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을 맞이해 행한 힘찬 기조연설에서 “지난 100년 동안 중국의 업적을 칭찬하고, 적성 국가들에 대해 은근한 경고”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샤오캉 사회 달성을 공식 선언하고, 대만(Taiwan)통일은 역사적 임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톈안먼 광장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약 7만 명의 청중들을 향햐 연설을 한 시진핑 주석은 여러 차례의 박수와 환호로 연설을 중간 중간 중단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기 전 봉건제도의 폐해와 식민지 개입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았다고 홍콩의 영문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역사 속에서 그랬듯이, 앞으로 다시는 중국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른 나라들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러한 외국의 개입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광장에 모인 청중들을 자극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인의 혈통에는 남을 침략하고 지배하는 유전자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의 시진핑 주석의 기조연설의 주요 골자이다.

* 기념식 참석과 불참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통합과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 후진타오(胡錦濤, 78)전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78) 전 총리를 포함한 전직 지도자들이 기념식 연단에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104세의 쑹핑(宋平, 1017년생)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최고령자로 참석했다.

그러나 장쩌민(江澤民, 94) 전 총서기와 주룽지(朱镕基, 92) 전 총리의 불참은 이들의 건강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장쩌민의 뤄간(罗干, 85) 안보실장도 이날 기념식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일부 불참자들은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오랫동안 서 있을 체력이 없기 때문에 건강이 불참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정책대학(the Lee Kuan Yew School of Public Policy at th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알프레드 우(Alfred Wu) 부교수는 “장쩌민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는 둘 다 90세가 넘었지만, 그들 중 한 명만 참여해도 사람들이 자신들에 대한 추측에 집중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한 명도 불참하고 싶어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덩위웬(邓聿文) 전 학습시보(學習時報, Party's Study Times) 편집장은 "T쑹핑은 너무 늙어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장쩌민과 주룽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아마도 정치적 불만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건강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약하고 걷는데 도움이 필요한 장쩌민은 2019년 7월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룽지는 최근 몇 년 동안 대중에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일 기념식에 후진타오 전 주석은 백발의 피곤한 표정으로 시 주석 옆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공산당과 국가의 운명

시진핑 주석의 또 다른 주제는 중국의 발전과 국제무대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할이었다. 중국 국민과 자주 결부시켜 투쟁과 당 장악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성공은 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민과 당을 갈라놓으려는 어떤 시도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덩위웬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또 미국의 대중 정책이 매파적으로 변한 것을 중국 국민이 아닌 공산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묘사한 미국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면서, 시 주석의 연설 핵심은 “(매파적 정대세력은) 중국 공산당과 국가, 중국 인민 등 3개 주체 단일체를 붕괴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천다오인(Chen Daoyin)은 “당의 운명을 국민과 국가의 운명과 결부시키는 것은 그의 당 권력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 주제는 국민의 정치적 지지와 정체성 의식을 증진시켜 당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공산당 창당 100주년 목표

시진핑 주석 연설의 승리주의(triumphalism)는 여러 가지 면에서 몇 년 전에 치밀하게 준비되었다. 2021년 이전에 절대빈곤을 퇴치하겠다는 당의 분명한 목표는 시 주석이 100주년을 맞아 중국을 온건하게 번영하는 사회로 만드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시 주석 연설이 있기 전까지 100년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는 주제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시 주석은 100년 전 중국의 정치 및 경제 상황을 오늘날과 자주 대조하면서, 중국이 과거 한 세기 동안 앞으로 복잡한 공해(公海, international waters)를 어떤 방식으로 항해해야 하는지를 연구의 도구로 사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우리는 역사로부터 왜 권력이 흥망성쇠 했는지 이해할 수 있고, 100년 동안 당의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가 과거에 왜 성공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이는 우리가 우리의 건국 사명을 지키는 데 있어 더 큰 결의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덩위웬은 “시 주석의 연설 후반부는 본질적으로 당이 세기에 우선할 청사진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시 주석의 향후 100년 계획은 통일전선 창안, 당의 자신감, 홍콩 내 일국양제, 대만 문제 등이며, 시 주석은 미래를 위해 이 과제들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 홍콩과 마카오

시진핑 주석은 홍콩과 마카오 영토에 대한 포괄적 관할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우리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중앙 정부의 포괄적인 관할권을 구현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개발을 보호하며, 특별 행정 사회의 전반적인 안정을 보호하고, 홍콩을 유지하는 법체계와 집행 메커니즘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마카오는 번영하고 안정적이라고 시 주석은 말했다.

