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 ‘쉽지 않은 군부에 당근과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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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대통령, ‘쉽지 않은 군부에 당근과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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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지지 세력인 군부 설득 쉽지 않아
룰라(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 / 사진 : 위키피디아 일부 캡처 

룰라(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군부에 당근과 채찍을 병용’해 자신의 권위를 확립하고, 지난 8일 대통령궁과 의회 등의 피습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군 내부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친근감을 떨쳐내려 하고 있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21일, 피습사건을 일으킨 자이르 보우소나루(Bolsonaro)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던 천막촌을 제거하라는 정부 명령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줄리우 세자르 지 아루다’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했다.

후임으로 기용한 사람은 ‘토마스 미게우 히베이루 파이바’ 육군 동남부 사령관이다. 그는 며칠 전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동영상에서 룰라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보우소나루에게 승리한 지난해 대선 결과를 존중해 줄 것을 군 각 부대에 열심히 호소했었다.

습격 사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지난주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군의 일부와의 공모가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쿠데타가 시작된 줄 알았다”면서, “오래전부터 보우소나루가 내린 지시에 관계자들이 따랐다는 인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라 대통령은 집권 노동당의 요구대로 문민이든 군인이든 습격에 연루된 모든 인물에게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다만 룰라 대통령은 20일 군 고위 관계자와 회담했을 때는 이 피습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회담 상황을 아는 정부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이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대신 룰라 대통령이 중시한 문제는 “군이 국방상 필요로 하는 무기 등 장비 문제로 산업계 수장들을 회담에 초청해 장비 확충을 위한 투자와 생산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룰라 대통령이 군 내부의 불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무기개발 및 국방예산 확대를 강조한 것은 2003~2010년 대통령 시절과 겹친다. 룰라를 지지하는 좌파세력이 군 쇄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군 간부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 판도라의 상자

무엇보다 국방 지출에서 솜방망이질을 하는 식으로 해야 군 내부의 친(親)보우소나루 분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룰라 대통령은 군에 정치색을 제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 문제와 정치 리스크 전문가들은 4년간의 보우소나루 정권 하에서 정부 내 높은 지위와 많은 보수를 받아온 군 간부들에게는 갑자기 중립적이 되라는 말은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육군 총사령부 주변에 군 쿠데타를 요구하며, 모인 시위대 중에는 당당한 현직 군 간부의 가족까지 포함돼 있었다.

싱크탱크 제툴리우 바르가스(Getúlio Dornelles Vargas)재단의 한 인사는 “언론이 정권 불복종을 보도한 육군참모총장에 대해서는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룰라 대통령은 군 내부의 친(親)보우소나루와 비슷한 심정을 가진 인사들을 어떻게든 배제하라는 일반 국민의 중압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룰라 정부는 군 내부의 반(反)민주주의 분자 제거 등에 더 이상 발을 들여놓을 생각은 없는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브라질 군은 1985년 문민정권에 권력을 이양했지만 아르헨티나, 칠레와 달리 개별 군인이 인권침해로 법정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 때문에 아직도 국정에 대한 발언력(發言力)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으며, 이 같은 정부와 군의 관계를 수정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룰라 대통령이 이런 관계를 바꾸려고 하면 빈곤과 격차 해소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시간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사태를 이유로 군 간부에 대한 처벌을 시작한 것은 법적으로는 맞지만, 정치적으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룰라 대통령이 한시라도 빨리 이 문제를 해쳐나가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편, 호세 무시우(Jose Mucio) 브라질 국방장관은 군을 적대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조치는 취하지 말라고 룰라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고 한다. 무시우 국방장관은 보수파 정치인으로 국방장관 취임은 군에도 환영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냉전시대 국가안보 독트린에 기초한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 군 내부에는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당에 대한 불신이 짙게 배어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군과 좌파 정권은 앞으로 계속 긴장관계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관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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