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외로운 밤을 민원과 소통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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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외로운 밤을 민원과 소통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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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잣대로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결국 소통을 위한 길

 
스스로 대한민국과 결혼을 했다고 자처한 대통령, 취임 후 단 한 번도 형제지간을 청와대에 초대했다는 뉴스가 전혀 없었던 대통령, 독신인 박근혜 대통령이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청와대의 관저는 마치 절해(絶海)에 위치한 고도와도 같이 외롭고 쓸쓸할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손자인 세현이가 태어나자 이제 대를 이를 후손이 탄생했다고 그렇게 좋아했던 박 대통령의 머릿속엔 간간이 하나 뿐인 장손이자 조카인 세현이의 얼굴이 스치듯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퇴근하여 귀가하는 관저에는 그리운 조카 세현이의 얼굴은 없었다. 그 빈자리에는 청와대에 들어 갈 때 함께 갔던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주인을 살갑게 맞이해 주었을 것이다. 그동안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란 새롬이와 희망이만 구중궁궐의 적막한 밤을 달래주는 유일한 가족이자 벗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퇴근을 한 후, 관저에 가면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대통령의 답변에는 역시 절절함이 묻어있었다.

그래서 추측을 해 본다. 일해야 하는 단 1초가 아까워 개각을 함부로 할 수가 없다고 고백한 박 대통령의 퇴근 후 관저에는 어제도, 오늘도 청와대 민원실에 올라온 민초들의 억울한 사연이 산더미처럼 쌓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대통령은 15년 전에 억울하게 죽은 한 여대생의 가족이 올린 원통하고 분하다는 민원을 접하고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수사기관에 지시했을 것이다. 그동안 몇 번의 정권이 바뀌어 오는 동안에도 왜 이 억울한 민원이 해결 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그 여대생 부모님의 심정을 반추해 봤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에 접수된 각종 민원이 혹시 근성으로 처리가 되지나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그 여대생의 부모님은 지나 15년 동안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했을까를 생각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은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드디어 범인이 잡혔고, 그 여대생의 부모는 드디어 한을 풀었을 것이다. 어떤 네티즌은 이런 박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돋보인다고 평가한 코맨트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어쩌면 대통령의 퇴근 후의 관저 생활은 수많은 민초들이 올린 민원서류와 함께 이렇게 시작 되는지도 모른다. 2011년 모 방송국에서 여성대통령을 주연으로 방송한 드라마 '대물'에서 극중 여성대통령으로 나오는 서혜림( 고현정 粉)도 아들을 하나둔 독신 여성이었다. 극중의 서혜림은 아프리카 해적에게 납치당한 선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드디어 납치된 선원을 구출한다. 그러면서 "단 한사람의 국민의 생명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국가는 국가도 아니다" 라는 극중 대사가 실안개 속의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한 순간이라도 수많은 민초들이 올린 민원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국민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불통이미지를 질문하자 소통관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살짝 웃으며 다음과 같이 자신의 소통관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단순한 기계적 만남 또는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인가, 그건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소통의 전제 조건은 모두가 법을 존중하고 지키고, 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집행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불법적 요구나 행동과 타협하는 게 소통이 아니며, 오히려 법의 잣대로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결국 소통을 위한 길이란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철도노조 파업 사태를 예를 들어 "정부가 민영화가 아니라고 누차 얘기를 해도 그 말을 들으려고 안 하고 불법 파업을 이어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 한가" 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부족한 점은 있지만 국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그 동안 소통해왔다" 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상사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소통(疏通)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한 법이다. 첫째, 상호주의 즉 상호신의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고 둘째, 원칙과 신뢰가 담보되어야 한다. 상호신의의 원칙이란 대화의 주제를 놓고 대화의 상대방이 어느 정도라도 수용과 조절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간에 타협점이 도출될 수 있는 협의의 폭이 설정이 되어야 소통이 성립되는 법이다. 또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믿음과 신뢰성이 담보 되어야 할 것이며 대화 상대방 간에 최소한의 예의와 준칙 정도는 지켜져야 할 것이다.

어제의 기자회견을 두고 민주당은 "변명과 반박만 늘어 놨다"고 혹평했고. 문재인은 "국민적 갈증이 많이 남는 회견이었다"고 말했지만, 어차피 이들은 불통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철도노조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할 뿐, 소통할 자세가 전혀 안 되어 있는 세력들이라 박 대통령은 이들이 몰아가는 불통 프레임에 갇히지도 않겠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국민들의 억울한 애환이 절절한 각종 민원을 통해 국민과 간접 소통을 하는 것이 청와대의 외로운 밤을 이겨내는 길이 됨과 동시에 훨씬 더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본다.

글 : 장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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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백정 2014-01-08 03:46:41
미친개들이 골목에서 짖어댄다고 집개들까지 따라서 멍멍대는것이 소통이 아니랑게요.. 울맹시로 때를
쓸때마다 사탕주고 달래야 그것이 소통이라고 하는것들이 종북 홍어새끼들 아닝게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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