그는 또 특별행정부를 통치하는 공식인 “1개국 2체제 원칙”과 홍콩을 통치하는 홍콩인과 마카오인 원칙은 포괄적이고 정확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한 강조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1년 만에 반정부 시위가 있은 후 나온 것이다.

반관반민 홍콩-마카오학회(the semi-official Chinese Association of Hong Kong and Macau Studies)의 라우 시우카이(劉兆佳, Lau Siu-kai) 부의장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공공질서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에 대해 홍콩 당국이 매우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홍콩의 장기적인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은 최근 몇 년간 대두된 여러 종류의 안보 위협만을 다루었을 뿐이지만, 홍콩은 개방 사회이자 국제 금융 중심지이며, 외국이 금융 시스템을 공격할 때, 그리고 많은 주민들이 반(反)공산주의적이고 친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때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 주석은 또 사회 안정”을 강조했다“며, ”이는 홍콩이 효과적으로 통치되어야 하며 폭동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시진핑 주석은 서방과의 대립이 커지자 화해의 뜻과 함께 다른 나라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 국민을 괴롭히거나 억압하거나 노예로 만든 적이 없다”며, “중국은 과거에 그런 적이 없었고, 지금도 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또한 중국인들은 어떠한 외국 세력도 그들을 괴롭히거나 억압하거나 노예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구든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14억 인구의 혈육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철벽과 충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대만, 홍콩에 이르는 다양한 국제적인 문제에서 서방 국가들, 특히 미국과 점점 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도 특히 일대일로 구상(一帶一路, Belt & Road Initiative)을 통해 외부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협력, 비대립, 개방, 상호 이익 추구, 제로섬 게임, 패권주의, 권력 정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 대만(Taiwan)

시진핑 주석은 연설 내내 “중국이 하나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의미를 모호하게 하는 정치적 공식인 ‘중국부흥(中華民族偉大復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만해협 양안(중국과 대만)의 동포들을 포함한 모든 중국 아들딸들은 대만의 독립 음모를 단호히 무너뜨리고, 국가회복(중국부흥, national rejuvenation)을 위한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단결하여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립중정대학(國立中正大學, National Chung Cheng University)의 린잉유(Lin Ying-yu) 겸임 교수는 “시 주석이 1992년 합의와 평화통일을 발동한 것은 양안 관계를 개선할 여지를 남겼다”면서 “지난해 말 대만 학자들이 공개적으로 군 통일을 논의했던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양국 관계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볼 때, 이 합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해는 더 이상 타이페이와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인훙(时殷弘, Shi Yinhong) 중국 런민대학(中國人民大學)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항상 대만 통일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해 왔고, 시 주석의 시대에는 통일에 대한 준비가 빨라졌지만, 일정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중국 공산당의 원동력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조직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고, 중국 젊은이들에게 이 기구를 만드는데 제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제도가 정치적 청렴성을 갖춘 고품격 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그의 공격적인 반부패 캠페인에 대한 긍정반응이 될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영광스러운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고, 우리의 붉은 피를 유지하고, 우리의 위대한 당 건설 정신을 영원히 이어나가야 한다”며, “지난 100년 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는 공산당원, 중국 국민의 단합된 투쟁의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국가 부흥’이라는 목표를 향한 이러한 과정에는 당의 지도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는 노력과 마르크스주의 이념의 구체화, 당 창당 원칙의 고수가 포함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