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가 우려 된다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가 우려 된다
  • 이병익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8.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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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의 박영선이 혁신을 담보할 수 있을까?

 
재보선 책임을 감당할 수 없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체제가 무너지고 새정치연합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었다. 조기전당대회를 결정하고 지도부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연막처럼 피어오르더니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가결하였다고 한다.

박영선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한 이유가 당내의 문제를 잘 알고 계파에서 자유롭다고 한다. 또 공동대표와 최고위원이 떠난 당에서 유일한 선출직으로서 대표직무대행을 맡았으므로 비대위원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반영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박영선은 당내에서 어느 진영에도 가담하지 않은 것이 비대위원장으로 적임이라는 말이된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8대 대선에서 패한 후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았던 분이다. 그의 입에서 비대위의 목적은 "국민에게 공허하게 들리는 혁신정책의 나열이 아니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의미의 과거 청산 작업" 이라고 정의했다. 한상진 명예교수가 당시 박영선 공동선대본부장과 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책임은 전혀없고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이 정복군처럼 행동한다고 인격모욕에 가까운 독설을 30분간 들어야 했다.

물론 면담요청도 거부당했다. 이에 한교수는 충격을 받고 그와의 대화내용을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결론은 박영선의 몰상식한 인격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공포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필자는 한상진 명예교수의 주장으로만 박영선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박영선은 막말파문으로 이미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국정원댓글 국정 조사장에서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을 향해 "너 인간이냐, 사람으로 취급 안 해", 김재원 의원을 향해서는 "점잖은 척 그만해, 양의 탈을 쓰고...아주 못 된 놈이야"라고 원색적인 욕설도 들려준 바가 있다. 또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미군의 천안함 사건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한 적도 있었으며, 새누리당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제출했을 때는 법사위원장 자격을 이용하여 "내 손으로 상정할 수 없다"고 만 24시간을 혼자서 틀어쥐고 몽니를 부리기도 했다.

또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다고 했고 마사회가 신용산 지점을 임시개장하자 도박장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레저로 즐기는 국민을 도박꾼으로 직접 묘사해서 새정연 당사 앞에서 시민의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정현이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면 단 한 푼의 예산도 주지 않겠다고 말하는 베짱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이런 것을 보면 박영선은 앞뒤 가리지 않고 독설을 내뱉으며 타협과 설득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강경론의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보여 진다.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배경을 보면 친노계와 486이라고 불리는 강경론자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친노계파가 비대위원장을 차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있었을 것이고 차선책으로 자신들과 동조할 수 있는 박영선이 거부감이 없었을 수도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았던 손학규 고문도 떠난 마당에 중도 목소리는 실종되고 진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져서 강성야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선의 갈등이 심해지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강경노선만이 강력한 야당이 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는 새정연의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꾸고 중도를 확장하라고 주문한 바가 있다. 일부세력이 7.30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정부, 여당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에 있다는 민의와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새정연에는 추미애 의원과 같은 강경한 듯하면서도 합리적인 분도 있고 조성태 의원같은 입바른 소리를 하는 분도 있고 정세균 전 대표같은 온건한 분도 있다. 세가 약해서 비대위원장 추대가 안 되었다면 결국은 비대위원장도 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이들이 박영선 의원만 못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외부인사의 비대위 참여도 있다고 하지만 이런 구조라면 외부인사의 목소리는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새정연의 비상체제 촉발이 단순히 선거에서 졌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또한 야당 지지자들만 보고 혁신을 하겠다는 발상도 안 된다. 진정으로 반성하지 못하고 계파간의 다툼에 휘말린다면 새정연의 미래도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첫 단추를 잘 못 꿰었으니 기대감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혁신 비대위 체제라는데 혁신이 가능할 지 의문만 커지는 것이 사실인 걸 어쩌나...

이병익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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