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지난 3월 24일 연속보도①에서 본지는 수원특례시 청년정책의 ‘방향 부재’를 지적했다. 이어 4월 30일 ②에서는 392억 원 예산이 복지에 집중된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그리고 이번 ③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들어간다. 이 예산은 실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숫자가 아닌 집행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단계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원시 청년정책 예산의 상당 부분은 청년 개인에게 직접 닿기보다 ‘사업 구조’와 ‘수행 체계’ 안에서 순환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예산이지만 실제 흐름은 기관과 시스템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가장 먼저 드러나는 특징은 위탁사업 구조다. 다수의 청년정책 사업이 시 직영이 아닌 산하기관, 재단, 외부 수행기관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청년 프로그램, 교육, 컨설팅, 네트워크 사업 상당수가 위탁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한 일반적인 행정 방식이지만, 문제는 그 비중과 구조다.
위탁이 늘어날수록 예산은 ‘사업비’가 아니라 ‘운영비’ 성격을 띠기 시작한다. 프로그램 기획, 운영 인건비, 관리비, 홍보비 등 간접 비용이 확대되면서 실제 청년에게 돌아가는 직접 지원 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겉으로는 사업이 많아 보이지만, 체감은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일부 사업은 매년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음에도 성과에 대한 정밀한 검증 구조는 부족하다. 청년 역량강화 프로그램, 멘토링, 네트워크 사업, 컨설팅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명은 달라지지만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기존 사업의 재포장에 가까운 구조다.
유사·중복 사업 문제도 확인된다. 청년 교육, 취업 지원, 창업 지원 분야에서 여러 부서가 각각 별도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유사한 프로그램이 병렬적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취업 지원만 보더라도 면접 지원, 컨설팅, 교육, 체험형 프로그램이 각기 다른 사업으로 분산돼 있다. 개별적으로 보면 필요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통합되지 않은 구조다.
이러한 분산 구조는 예산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운영될 수 있는 사업이 여러 개로 나뉘면서 관리 비용과 행정 비용이 중복된다. 결국 같은 목적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가 된다.
행사성·단기성 사업의 비중도 적지 않다. 청년 아이디어톤, 네트워크 행사, 캠프, 특강 등 일회성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러한 사업은 참여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책은 축적돼야 힘을 가지지만, 단기 사업은 효과가 누적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이 적지 않은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사 중심 구조가 확대될수록 정책은 ‘경험 제공’에 머물고 ‘구조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 청년정책이 이벤트화될 위험성이 있는 대목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설계의 중심이 청년이 아니라 기관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사업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청년의 실제 삶과 얼마나 연결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참여 인원, 운영 횟수, 프로그램 수는 늘어나지만, 청년의 취업률이나 주거 안정,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지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내부 회의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확인된다. 일부 위원들은 “유사사업 간 통합이 필요하다”, “성과 중심의 재편이 필요하다”, “단기 프로그램 위주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부 비판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이미 공유되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특히 예산 집행의 구조를 보면 ‘청년에게 직접 지원되는 예산’과 ‘사업 운영에 사용되는 예산’의 비율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 구조는 후자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정책의 체감도를 낮추는 주요 원인이다.
청년정책은 결국 체감으로 평가된다. 예산이 얼마나 쓰였는지가 아니라,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기준이다. 그러나 현재 구조에서는 체감보다 실적이 앞서고 있다. 사업 수와 참여 인원은 늘어나지만, 청년이 느끼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수원시 청년정책 392억 원은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쓰이는 방식이다. 지금처럼 위탁 중심, 분산 구조, 행사 중심 흐름이 유지된다면 예산은 반복되지만 변화는 누적되지 않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조의 재설계다. 유사사업은 통합하고, 단기 프로그램은 축소하며, 직접 지원과 장기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 개인에게 실제로 닿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청년정책은 행정의 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전략이다. 지금의 구조를 유지한 채 예산만 늘린다면 정책은 계속 돌아가겠지만 결과는 남지 않는다. 392억 원이 ‘집행된 예산’으로 끝날지, ‘변화를 만든 투자’로 남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기자 한마디 “청년정책은 사업이 아니라 구조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예산은 반복될 뿐이다.”
다음 연속보도④에서는 수원시 청년정책의 성과 지표를 집중 분석한다. 취업, 주거, 정착 등 핵심 지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정책 효과가 어떻게 측정되고 있는지 ‘성과 없는 정책’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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