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모르고 있는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
당신만 모르고 있는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
  • 조우석 주필(평론가)
  • 승인 2019.12.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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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참 희한한 일이다. 대우 김우중의 진실을 왜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는지 답답하다. 

어제 조중동을 보니 조선일보를 제외한 중앙과 동아에서 추모 사설을 내보냈다. 모두 ‘김우중의 기업가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이고 고인의 도전정신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수박 껍데기 핥는 그런 소리로 대우의 진실은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유튜버를 보니까 김우중 회장과의 일화를 나열한 뒤 그가 풍운아였고, 인생무상이라고 하던데 그 역시 하나 마나한 소리다. 

오늘 이 방송은 누구도 감히 말하지 않는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을 말씀드릴까 한다.

실은 나는 김우중 회장을 두 번 만나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한번은 2017년 초 서울에 잠시 들렀던 김 회장을 모셨는데, 그게 당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왼쪽부터 경제학자 좌승희 박사, 역사학자 이인호 교수, 김우중 회장, 그리고 저 조우석이다. 

실은 그 2년 전쯤인 2015년 초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그때 이미 쇠잔해지신 모습이고, 식사량도 작고 말씀도 조용조용하셨으니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아니었다. 장소는 남산 힐튼호텔 일식당이었는데 식사 직후 그 분이 좌중의 양해를 구하신 뒤 옆자리로 옮겨가셔서 담배를 피우셨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못 끊으신 듯한데, 담배는 국산 에쎄였다. 그걸 피우신 모습을 나는 휴대폰 카메라로 담았는데, 두 컷을 보여드리겠다. 자 이거다. 

너무도 외로와보이지 않느냐? 여기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분을 저렇게 외롭게 만든 게 누구냐? 그게 누구냐? 난 한국사회라고 본다.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을 알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 중 핵심이 IMF 외환위기와 뒤이은 대우그룹 해체인데, 그건 경제사·기업사에 가장 결정적 사건이다.차제에 김우중 회장의 진면목을 새로 봐야 하고, 그걸 지랫대로 해서 엉망진창인 한국경제의 실상을 바로 보는 계기로 삼을 때가 지금이다. 

대우 김우중은 자본금 단돈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세워 재계 순위 2위에 도달했던 대우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대우를 말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99년 대우그룹의 해체다. 당시 차입금 규모는 44조 원이고, 이를 메우기 위해 세금이나 다름없는 공적자금 21조 원이 투입됐다. 때문에 대우 때문에 투입된 혈세가 수십 조 원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마구 흥분을 한다. 

김우중과 대우그룹에는 신화 못지 않게 정경유착, 차입에 의한 문어발 확장이라는 그늘이 존재한다는 식의 논리를 그래서 사람들은 편다. 그것부터 진단하겠는데, 우선 대우에 물린 추징금 18조 원의 진실이다. 사건의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김우중 회장이 이 돈을 빼돌린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은 부도나기 전 해외에서 빌린 차입금 액수를 모두 더한 것이다. 그런 금액에다가 덜컥 추징금을 부과한 당시 재판부가 법을 제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점 괜한 오해할 필요가 없고, 흥분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대우 해체가 문제인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대우가 세계경영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부실이 쌓여 금융위기를 당했는데도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다가 망했다는 식인데,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은 그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가 심어준 프레임이다. 이렇게 말하면 정신이 좀 드실 것이다. 사실 뭘 좀 아는 사람들은 김우중이 공무원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다고 말하는데, 그건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김우중은 사악한 김대중을 너무 믿었고, 대마불사를 믿었고, 그렇게 하다가 김대중의 뜻밖의 기획 해체 장난에 완전히 당하고 만 것이다. 당시 김대중의 대리인 노릇을 한 것이 당시 경제관료 이헌재 강봉균 등이다.

아주 중립적으로 말하면 한국경제를 보는 시선이 김우중과 김대중이 완전히 딴판이었고, 그게 대우 해체라는 화를 불렀다고 말해야 한다. 김우중은 "당장 외환위기라고 하지만, 일시적 유동성 문제이니 2년 연속 흑자를 내면 IMF 돈을 갚을 수 있다. IMF 처방대로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정부는 “그게 말이나 되느냐”고 하면서 맞선 것이다. 그러자 김우중 말에 화가 난 공무원들이 대우를 죽이려고 대우의 목숨줄인 수출금융을 차단했고, 그게 급소가 되어서 대우는 바로 부채 상황에 몰리면서 삽시간에 타격을 받고 붕괴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게 다 김대중의 더러운 장난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물어봐야 한다. 김대중이는 왜 그랬을까? 그는 IMF 처방을 명분으로 해서 국내의 뿌리 깊은 반기업 정서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그래서 차제에 재벌 해체를 하고 대기업을 손본다고 달려든 것이다. 이해되시는가? 실은 그건 개혁의 이름 아래 해체시키는 한국경제를 작살 낸 것, 즉 자해(自害)에 불과했다고 나는 본다. 백 번을 생각해도 그 판단에 변함없다. 외환위기 당시 그룹이 해체된 대우를 포함해 쌍용, 동아, 고합, 진로, 동양, 해태, 신호, 뉴코아, 거평, 새한 등이 몽땅 그것 아니었던가?

