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노무현 티셔츠 |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지도 한 달이 넘었다.
5월의 마지막 한 주일 동안 많은 신문과 방송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 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제법 많은 이야기를 해도 방송이나 신문이 인용을 할 때에는 자신들이 만드는 프로나 기사의 성격에 맞는 부분을 따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노 전 대통령은 신화가 됐고, 또 문화적 코드가 됐다”고 말한 부분이 몇 군데에 인용됐다. 그 덕분에 나는 한동안 “노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으니, 우스운 일이다.
이른바 ‘보수’라는 사람들이 ‘신화’니 ‘문화’니 하는 데 대해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노무현 추모’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보아 객관적 입장에서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것을 두고 내가 노무현을 미화했다고 하는 흥분하는 것은 일종의 피해망상증이다.
어느 기자가 “‘문화적 코드’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어서, 나는 “체 게바라처럼 티셔츠 인물로 남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티셔츠 이야기는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혹시나 노 전 대통령을 체 게바라에 비유했다고 욕을 먹을 수도 있을까 해서였다.
며칠 전 우연하게 어느 블로그에서 건축가 김 아무개 씨가 쓴 글을 읽었는데, “노무현 티셔츠를 사려고 주문했더니 매진되었다” 면서, “노무현 티셔츠가 체 게바라 티셔츠처럼 유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어제는 프랑스의 방송 앵커가 노무현 티셔츠를 입고 쇼를 진행하는 모습이 알려져서 화제가 됐다.
‘노무현 티셔츠’가 과연 ‘게바라 티셔츠’ 처럼 유행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노무현 티셔츠’를 입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상징성이 있는 기회에 그것을 입을 것이다. 티셔츠를 실내 장식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게바라 티셔츠처럼 커피숍과 레스토랑의 장식물로 사용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게바라 티셔츠’ 속의 게바라는 쿠바 정부 사진사가 찍은 것인데, 세상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사진이 되고 말았다. 카스트로와 게바라가 1960년대 신좌파 운동의 아이콘인 데다가, 게바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기 때문에 그대로 ‘신화’가 되었다.
사실 게바라를 ‘신화’로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카스트로 였다. 대중적 인기가 높아서 자신을 위협하자 카스트로는 게바라를 외지로 내보내서 죽게 하고 영웅으로 만들어 버렸다. 일단 ‘신화’가 되자 게바라가 저지른 잔인한 학살 등 어두운 면은 잊혀 졌다.
‘노무현 신드롬’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신드롬’에 대해 거칠게 대응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뿐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권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소수에 불과하지 않는가. ‘노무현 신드롬’을 극복하고 싶다면, 보다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티셔츠라는 ‘문화적 코드’가 등장하는 판인데 다른 쪽에서 하고 있는 일을 보면, 다음 선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충 짐작이 간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