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판 트럼프의 재현, 대선판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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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판 트럼프의 재현, 대선판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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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트럼프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선 투표결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기세
- 실제 패배시, 부정선거, 투표조작이라며 유권자 부추겨 강력한 시위 유도 가능성
- 트럼프의 2021년 1월 6일 의회 의사당 습격 혹은 그 이상의 사태 유발 가능성
- 보우소나루, 아웃사이더이자 입이 험한 트럼프 배우기
- 특히 SNS를 교묘하게 악용,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수법
- 보우소나루, 민주주의를 믿기는 하지만 늘 그 굴레를 벗어나려 하는 인물
- 브라질에서는 2022년 1~6월에만 살해된 정치인 수는 45명 웃돌아
- 보우소나루 정권시 민간인 소지 총기의 수는 2배로 늘어 200만 정
- 오는 10월 투표가 브라질의 민주주의의 존폐 위기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룰라 전 대통령 : 오는 10월 브라질 민주주의 존폐 위기를 놓고 대선 투표가 주목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룰라 전 대통령 : 오는 10월 브라질 민주주의 존폐 위기를 놓고 대선 투표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브라질이든 대통령선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그리고 대선 투표가 끝나고 승리자, 패배자가 가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부정선거 운운하며 정국을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연설에서 한 경고는 미국에 대한 것, 즉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것이었다. 한쪽 선거 결과에는 한쪽이 승리를 하거나 아니면 그 승리에는 부정선거가 있었는지 두 가지밖에 없다고 믿는다면, 민주주의는 존속할 수 없다고 브라질을 지칭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을 두고 흔히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한다. 그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0일 온갖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패배할 것이라고 예측이 다수인 가운데 대선을 치르게 된다. 그는 공정하고 투명성이 높은 투표 결과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브우소나루가 원하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투표가 실시될 것이다. 브라질의 전자투표 시스템은 잘 관리되고 있어 부정을 저지르기 어렵다는 게 영국의 저명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최신호(910일자)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럼에도 보우소나루는 여론조사는 틀려먹었고, 대선 승리는 결국 자신이라고 계속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이는 문제가 있는 즉 자신이 불리할수록 선거가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보우소나르는 부정선거라고 외치면서도 단 하나의 부정투표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보우소나루의 말을 그대로 믿을 것이 뻔하다. 그의 발언은 나중에 표가 조작됐다며, 유권자들의 심판을 거절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민들은 보우소나루가 선거 결과를 보고, 폭동을 선동,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중들이 202116일 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연방의의 의사당을 습격, 점거한 사건과 비슷한 또는 그 이상의 사태가 벌어지지나 않을까하며 두려워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 보우소나루, 그동안 트럼프 방법 많이 차용

브라질판 트럼프라는 별명에 걸맞게 보우소나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절제성의 행태를 흉내 낼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실제로 여러 차례 그래왔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는 대립하고 있는 진영에 대해 잘못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물론, 사악한 집단이라며, 분열을 씨앗을 계속 뿌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보우소나루는 분열과 비판을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부르며 물리쳤다.

보우소나루의 성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적이며 브라질이 군사정권 아래 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더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최측근이기도 한 하들 가운데 한 명은 미국 의회 의사당을 습격한 폭도를 공공연히 찬양한다고 한다. 보우소나루로는 조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한 사람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늦은 인물이었다.

입이 거칠고 시끄러운 하원의원이었던 보우소나루는 2018년 지배층(establishments)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는 분위기를 틈타 대통령에 당선됐었다. 이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위해 보우소나루는 입이 험악하고 한쪽에서는 우습게 여겨졌던 아웃사이더(outsider)였던 트럼프(Donald John Trump)의 책략을 면밀하게 배우고 있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특히 SNS(소셜미디어)를 교묘하게 악용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수법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지금도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의 오른쪽에 설 사람이 없고, 지지자들에게 두 가지를 믿게 하고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만일 그가 패배했을 때 부정한 투표가 이뤄진 증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최대의 정적이라 할 룰라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브라질은 악마의 손에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보우소나루의 망상으로는 룰라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브라질의 교회를 폐쇄하고, 브라질을 마약국가로 만들며, 남자들에게 드레스를 입으라고 장려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한 망상은 넌센스일 뿐이라고 단정했다. 룰라는 현실주의적 좌파 정치인으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꽤 잘 나가는 브라질 대통령이었다. 그는 상품 가격 상승의 열풍에 힘입어 소득 증가를 가져와 열악한 복지제도를 대폭 확충했다. 퇴임 후 상품의 열품은 사라졌고, 룰라의 오른팔이자 후계자였던 호세프 대통령은 수년 전 부패사건으로 추궁당하다 탄핵됐다.