그게 당시 30대 재벌의 딱 절반이었다. 그들을 당시 해체시키지 말고 잘 회생켜서 키웠다고 생각해보자. 한국경제는 지금 경제규모가 두 배로 커졌을 것이다. 너무 단순한 셈법이라고 말씀하겠지만, 그들을 잘 키웠을 경우 지금 우리는 당장 국민소득은 두 배가 되고, 미국을 넘어 싱가포르 수준으로 살 수 있었다. 

황당한 얘기가 아니다. 미국 경제잡지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을 유심히 보라. 그 안에 포함된 우리나라 500대 기업은 현재 16개다. 삼성전자(글로벌 순위 15위), SK홀딩스(73위), 현대차(94위)를 포함해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한전, GS칼텍스, 현대모비스 등이 득시글거린다. 사실 그 나라에 500대 기업이 몇 개인가가 곧 그 나라 경제규모를 말해준다. 김대중이가 당시 30대 재벌의 딱 절반을 해체시키지 말고 잘 회생켜서 키웠다고 생각해볼 경우 한국경제는 지금보다 두 배로 커졌을 것이란 예측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 신문들처럼 기업가 정신을 말하고 김우중의 도전정신을 들먹이는 건 위선을 떠는 짓에 불과하다. 외려 김대중의 나쁜 정치가 문제라가 따끔하게 지적해야 옳다. “재벌 손 좀 보자”는 김대중의 논리가 지금은 경제민주화로 나타나서 경제를 죽이고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대는대도 우린 지금도 그걸 개혁이자 선진화라고 착각을 하고 산다는 점까지 파악하면 100점 만점에 200점이다. 

그걸 모르는 우리, 그걸 외면하는 건 한국인이 미친 것이라고 본다. 안 그러냐? 오늘 중요한 얘길 하나 더 하겠다. 사실 대우는 한국경제 개발의 3박자인 경공업 수출, 중화학 산업, 해외건설을 묶어 엄청 빨리 성장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성장 과정은 1960~70년대 한국경제의 도약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점이디. 그게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수의계약에 따른 대우의 중화학공업 인수는 지금 시각으로 보아 특혜가 명백하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주고 받았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모두 웃기는 소리다. 그런 거 전혀 없었다는 게 내가 아는 진실이다.

그걸 두고 생전의 김우중 회장은 “장사꾼이 돈만 바라보고 일한다는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준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게 바로 예전 개발연대의 시대정신이자, 국가적 합의였다고 본다. 

김우중 회장 생전에 멋진 책 <김우중과의 대화>를 펴낸 국립싱가포르대 신장섭 교수가 밝힌대로 김우중 야심의 종착역은 매출 극대화과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국가였다. 즉 대한민국이었다. 그걸 정경유착이고 관치금융이자 중복투자라고 매도하는 게 바로 지금 한국사회의 불행이 아닐까? 지금 문재인이라고 하는 바보의 등장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어쨌거나 나는 이렇게 본다. 김우중은 리틀 박정희라고 본다. 실제로 두 분은 매우 친밀했는데, 어쨌거나 무서운 추진력과 경영능력 그리고 국가에 대한 헌신이 박정희와 김우중 둘 사이를 묶어준 결정적 요인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 대우의 해체는 우리나라 기업사와 경제사에서 무얼 뜻할까? 미시적으로 보면 IMF와 대우그룹 해체는 김대중 대통령의 신흥경제관료와 김우중 회장 사이의 경제철학이 부딪치는 과정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한국경제를 추동해오던 박정희 경제의 패러다임이 깨지는 결정적 사건이다. 이해되셨는가?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겠다. 개발연대에 우리는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됐고, 부자는 더 큰 부자로 일어섰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됐고,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게 1960~80년대의 진실이다. 

일테면 박정희 시절의 대한민국이 성장-분배에서 세계 최고였다고 1993년 세계은행이 공인했다. 연평균 9% 넘는 경제성장은 물론 세계 최고의 동반성장까지 이뤄낸 놀라운 과정(1965~89)이었다. 대우 성공과 해체, 그리고 김우중 신화란 그걸 상징하는 이름이다. 그걸 개혁과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해체한 것이 김대중이었다는 인식도 절실하다. 자 여기까지다. 여기까지 바로 제가 아는 김우중 회장 스토리이고 핵심을 말씀 드리게 되어 후련한 마음이다.

※ 이 글은 12일 오전에 방송된 "당신만 모르고 있는 대우와 김우중의 진실"이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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