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박근혜, 선택은?
위기에 처한 박근혜, 선택은?
  • 지만원 박사
  • 승인 2014.12.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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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와의 교통을 깨끗이 끊으라는 것

▲ ⓒ뉴스타운

위기의 성격

권위의 상징인 청와대가 난장판이 되고, 거기 사람들 다 조롱거리 됐다. 이번 위기는 박지만과 정윤회 사이의 암투라기 보다는 3인방과 대통령 등으로부터 냉대 받은 청와대 참모들과 문체부 장관 그리고 언론들에 극비 자료를 제공한 공직자들이, 3인방-정윤회-박근혜 등 권력을 공정하게 사용하지 않는 '세도5인조'에 작정하고 날린 역습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당한 방법으로 인격을 모독당한 공직자들이 더 있으면 앞으로도 역습은 더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성격의 사태라고 본다.

폭로된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로 믿어질 수 있는 내용들이며, 이러한 폭로를 주도한 사람들은 배신자가 아니라 국가가 농단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에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에 고발한, 의협심 있는 공직자라 보고 싶다. 공직자는 나라를 사랑해야지 권력을 남용하는 대통령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폭로한 내용들에 대해 검찰이 무슨 결론을 내놓든 대다수 국민은 검찰과 대통령을 불신할 것이다. 검찰 자체를 믿으려 하지 않는데다 대통령이 이미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내려주었기 때문이다.

폭로 내용들, 사실로 다가와

검찰이 무슨 발표를 하든지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국가가 문고리3인방-정윤회-박근혜로 구성된 '세도5인조'의 농단 대상이 되어 왔다는 데 대한 분노인 것이다. 십상시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진룡의 발언과 한겨레신문의 보도내용은 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더러는 "김기춘 이라면 물라도 이정현의 한 심복이 십상시 멤버인데 어떻게 심복 앞에서 그의 주군인 '이정현을 축출하라'는 지시를 할 수 있느냐, 동향보고서는 엉터리다" 이런 진단을 내린다. 검찰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정현의 심복이라는 사람은 얼마든지 심복을 위장할 수 있다. 또한 진정 이정현의 심복이라면 이정현 퇴출 지시를 하는 날, 그 심복을 빼놓고 모일 수도 있다. 검찰은 이 하나를 꼬투리 잡아 문건 전체의 신뢰성을 부인할지 모른다,

이들 3인방과 정윤회가 공직사회 전체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인사에는 돈거래가 따른다. 신문들과 방송들은 정윤회에 무슨 부탁을 하려면 7억을 준비해야 한다는 미확인 내용을 보도했다. 하다못해 사병 보직을 부탁하는 데에도 돈뭉치가 거래된다. 그런데 대통령 옆을 지키는 문고리 권력들이 인사에 대대적으로 개입 한다면 이는 단순히 월권으로만 취급될 사안이 아니라 돈거래의 대상으로 의심돼야 한다.

보도 내용에는 참으로 무서운 내용이 있다. 안봉근 제2부속실 비서관은 인사담당이 아니다. 그런데 민정수석실에서 감사관 역할을 해야 하는 경찰관을 자기 마음대로 발령냈고, 어떤 때는 10명을 한꺼번에 발령냈다는 대목이 있다. 중앙정보부에서 가장 무서운 부서는 감찰실이다. 정보부 요원들의 뒤를 조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배치되는 경찰관들 역시 청와대 사람들의 뒤를 캐는 사람들이다. 이런 감사관들을 3인방이 인선해서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인방이 시키는 대로 감찰보고서를 쓰라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이라면 청와대 모든 공무원들의 목숨을 3인방이 거머쥐겠다는 야무진 농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충격적인 것이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한겨레신문의 보도다. 대통령이 정윤회 딸을 승마 대회에 1등으로 밀어주기 위해 경찰 조사와 문체부 감사를 지시했고, 문체부의 감사결과를 청와대 입맛대로 올리지 않았다 해서, 문체부 국장과 과장의 직위를 해제했다는 내용이다.