룰라 자신도 뇌물수수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후에 판결은 무효 판결이 났다. 룰라는 부정행위를 부정하고 있다. 그는 이상적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지만, 충분히 제대로 된 부류의 대통령 후보이긴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룰라는 민주주의의 신봉자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평가이다.

*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동을 선동할 우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 제도의 범위 안에서 직무를 수행하는지 모르지만, 항상 그 굴레에서 벗어날 길을 찾고 있다. 더욱 불안한 것은 그를 제약하고 있는 제도가 트럼프를 제약한 제도보다 공고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군이 쿠데타를 선동하는 일은 있을 수 없지만, 브라질에서는 군사정권이 1985년까지 계속됐다. 브라질군은 정권에 깊숙이 편입돼 있어, 투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브라질 국내에서는 쿠데타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쿠데타까지는 아마 일어나지 않겠지만 어떤 반란도 있을 수 있다. 보우소나루는 일상적으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 “기관총으로 쏘자……노동당 지지자를이라는 식의 보우소나루의 발언을 다른 뜻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브라질에서는 20221~6월에만 살해된 정치인 수는 45명을 넘어섰다. 무장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그 수가 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취임한 이후 총기규제의 허점이 넓어진 탓에, 민간이 소지한 총기의 수는 2배로 늘어 200만 정에 이른다.

브라질 고등선거법원이 룰라의 당선을 발표하면, 무장한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선거 법원을 습격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총 40여만 명의 군경이 어느 편에 서느냐이다. 군과 경찰은 함부로 총을 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용의자를 살해한 대원을 옹호하는 법안을 제안한 보우소나루에게 호의적이다.

브라질 헌법보다 그에게 충성하는 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만약 거리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생긴다면, 그는 긴급 권한을 행사해 권력 이양을 미룰지도 모른다.

이처럼 보우소나루는 세계 최대의 열대 우림에 대한 것과 마찬가지로,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협이다. 그가 취임 이후 아무것도 손을 쓰지 않은 탓에, 아마존의 벌채와 소실은 이전보다 70%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와 그의 지지운동이 끝을 맺지 않는다. 패전에서 영향력과 권력을 잡는 법을 트럼프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후보자가 낙선할 경우, 당은 새 후보로 바뀌는 일이 많다. 반면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는 핵심 지지층을 향해 선거가 도난당했다고 호소하며, 그 거짓말을 연설 구호로 바꿨다.

그로 인해 지지운동은 뭉쳤고, 트럼프는 완전히 공화당의 지배권을 쥐었다. 그의 거짓말을 부인하면, 누구든 공화당 중간선거 경선에서 승리할 수 없게 됐다.

* 오는 10월 투표가 브라질의 민주주의의 존폐 위기

보우소나루도 (트럼프처럼) 같은 거짓말을 이용해 브라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야당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지기반인 기독교복음파, 총기보유자,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다고 느끼며 땅 침해에 노출된 농촌 사람들은 보우소나루 지지를 관철하고, 그가 정통 대통령이라고 믿을지도 모른다.

입법부나 정부에 있는 그의 지지자도 룰라 새 대통령이 정권 운영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브라질의 분열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면 102일 치러지는 1차 투표나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은) 30일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가 도저히 승리를 주장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로 패배할 것이다. 긴박한 위험을 안고 있는 몇 주가 다가오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분명히 지지하고, 브라질 군은 쿠데타와 비슷한 움직임이 있으면, 브라질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국가가 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깨달아야 한다. 브라질 유권자들은 염치없는 대중들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 나라에는 더 나은 대통령이 있어야 마땅하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의 운명을 우려하며 이 같이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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