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여론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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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제여론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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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력 우위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침공이 꿈쩍 않던 독일 외교 정책을 바꾸다

- 우크라이나 전쟁 2가지 :
▶ 우크라이나 자체가 전장,
▶ 국제여론 획득을 목표로 하는 전쟁

- SNS(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알지 못하는 독재자
-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독재자
- 러시아, 20세기 정보 인식에 머물러 있어
- 현대전에서 정보는 무기, 국제여론 환기는 군수물자와 같은 것
현대전에서 정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제여론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전쟁의 결과를 결정한다. 정보는 하나의 무기이며, 국제여론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군수물자와 같은 것이다. / 사진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유튜브 캡처
현대전에서 정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제여론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전쟁의 결과를 결정한다. 정보는 하나의 무기이며, 국제여론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군수물자와 같은 것이다. / 사진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유튜브 캡처

흔히 현대전은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이라고 한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기존의 군사적 수단과 함께 비()군사적 수단을 섞어서 전쟁 상대국의 혼란을 유도해, 불안을 최고조로 만들어가는 전쟁, 다시 말해 가짜뉴스(fake news), 사이버공격, 정치공작 등의 온갖 수단을 동원, 상대국에 공포와 혼란을 일으키는 전쟁을 말한다.

과거 전쟁에서 심리전이라는 단순한 용어 대신 보다 세분화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균형점을 깨뜨리는 전략이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information)이다. 특히 현대전에서 정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제여론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현대 전쟁에서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겼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시대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가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Bucha)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에 대한 학살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마찬가지로 수도 근교에 위치한 보로디안카(Borodyanka) 등에서는 부차를 웃도는 살육이 이뤄졌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앞으로 피해는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에 의한 명백한 전쟁범죄이며, 관계자는 반드시 엄격히 처벌되어야 한다. 다만 러시아는 국제형사재판소의 로마규정의 체약국이 아니라는 장벽이 있다. 체약국이 아닐 경우 재판을 요구하거나 탄핵을 발의하는 일인 소추가 미치지 않는다.

수많은 전쟁을 훑어보면, 인간은 그저 살인의 대상물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움직이는 것이 보이면 무조건 쏘아라라는 명령이 흔히 있었고, 지금도 없을 리가 없다. 젊은 병사의 경우, 공황적 광기로 총기 난사를 할 수도 있다. 이번 부차나 보로디안카의 참극상은 러시아 병사 개인의 광기로 살육을 했을까? 명령에 따른 조직적 살육 전쟁인지의 여부를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 우크라이나 침공이 꿈쩍 않던 독일 외교 정책을 바꾸다

제국주의자,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지난 224일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전후(post-War) 세계질서를 공공연하게 짓밟는 행위에 국제사회는 과거에 없던 충격을 받았다. 특히 유럽권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참극을 맞이한 셈이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힘에 의한 만행에 대해 경제제재로 대항하고 있지만, 본래 힘의 침략에는 힘으로 대항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래도 경제적 제재를 실효성 있는 것으로 삼으려면 국제사회가 철저한 결속전례 없는 규모로 제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 서방세계가 결속하고 제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특히 독일이 눈에 띈다. 독일은 오랫동안 안보 분야에서는 보다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 왔다. 분쟁지역에 대한 무기제공은 하지 않는다고 했고, 3국이 제공을 할 때에도 그것이 독일제 무기라면 반대한다고까지 했다.

그동안 독일은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박을 하면서 독일 주둔 미군 방위비 인상에 대해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GDP2% 이상 늘리라는 압박에도 늘리려 하지 않았고, 가스파이프라인 노르드스트림 2’의 인가의 중지나 러시아의 국제결제 시스템인 스위트프(SWIFT)에서 러시아 배제 움직임에도 좀처럼 응하지 않기도 했다. 노르드스트림 2 파이프라인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이송하는 독일에게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 실크로드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부차의 충격은 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체를 훨씬 웃도는 참상이다. 충격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사람들은 21세게 현대사회에서도 이런 잔학행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에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국제사회는 거의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는데 동참했다.

