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의 브로밴더 무관이 한 말이 보도됐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신뢰받는 조직 제1위가 '군' 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설문 조사를 하면 '가장 신뢰하는 조직' 1위로 늘 '군'(軍)을 뽑습니다. 그 정도로 사랑하고 지지하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군이 저평가 받고 폄하되는 경향마저 있어서 놀랐어요. 한국 나름의 사정은 있겠지만 적어도 군 생활이 가치 없이 버려지는 시간인 양 인식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 복무를 신기술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깁니다. 한국도 군이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받을 방법을 연구하기 바랍니다."
필자는 이 이스라엘 무관의 말에 100% 동감한다. 필자가 1987년 45세 때, 대령 계급장은 불과 2년 남짓 붙이고 예편을 하였던 것은 장군들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필자는 육사를 나왔다. 소위-대위 때 월남전쟁에 참전하면서 군을 관찰했다. 한마디로 당시 하사관들의 말대로 "가라로 시작해서 가라로 끝나는 것이 군" 이라는 속어를 사실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홍릉연구소에서 군수, 방위산업, 전투력사업관리, 전근대적인 계약제도, 회계제도, 군사력의 허점 등을 낱낱이 분석해 장관에 직보했다. 그후 장차관이 육사출신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필자를 불러주지 않았다. 필자의 보고 내용이 보안사를 통해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 보고된 후 장차관을 하던 육사 선배들이 필자를 괴롭혔다. 스스로 계급장을 떼고 미 해군대학원 교수로 갔다. 이런 불신의 역사가 있기에 군에서 발생한 수많은 의문사에 대해서도 필자는 군의 해명을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필자는 국방연구원 근무 8년 동안 군을 환자로 보고 군을 고치는 의사 노릇을 했다. 그래서 그 어느 장군들보다 군의 속을 잘 안다. 이처럼 군을 잘 알고 있는 필자가 민간인 그 누구보다 절대적으로 군을 불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군이 새로 태어나려면 군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설계하고, 군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군의 반-거짓말, 반-부패 시스템을 재설계할 수 있는 뉴-디자이너와 거기에 걸맞는 추진력을 가진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장군들의 눈높이로, 그들이 익혀온 매너리즘으로, '상명하복만 아는 좁은 시각'으로 발전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뉴-디자이너가 국내에 없으면 이스라엘 등 외국에서 수입을 해 와야 비로소 한국군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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