특기할 것은 대통령이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몰라도 수첩을 꺼내들고, 문체부 장관에게 국장 이름, 과장 이름을 호명하면서 "이 두 사람 아주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는 말로 교체를 지시했고, 얼마 후 다시 장관에 전화를 걸어 왜 아직도 인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을 했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의 정신적 인격적 자질을 의심케 하는 중대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도 아니다. 그동안의 문체부에 대한 보도들을 보면 유진룡의 폭로는 충분히 사실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하나만으로도 대통령의 인격과 국정능력을 적나라 하게 평가할 수 있다. 

3인방-정윤회-비서실장의 죄

이 시점에서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의사결정 역시 문고리들과 의논하여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폭로 내용들의 성격을 보나 그동안의 집무 스타일을 보면 박근혜는 문고리들 하고만 의논을 했는지는 몰라도 정식 비서실장이나 수석들과는 대면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들은 수석회의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지시하는 방대한 양의 문서들을 누가 작성하는지에 대해 매우 궁금해 왔다. 안에서 작성하는지, 밖에서 작성해 들여오는지, 많이 궁금해들 했다.

검찰이 무슨 결론을 내든 지금 당장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와의 교통을 깨끗이 끊으라는 것이다. 3인방들이 청와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공무사회 전체를 저질 코미디 현장으로 만드는 동안 아무런 교통정리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겁하게도 문고리 3인방에 봉사한 비서실장도 나가야 할 것이다.

11월 28일부터 쏟아지는 보도와 토론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된 이론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대통령, 가장 큰 세도는 문고리 3인방, 가장 화려한 대부는 정윤회라는 이론이다. 피보다 더 진한 물이라는 정윤회, 그의 18세 딸을 위해 사적 용도로 대통령까지 동원해 승마계를 뒤흔들어 놓고, 대통령으로 하여금 비참하게도 장관을 불러놓고 국장과 과장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정윤회, 그는 사실상 모든 이들의 위에 있었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이 지경으로 악용한 정윤회의 행위, 이제부터 모든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할 모양이다. 

애국인들의 자세

애국은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머리 없이 조건반사에 의해 몸부터 나서는 애국은 매국이 될 수 있다. 애국이란 무엇인가? 국가적 가치와 정의를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신분적인 공인이나 정신적 공인이나 다 같이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언제나 국가를 위해서는 나쁜 상관을 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배반은 배반이 아니라 애국이다.

박근혜가 그동안 걸어온 길은 애국의 길과 거리가 먼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폭로된 것들은 그가 2년 전부터 저지른 적폐였다. 우리는 그가 몇 프로라도 아버지 대통령의 흉내를 내줄 줄 알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많은 것들을 바쳤다. 그런데 그는 사상적으로도 옳은 길을 걷지 않았고, 국민과 그 사이에 장막을 치고 국민을 속이면서 정의와 원칙을 짓밟아 왔다.

그런데도 수많은 인터넷 공간들을 살펴보면 정론을 펴는 논객들을 그리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모 사이트는 연일 언론을 성토하고 TV논객을 성토하고, 조응천 및 유남룡 등 폭로자들을 성토하는 글들로 거의 100%의 공간을 채우고 있다. 이런 행동은 국가나 대통령 모두에 이롭지 않다.

대통령이 우익이라서 좌익들로부터 욕을 먹고 비방당하는 것은 리더십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좌익도 우익도 그리고 이념 자체를 모르는 아주머니 할머니들도 고개를 돌리고 상을 찡그리는 존재가 된다면 이는 레임덕을 넘어 수치-수모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겨우 이런 존재였나?" 이런 종류의 수치와 수모야말로 세상 하직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문고리 3인방의 선택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이 결단해야 할 것이 있다. 주군이 어려울 때 주군의 말을 기다리는 것은 죄악이고 상대에 대한 고문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내일이라도 짐을 싸서 청와대 문을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게 주군을 구하는 길이다. 이와 반대로 간다면 이는 주관과의 공멸을 가져 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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