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3인방의 읍참마속, 과연 타당한 일인가
측근3인방의 읍참마속, 과연 타당한 일인가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12.11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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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읍참마속이 아니라 바로 현행범

▲ ⓒ뉴스타운
검찰의 수사를 통해 이른바 십상시 문건에 등장하는 모임의 실체와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시작하자 그동안 온갖 가상 픽션과 시나리오로 막장드라마를 써오던 평론가라는 메신저들이 말을 서서히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 이들의 말바꾸기는 태생적으로 시류와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적인 사람이라 특별한 의미를 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하여 요즘 자칭, 타칭 평론가들이 자신의 입맛대로 주절거렸던 소리 중에서 자신의 예측과 판단이 틀렸다고 고백하는 이는, 한 사람 정도 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바꿔지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발언을 합리화시키는 데만 주력하는 표정들 뿐이다.

이제는 관상가 역할까지 겸업하는 생업형 평론가도 있었다. 검찰에 출두하는 특정인의 표정을 보면서 저런 표정이 여유가 넘치는 공직자의 표정이라고 말 한 얼빠진 평론가도 있었고, 어제 검찰에 출두한 정윤회의 표정을 보면서 저런 당당한 자세와 표정이 비선실세의 전형적인 표정이라고 마치 관상가처럼 자신의 발언을 합리화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작자들도 있었다. 그 반대로 정윤회라는 이름에 늘 따라다녔던 비선실세, 인사개입, 국정농단, 십상시 모임 참석 등등 숱하게 많은 풍문에 대해 자신은 떳떳하기 때문에 당당한 자세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메신저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더 가관인 것은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에게 수사결과 아무런 의혹이 없다고 하더라도 유출된 문건에 이름이 올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내쳐야 한다고 옹색한 변설을 늘어놓는 자칭 평론가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다.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이렇게 주장한 당사자의 실명은 거론치는 않겠지만 유치하기 짝이 없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말을 들먹이는 이들은 읍참마속이란 말이 왜 생겨났는지 그 의미도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읍참마속이란 촉나라의 제갈량이 위나라를 치기 위해 제 1차 북벌(北伐)때 가정(街亭) 전투의 책임자로 임명한 장수 마속이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자기의 얕은 생각으로 전투를 하다 참패를 가져왔다는 데서 기인된 말이다. 삼국지를 독서한 독자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가정이라는 지역은 매우 작은 지역이라 병참보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였다. 제갈량은 마속에게 명령을 내려 산기슭의 협로를 사수만 하라고 했다. 이것이 제갈량이 마속에게 내린 명령, 즉 군령이었다.

하지만 욕심을 낸 마속은 적을 유인하여 역공할 생각으로 산 위에 진을 쳤다. 그런데 가정의 외곽에는 큰 산이 있어, 그곳에서는 가정의 마을은 물론이거니와 길거리 연선도 잘 조망할 수 있었다. 마속은 이 산에 진을 치려고 하였다. 부장인 왕평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평야부의 거리를 제압하는 지점에 진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마속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 결과 마속은 크게 패배했다. 군령장까지 써놓고 나온 장수가 명령을 어겼으니 처형을 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벌책이었다. 흔히 읍참마속을 비유할 때면 의당 아무리 측근이라고 해도 대의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희생양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본다. 

마속은 억울한 희생양이 아니었다.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과 지시를 어긴 군령 위반자였다. 그가 아무리 유능하고 총애를 받았던 장수라고 해도 군령을 어겨 패배를 자초했다면 당연히 군법에 의해 처형을 당해야 하는 것이 군령이다. 현대전에서도 전시에 군령을 어겨 패배를 자초했다면 사형에 처하기도 한다. 따라서 마속이 잘못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마속이 유능한 장수였다는 점에서 제갈량이 울면서 처형당했다고 해서 마속의 이름 앞에 읍참(泣斬)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었을 뿐이었다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 

십상시 문건에 등장하는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이 그동안 비리를 저질러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실하게 드러났거나, 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월권행위를 한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거나, 또한 검찰의 남은 수사를 통해 부당하게 인사문제에 개입하여 국정을 혼란하게 한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면야 읍참마속이 아니라 당연히 현행범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비리나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있었다면 검찰이 수사하기 전에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했을 지도 모를 자체감찰에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어쩌면 친국(親鞫)과정에서 사실과 무관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기에 지난 일요일, 대통령의 확신에 찬 발언이 나왔을 것으로 짐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보면 십상시 모임은 누군가가 지어 낸 사실이 아닌 허위일 가능성이 거의 굳어지고 있다. 검찰이 세밀하게 수사를 했는데도 허위로 밝혀진다면 측근 3인방은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데도 누군가의 모함과 소문으로 인하여 자신의 명예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억울한 피해자가 된다. 이처럼 자신의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데도 풍문과 소문에 의해 멀쩡한 사람을 내친다면 이것이 어째서 읍참마속이 되는가, 비리가 있고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책임을 묻는 다면 이것이야말로 마녀사냥이요, 여론재판이며 인사전횡이라고 해야 합당한 지적인 것이다. 이와같이 읍참마속이라는 말은 아무곳에나 함부로 적용시킬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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