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세이 몰다쇼프(Alexei Mordashov)는 누구?
- 러시아 최대 은행 수뇌는 ?
- 판도라문서, 러시아 부호 42명 명단 발견
- 이들 42명의 재산,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5% 차지
조세피난처(Tax Haven)에서 유출되었던 비밀문서인 이른바 “판도라 문서(Pandora Papers)"에 800명 이상의 러시아 법인 정보가 있는 것으로 ICIJ(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의 분석결과 드러났다.
특히 배타적 민족주의자이자 제국주의자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전격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대(對)러시아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러시아 기업과 부호들의 재산 회피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장기 독재통치자들은 정경유착이 전형적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그와 가까운 이른바 ‘올리가르히(oligarch, 신흥재벌)’라고 불리는 기업인으로 서방국가의 경제제재 대상인물에 관련된 법인이 포함되어 있어, 조세피난처의 익명성을 빙자한 제재 회피를 허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CIJ는 12일 이러한 정보를 “오프쇼어 리크스 데이터베이스(Offshore Leaks Database)”에 공개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탐사보도언론인 네트워크 조직인 ICIJ는 조세피난처에서 법인과 조합을 설립하거나 유지하는 등기의 실무를 맡고 있는 세계 각지의 14개 업체, 법률사무소로부터 유출된 이들의 내부 문서 1,190만 건, 2.94 테라바이트의 분량을 입수, ‘판도라 문서’라고 명명했다.
ICIJ는 각국의 언론과 함께 분석과 함께 취재를 거듭, 2021년 10월은 물론 그 이후에도 특히 러시아와 관련에 주목하고, 분석과 취재를 지속, “러시아 아카이브(Russia Archive)”라는 이름으로 공개하게 됐다고 ICIJ가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 알렉세이 몰다쇼프(Alexei Mordashov)
판도라 문서에서 발견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은 알렉세이 몰다쇼프(Alexei Mordashov)이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대상에 올라 그의 자산이 동결된 인물이다.
원래 몰다쇼프는 독일의 여행 회사 투이(TUI)사의 34%의 지분을 소유, TUI사의 임원을 맡고 있었지만, 제재를 받고 3월 2일 사임했다. 3월 4일에는 TUI주식에 대한 그의 권리는 온데로(Ondero Limited)라는 이름의 회사에 매각된 것으로 발표됐다. TUI사의 홍보담당자는 당시 Ondero Limited의 실소유주를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도라 문서에 포함된 자료에 따르면, 카리브 해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Virgin Islands)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 온데로(Ondero Ltd)의 모회사이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또 다른 법인 라넬자산(Ranel Assets)을 소유한 사람이 몰다쇼프의 반려자인 것으로 알려진 마리나 몰다쇼프(Maina Mordashov)였다. 알렉세이 몰다쇼프와 마리나 몰다쇼프의 결혼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두 사람은 생애의 반려자로 보도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집안끼리 주식 이동이었던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ICIJ의 분석에 따르면, 몰다쇼프의 지주회사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법인의 익명성이 높은 지역에 65개가 넘는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 유령회사)를 대형 회계사무소 PwC의 지원으로 설립하거나 운영하고 있었다. 푸틴 측근과 관련된 송금을 하거나 요트 및 제트기를 보유하는 데 몰다쇼프의 법인이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ICIJ와의 인터뷰에서 몰다쇼프 대변인은 TUI사의 지분 이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몰다쇼프는 정치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러시아 당국과 다른 관계도 갖고 있지 않으며, 러시아 법률이나 국제법을 엄격히 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 러시아 최대 은행 수뇌
러시아의 대형 금융기관의 수뇌가 조세피난처 법인을 사용해, 재산을 밖에서 보기 어렵게 하고 있던 일도 ICIJ의 분석으로 밝혀졌다.
판도라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의 최고경영책임자인 헤르만 그레프(Herman Gref)는 2015년 싱가포르 업자의 도움을 받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파나마의 10여 개 법인을 동원해 리히텐슈타인에 있던 7500만 달러의 패밀리 재단을 재편했다. 그는 이어 당시 24세의 조카에게 이 가운데 5000만 달러가량을 증여했다.
헤르만 그레프는 2000년부터 2007년에 걸쳐 러시아 정부의 경제개발·무역부 장관을 맡아 푸틴 대통령의 동료로 보여지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헤르만 그레프 회장의 아들은 러시아에 살았고, 국외로 나갈 의사가 없었지만, 조카는 그때까지 12년 동안 러시아 국외에 살았던 것으로 돼 있다.
즉,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침공해 일방적으로 병합했고, 서방의 경제 제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르만 그레프 일가의 재산은 조세피난처 법인을 통해 러시아 국외 거주자들에게 넘어간 셈이다. 올해 3월 24일 그레프 회장은 영국과 미국의 경제제재 대상으로 지목됐다.
한편,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 스베르방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서방세계의 제재로 해외 외화 송금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러시아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베르방크 공보실은 8일 “외국 은행들에 있는 계좌를 이용하는 외환 거래에 대한 제재가 발효하면서, 7일부터 외국으로 외화 송금이 불가능해졌다. 이 같은 제한이 모바일 송금과 은행 방문 송금 모두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6일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방크(Alpha Bank)를 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는 제재를 취해, 거대 러시아 두 은행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됐고, 미국 기업이나 미국인들이 이 은행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됐다.
* 국제사회 제재 무력화 우려
헤르만 그레프 회장뿐 아니라 ICIJ의 정밀조사 결과, 판도라 문서에서 최소 42명의 러시아 부자의 이름이 발견됐다. 이 42명의 재산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적어도 11명은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피난처의 유령회사를 이용해 법인의 실소유주를 익명으로 둘 수 있는 현 상황은 과세, 규제, 그리고 제재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해 왔다.
크렘린과 결부된 러시아의 은행가나 부자들은, 제재를 받을 우려를 잘 알고 있어, 자신들의 자산을 자신들의 것으로 특정되는 것을 가능한 한 어렵게 하려고 했을 것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금융범죄 및 안전보장 연구센터(the Centre for Financial Crime and Security Studies)는 “이들을 지원하는 대리인과 페이퍼 컴퍼니를 대상으로 제재를 실시하지 않으면 제재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출된 판도라 문서에서 푸틴 체제로 큰돈을 벌고 있는 올리가르히 신흥재벌(서방국가 경제제재 대상) 관련 법인 상당수가 조세피난처에 은닉해 두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효과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겉으로는 민주화가 되었을 러시아에서는 실은 일부의 대부호가 러시아인의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소련 시대는 공산주의국가로 부의 편재가 없는 평등과 공평의 사회라고 하는 표면적 명분이었지만, 판명된 조세피난처에 재산 은닉 정보로부터, 소련 시대부터 푸틴이나 그 동료들이 러시아·소련 국민의 부를 독차지한 것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심하게 말하자면, 러시아라는 국가는 “러시아 국민을 착취하기 위한 기계”였고, 그 착취한 자본을 지켜내는 역할이 폭력을 서슴지 않는 KGB 요원이었던 푸틴의 활약이 없었을까? 은기재산에 관한한 푸틴도 KGB 활약당시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