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임박 ‘대량학살’ 우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스라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임박 ‘대량학살’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외교적, 정치적 해결책만이 중동평화의 길 열 수 있어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지난 7일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정파(政派)인 하마스(Hamas, 열의, 열정의 뜻)가 이스라엘을 향해 5천 발 이상의 로켓포를 발사하면서 보복을 다짐한 극우 강성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상군 투입 등 대대적인 작전에 들어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해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의 9.11”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명명은 광적이라 할 정도의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가 자칭 중동지역을 대량학살(Genocide)를 통한 ‘아마겟돈’을 일으키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침입을 “이스라엘의 9/11”이라면서, 하마스와 알카에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 유사점을 그려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일을 미국도 경험했다면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도 단호하며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하고, 하마스의 “잔인함, 피에 굶주린 행위”는 “ISIS의 최악의 만행을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지어 하마스 전사들이 “여성을 강간하고, 아기의 머리를 참수했다”는 선정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자국의 상징적인 건물에 이스라엘 국기를 내걸고, “우리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치 유럽 그들이 이스라엘과 동일시하는 것처럼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하고 있어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는 이미 국제 테러집단으로 규정된 만큰 철저히 응징돼야 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어린이 40명이 참수 당했다는 영국의 한 신문 보도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지만, 하마스의 천인공노할 만행이라는 보도가 전 세계를 몇 바퀴 돌았을 것이다.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소문은 빛과 같은 속도로 퍼져나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SNS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잘 편집된 영상들을 유포하고 있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조차 힘들 정도의 영상들이 줄줄이 나돌고 있다. 그 사인 확증편향만 늘어나게 되는 현실이다.

이스라엘에서 촬영된 영사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지에서 촬영된 영상 모두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중동에서 20년 동안 지속된 서방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수천 명이 아닌 수백만 명의 아랍인과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방의 시각으로 보면,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마치 ‘작은 신’ 혹은 ‘잡신’의 백성인 것처럼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는 게 아랍인들의 생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스라엘 역시 자국의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옹호하고 심지어 확장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70년간의 강탈, 억압, 포위 이후 자유와 정의를 위한 좌절감이나 투쟁을 표현할 권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팔레스타인은 사실상 존재 가치가 별로라는 인식도 없지 않다는 참으로 비극적인 현실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은 “민간 기반 시설, 특히 전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전쟁 범죄이다. 남자, 여자, 물과 전기의 아이들을 차단하는 것은 순수한 테러 행위”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러시아가 한 일과)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정당한 자기 방어“라는 집행위원장의 말은 바로 위선과 이중 잣대를 구현한 것이다.

하마스의 운동은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알 카에다와 ISIL(이슬람국가)을 비난하고,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 외부에서는 공격을 가한 적이 없는 민족주의 운동이다. 알카에다와 달리 하마스는 2006년 가자지구의 마지막 입법 선거에서 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미국이 주도한 쿠데타에서 살아남은 후 포위된 가지지구의 사실상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국제 테러단체로 이미 낙인 찍인 지 오래다.

알자리라의 수석 정치 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Marwan Bishara)는 12일자 알자지라 오피니언 기고문에서 “하마스의 지난 7일 작전과 뉴욕의 9/11 작전을 히스테리하게 비교하는 것은 위험한 프레임이 아닐 수 없다. 허위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고, 점령하기 전에 목격한 것처럼 더 넓은 전쟁을 위한 사례를 조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한 비교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악마화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비인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가자지구에서 시작되는 대량 학살 전쟁의 길을 닦기 위한 프레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른 지도자들을 악마화하는 것은 추악한 정치이지만, 전체 국민을 비인간화하는 것은 순수하고 단순하기까지 한 인종차별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정치 분석가는 “그런 식으로, 이 거짓되고 히스테리적인 비유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한 불법 포위 공격과 무차별 폭격에 이어 그곳에 살고 있는 2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황폐화시킬 훨씬 더 끔찍한 영토 침공을 펼칠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실제로 네 차례의 중동전쟁과 17년간의 포위 공격으로 하마스를 축소시키지 못한 이스라엘 정부는 이제 가자 침공과 재점령을 통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하마스를 몰살시키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네타냐후 정권은 이미 약 35만 명의 예비군을 소환하고, 10만 명의 병력과 다수의 탱크를 남쪽 국경에 집결시켰다. 가자지구에서 시나이 반도로 사람들을 보내어 ‘안전’을 유지하고, 이스라엘의 침공을 더 쉽게 만들기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려는 시도는 팔레스타인과 아랍 지도자 모두에 의해 거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 팔레스타인인들을 고국에서 다시 추방당해야 한다는 게 이스라엘 연정의 시온주의 당의 국주주의 주장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탈출로가 제공되지 않고, 지상 침공이 예상되면 몇 주 또는 몇 달 간의 전투 동안 팔레스타인에 수만 또는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마르완 비샤라는 “특히 예상대로 이스라엘이 중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자국 군대의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물량의 포격을 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유혈이 낭자한 도시 갈등, 즉 지역적으로 재앙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마겟돈’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마르완 비샤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수십 년간의 전쟁과 점령, 그 실수로 인한 인류의 고통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는 것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고, “이제 서방 강대국들이 어른처럼 행동해야 하고, 이스라엘의 거짓말과 상투적인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진단하고,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고. 팔레스타인의 비극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으므로, 오직 ‘정치적, 외교적 해결책’만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