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인방 방문에 웬 호들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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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3인방 방문에 웬 호들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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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교한 북한의 전술 변화를 잘 살펴야

▲ ⓒ뉴스타운
지난 9월 24일, 제 69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민감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하나는 북한 인권문제였고 또 하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였다. 특히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상의 권고사항을 채택했다. 북한과 국제사회는 COI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조만간 유엔이 한국에 설치할 북한 인권사무소가 이러한 노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국제사회는 탈북민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은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감행한 유일한 국가"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국제평화에 심각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핵 비확산 체제의 근간인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므로 핵포기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경우 경제발전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의 유엔연설에 대해 세계적 경제석학이자 유엔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이었던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멋지고 환상적인 연설이었다"고 평가했고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투르크메니스탄과 싱가포르, 태국, 도미니카, 뉴질랜드, 소말리아, 캄보디아, 사모아, 가이아나, 파라과이 등 각국 외교장관과 대사들 또한 "박 대통령의 연설이 훌륭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한반도 북반부에 자리한 북한만은 예외였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대결에 미친 정치매춘부의 추태'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유엔주재 북한대사,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명하며 "현대판 사대매국노이며 역적 중에 가장 악질적인 만고역적"이라고 헐뜯었고, 박 대통령의 연설을 "극악한 망발질"이라고 비하하며 "흉악한 본심을 드러낸 것", "미국의 위안부" 등 거친 비난을 계속해서 퍼부어 온 게 바로 엊그제의 일이었다. 

그랬던 북한이 권력실세 3인방을 앞세우고 느닷없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우리가 언제 박 대통령에게 욕했느냐"고 하면서 말이다. 이들은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형식과 의전절차를 무시했다. 총구를 서로 겨누고 있는 적대국의 권력 실세들이 제집 드나들듯 자기들이 마음만 먹으면 남한쯤이야 언제든지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차라리 당당하기까지 했다.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남한에서도 잘 알려진 최룡해와 김양건, 이들이 깜짝 쇼를 펼치자 언론이 총동원하여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함을 유지하고 침착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번에 인천을 방문한 세 사람이 아무리 권력실세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지켜본 북한 권력의 속성에 비추어보면 언제까지 이들이 권력의 충심 축에 머무를지는 아무도 예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들은 허세(虛勢)로 꾸며진 권력 실세인지도 알 수없는 일이다. 북한 정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실세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복귀하기를 반복하는 현상을 무시로 봐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방문이 단순히 아시안 게임 폐막식을 참관하기 위해 왔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무엇인가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기에 방문했을 것이고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관이라는 명분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실이었을 것으로 추측이 되기도 한다. 이들이 노리고 있는 정치적인 목적을 알아내야만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가능할 것이다.

무슨 팬클럽 번개팅도 아니고 이들의 뜬금없는 방문에 언론들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고 자칭 북한전문가들의 평가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분석이나 전문가들의 해석도 아직은 가상적인 설에 불과할 뿐이다. 이들이 인천에서 머물고 간 시간은 12시간 정도 된다. 12시간이라면 처음 대면한 사람끼리 만나 상견례를 나누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남북 간에 정치적인 현안을 나눌 계제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정부 당국과는 사전에 어떠한 의제 조율도 없었다고 한다. 또한 김정은의 메시지조차 없었다. 청와대 방문도 사양했다. 어디를 봐도 김정은의 특사자격은 아니었던 것이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에게 온갖 욕설과 비난을 퍼부은 저들이었다. 이랬던 저들이 하루아침에 마치 평화의 사도처럼 행세하면서 나타났다.

북한 정권과의 대화를 기피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고도로 준비된 모종의 전술 변화일지도 모른다는 경계심만큼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늘 그랬듯, 저들의 전술은 그만큼 간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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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백정 2014-10-07 08:41:46
노픈 대감님들이 세분씩이나 차자주셨는디 몸둘바를 모르게꾸만요. 징말로 황송해서 워쩐다요… 그렁게
우리도 이 은혜를 가파야 쓰는디 금강산도 구경해주고 524도 해제해주고 가튼민족잉께 우리가 굶어도
다 퍼줘뿐지장께요… 그래야 지역구 동장이나 리장자리 한개라고 건질껏 아닝게비여, 앙그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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