카르스텐 스미드(Karsten Smid)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바로 기후과학자들이 10년 전, 20년 전 경고한 적이 있다. 그리고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며, 더 이상의 극적인 온난화를 막기 위한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오히려 가스 가격 하락

반면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줄인 뒤 대체 조달처 확보와 에너지 가격 억제에 악전고투해 온 유럽 각국에서 볼 때, 이 이례적인 따뜻한 겨울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에너지 위기로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이행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지만, 단기적인 문제로 러시아로부터 공급 위축의 구멍을 메울 만큼 천연가스를 찾는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장 기온 상승 덕분에 많은 나라에서 난방용 가스 수요가 감소하면서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천연가스 거래지표인 네덜란드 TTF(Title Transfer Facility)의 가장 가까운 기일에 인도되는 거래가(Front-month price) 기준, 1월 4일 오전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70.25유로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에너지 당국 책임자는 따뜻한 겨울이 가스 가격을 계속 낮춘다면 이달 에너지 규제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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