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TV토론 자체에서는 미트 롬니(65) 후보가 오바마(51) 보다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와 함께 실제로 표와 직접 연관이 안 된다는 반론 사이에서도 결론이 벌어지고 있다.
3일 오후 9시(미국 현지시각, 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서부 콜로라도 주 덴버시 소재 덴버대학교에서 진행된 TV토론에서 경제 및 의료보험 개혁, 에너지 대책 등 내정 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오바마는 “앞으로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며 응수하며 재선을 위해 지지해 줄 것으로 호소하며 양 후보간에 공방전이 오갔다.
이번 토론회는 공영방송 PBS의 유명 앵커인 짐 레러가 경제(3개), 헬스케어(건강보험, 1개), 정부의 역할(1개), 통치(1개) 등 6개 세션별로 질문을 제시하고 이에 두 후보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이 가장 건강한 미국이야말로 최강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중산층 대책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대해 롬니 후보는 “중산층이 붕괴됐다”며 오바마의 실정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는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4년 전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 미국이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임기 동안 민간분야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자동차 산업이 되살아났다”고 강조하며 “미래(Future, Forward)"를 강조했다. 그는 ”중산층에게 최고가 미국 경제에 최고“라고 말하고 ”경제 애국주의“를 거론했다.
롬니 후보는 오바마의 주장에 대해 “어제 덴버에서 유세할 때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성이 다가와 내 남편이 2년간 4개의 일자리를 전전했다”고 전하면서 “진정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묻더라”라면서 “나는 도울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롬니는 이어 자신이 제시한 경제 5대 정책으로 1,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구체적으로 원유 추가 시추확대 등 규제완화를 통한 에너지 자립정책으로 4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중소기업 육성과 중국견제, 무역 강화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미국을 다시 일하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재건을 위해서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롬니의 주장에 대해서 오바마는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롬니를 비판했고, 오바마는 “신재생 가능 에너지의 필요성”을 내세운데 대해 롬니는 북미지역 에너지 자급체제 확립의 중요성으로 내세우며 응수했다.
롬니 후보는 자신은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 :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효과가 중소기업 등으로 파급되어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뜻)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증세와 규제를 통한 낙수효과의 정부를 선호하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고 비판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 후보는 부유층만을 위한 톱다운(Top-Down : 하향식 경제 즉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경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의 치적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오바마케어(메디케어, 의료보험제도 개선)’에 대해 롬니 후보는 “취임 첫날 폐기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개혁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주정부 차원에서 다뤄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오바마케어란 저소득층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의 건강보험 개혁 복안은 현재의 제도를 '바우처'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렇게 해서는 의료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반박했다.
또 연방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첨예한 시각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과 함께 그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데 대해 롬니 후보는 “국민 생활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자유시장과 기업의 자율성 보장 등을 제안해 큰 폭의 시각차를 드러내 보였다.
이날 토론이 끝난 후 실시된 시엔엔(CNN) 방송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롬니 후보가 잘했다는 의견이 67%, 오바마 대통령은 27%로 롬니 후보가 상당한 차이로 오바마 대통령을 앞섰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서 롬니 후보의 이른바 “47%발언(47%의 미국인은 정부의 도움을 받고 산다. 즉 세금을 내지 않고 산다)”과 사모펀드인 ‘베인 캐피털’ 문제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언급하지 않았다. 47%발언은 미국인의 인권을 무시했다는 들끓는 비판이 일고 있는 발언이다.일단 미트 롬니의 첫 TV 토론에서는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2번의 TV토론까지 어떻게 이번 승기를 유지시키면서 더 치고 나가게 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TV 토론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충분히 방어하지 못했으며, 롬니도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TV토론을 유리하게 이끌 것이라고 예상한 답변이 51%였던 데 반해 롬니 후보의 우세를 점친 응답자는 29%에 그쳤다. 그러나 TV토론에서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이 가능한 도전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던터라 오바마 대통령은 실언을 하지 않기 위해 발언에 신중을 기했다는 중평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오는 16일 뉴욕 주 호프스트라대학과 22일 플로리다주 린대학에서 두 차례 TV 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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