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기업시스템' 속 '中농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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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팍스콘의 회로기판 제품과 생산라인 근로자시골출신 농민공들에게 회로기판처럼 정교한 타이완 기업시스템은 과도한 문화적 충격의 스트레스를 주었을 개연성이 높다.^^^ | ||
지난 26일, 마침 타이완의 홍하이그룹(鴻海科技集團)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계속되어 온 투신자살을 우려해 공장을 방문한 가운데 다시 남자 근로자 1명이 다시 숙소 빌딩에서 뛰어내려 자살해 궈 회장은 물론 현장을 취재하던 3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경악케 했다.
과연 원인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들은 왜 연이어 투신하는 것인가. 금세기 최악의 기업문화 미스터리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한 팍스콘 현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과연 세계 109위 글로벌 기업인 팍스콘의 전문가들이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연쇄 자살의 배경은 무언가.
언론들은 무엇보다 팍스콘의 근로환경에 주목한다. 얼핏 들어 보면 공감이 가는 얘기들이다. 조업시간 중에는 옆사람과 대화를 금지한다. 하루 식사비가 11위안(약 2천원)에 불과하고 점심시간은 30분 밖에 안 준다. 급여는 월 900위안에서 1,050위안(약 19만원)이다. 자살자에 대한 보상금이 너무 많았다. 국제규격의 수영장이 있어도 그림의 떡이라는 등등.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 무슨 이유인들 말하지 못할 건 없다. 그러나 여기서 노동조건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을 뿐더러 과연 그것이 자살의 이유로서도 충분조건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적 기업문화에서 식사시간이 짦다는 점을 제외하면 주목할 만한 악조건도 아니다. 그런 논리라면 600위안을 받고 팍스콘의 초호화 수영장 같은 건 구경도 못한 다른 중국 근로자들은 어쩌란 말인가.
지금 팍스콘에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심리분석가들과 노동환경 조사단이 투입되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시종 이런 의문을 떨치기 어렵다. 심리학적 원인과 근로환경의 문제, 그보다 더 근본적인 갈등구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피고용인의 심리적 문제와 근로환경을 아우르는 개념인 기업문화, 그보다 더 기층의 ‘문화적 갈등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보아야 할 상황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그것을 빼닮은 타이완의 기업문화의 전형 팍스콘의 정교한 조직관리 시스템, 그리고 총 종업원 42만명 중 85%가 시골출신의 농민공이라는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조직체에 몸담은 중국 대륙 시골에서 온 젊은 공인들의 만남이다.
이 양자의 만남은 문화충돌(文化衝突)을 일으킬 개연성이 아주 높은 폭력적인 결합이다. ‘저임 노동력 수요와 생활고에 찌든 농민공’ 이 양자에게 돈이라는 매개체가 맺어준 결합이다.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정교한 기업 시스템 속에 전자회로기판의 작은 부품들처럼 존재하는 농민공들. 농촌의 자유분방함과 만만디의 여유를 포기하고 돈을 위해 시계처럼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몸을 담은 그들이 받았을 문화적 충격과 누적된 스트레스를 가늠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것을 가혹한 노동환경이라고 쉽게 정의해선 안 된다. 총체적으로는 중국식 자본주의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다만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팍스콘의 기업문화적 차이를 논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상대적 차이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 수많은 기업들의 존립공간인 중국이라는 거대한 바탕그림에 있다.
현재의 중국적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스케치가 글로벌 기업문화와 썩 잘 어울리는 구도는 아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오랜 사업터전을 버리고 중국을 떠나기도 하지만 팍스콘의 경우는 그 반대다. 사실 대부분의 중국내 외자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국 근로자들의 문제로 고심하는 반면 팍스콘은 그들만의 강력한 시스템 안에 공민공들을 성공적으로 흡수한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적응한 듯 보이는 착실한 농민공들의 정신 내부 깊숙한 곳에 축적되어 온 문화적 충격이었다. 만약 하루하루 그들의 삶이 기업문화에 기초한 노동의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쓰러져야 할 피니시-라인이 없는 마라톤과도 같은 고된 레이스였을 것이다. 그들에게 몇 십분 짧은 점심식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예의 규칙처럼 느껴졌을 게 분명하다.
중국 노동자들은 자신에게 안락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묵묵히 복종하고 일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편견이다. 단지 열악한 복지환경이나 보수에 상대적으로 잘 적응할 따름이지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그렇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팍스콘은 그 문제에서 어떤 판단의 오차를 무시하지 않았을까 추측할 따름이다.
팍스콘 사태는 중국과 타이완, 이 양안 간의 문화적 충돌일 개연성이 크다. 문화적 충돌현상의 갈등소지 역시 상대적이다. 효과적인 기업 토착화 시스템 구축에 못미친 팍스콘의 글로벌 전략의 문제와 과부족한 오리엔테이션의 기술, 그리고 자신이 속한 기업 시스템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피고용인 간의 합일점을 찾아야 해결되는 것이 현 팍스콘의 투신자살 신드롬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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