* 국제여론 획득을 목표로 하는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은 2가지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를 전장으로 하는 싸움이지만, 다른 하나는 국제무대를 전장으로 한 국제여론의 지지획득을 목표로 하는 싸움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대전에서는 국제여론을 자국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정당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여론의 지지를 잃게 되면, 아무리 막강한 힘으로 전장에서의 승리를 해도 합법성, 정당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느 나라도 스스로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호소, 여론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압도하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든 페스코프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이든 푸틴을 포함 이들은 국제사회의 비난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 대조적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거의 매일 화면에 등장, 러시아의 무자비함과 참극상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며 호소하는 등으로 그 효과는 절대적이다.

개전 초기 코미디언 출신의 신출내기 대통령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러시아와 사전에 충분한 회교접촉으로 전쟁 자체를 막을 수도 있었지 않느냐며 젤렌스키를 비하하는 일부도 있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방송, 미디어를 잘 알 수밖에 없는 젤렌스키는 대통령 이전의 코미디언이 미디어를 다루듯이 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다루고 있다. 전쟁이 개시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안전한 다른 나라로 피신하는데 도와주겠다는 선진국이 있었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고, 군복과 같은 옷을 착용하고 결사항전의 모습을 날마다 비디오를 통해 내보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의회에 국가별 맞춤형 화상연설을 통해 국제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도 국제 여론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 정책의 전환을 가져왔다. 비밀정보는 최대한 은밀하고 상대국에 깨닫지 못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공격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었다면, 이번에 미국은 비밀정보를 최대한 많이 즉시 공개했다.

그 결과 전 세계가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러시아군이 10만 명가량 집결돼 있음을 알고 있었고, 러시아 탱크들이 줄을 지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도로에 대기하고 있는 영상도 공개해 그 심각성을 미리 짐작하게 하고, 여론의 응집을 꾀했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이 같은 비밀정보 공개로 우크라이나 전쟁 예고편을 본 후 본 영화를 보듯 러시아 침공이라는 실전을 목격하게 됐다.

* SNS(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알지 못하는 독재자

SNS가 발달되고, 퍼지기 전에는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당시 사람들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정부에 의한 공식적인 발표만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라디오가 나왔고, TV가 퍼지면서 사람들은 방송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발표한 정보와 라이오나 TV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비교해가면서 듣고 보게 됐다.

특히 TV의 경우,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면서 전황이 바로 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알게 됐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걸프전 당시, 미국 CNN이 다국적군의 공격을 실황중계를 해, 생생한 현장을 알 수 있었고, 전쟁의 참극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꼈다.

이번 미국의 예고편CNN의 실황 중계와는 다르지만, 실제상황을 인공위성 사진, 영상 등을 제공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의 예고편대로 진행됨으로써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국제사회는 이해의 깊이가 더 깊어지게 됐다.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독재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시대의 변화에 대한 감수성에 있어 커다란 차이가 드러났다. 우크라이나는 현대사회에서 정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 것인가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고, 미디어를 잘 아는 코미디언 출신의 대통령이 있었다. 대조적으로 장기 독재 통치를 해온 푸틴은 인의 장막에 갇혀 사회변화에 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현대 전쟁에서는 정보가 전차(Tank)를 능가하는 아주 예리한 무기이다. 칼로는, 전차로는 글을 쓸 없지만, 펜으로는, 입으로는 글과 말을 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정보라는 예리한 무기를 한껏 사용, 국제여론을 환기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러시아는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정보라는 무기로 국제여론을 환기시킬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정보를 생산, 발신을 하는 대신 러시아는 정보 생산은 물론 발신조차 하지 못하게 정보 차단막을 쳤다. 푸틴의 정보통제가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밖의 그 넓은 세상을 알 수 없는 이치이다.

그러다 보니 독립 여론조사관 레바다 센터의 최근 푸틴 지지도 조사에서 무려 83%라는 믿기 어려운 지지율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가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역사는 말한다.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것은 반드시 그 결과가 좋지 않다. 러시아의 정보통제는 언젠가는 파탄이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한마디로 러시아는 정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20세기 사고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전에서 정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제여론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전쟁의 결과를 결정한다. 정보는 하나의 무기이며, 국제여론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군수물자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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