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전격적으로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유대민족과 연대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폭발은 유대민족이 아닌 ‘다른 팀’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제시했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총리에게 “내가 본 바에 따르면, 당신이 아닌 다른 팀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중에 ‘하마스 무장세력’을 언급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폭발의 원인을 확신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되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개입을 부인하고, 또 다른 무장세력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를 비난했다. 그러나 해당 조직도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후 요르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가자 병원 폭발 사고 이후 아랍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취소됐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번 폭발로 인해 “매우 슬프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마스가 10월 7일 공격에서 이스라엘인들을 ‘학살’했다고 말하는 것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슬퍼하고 있다. 정말 그렇다”면서 “미국인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에게 감사하며 이번 방문이 “깊고 깊은 감동”이라며 “대통령님,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언제나 이스라엘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네타냐후는 벤 구리온 공항(Ben Gurion Airport)에서 바이든을 영접했고,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인도적 지원이 전달되도록 허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인 1,400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 지상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전략소통 조정관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한다. "몇 가지 어려운 질문을 할 것”이이며, “그는 그들에게 친구로서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했을 때, 이스라엘 응급구조대원과 사망자 및 인질로 잡힌 희생자 가족들을 만날 계획도 세웠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약 2,8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또 다른 1,200명이 잔해 아래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17일 알 알리 병원(Al Ahli hospital)에서 폭발이 발생하기 이전의 수치이다. 폭발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치료하고 전투로부터 피난처를 찾고 있던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던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한 후 시위가 지역을 휩쓸었다.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라말라를 포함한 서안 지구 주요 도시의 거리로 넘쳐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레바논 베이루트와 요르단 암만에서 발생한 시위에 동참했다. 이곳에는 분노한 군중이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 모였다.

분노로 인해 압둘라 2세 국왕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으로 요르단을 방문하려는 바이든의 계획이 무산됐다.

요르단은 알 알리 병원 폭발 사고 이후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존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여행의 요르단 부분을 취소하기로 한 ‘상호 결정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이 워싱턴으로 돌아가면서 아랍 지도자들과 전화로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Ayman Safadi)는 국영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이 지역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헤즈볼라가 활동하고 있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북쪽 국경을 따라 새로운 전선이 분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 조직은 이스라엘군과 전투를 벌여 왔다.

항상 개인 외교의 힘을 믿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여행은 불안정한 시기에 중동에서 미국 영향력의 한계를 시험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후 올해 두 번째 분쟁지역 방문이다.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이스라엘이 식량, 연료, 전기, 물의 공급을 차단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우려가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중재자들은 절박한 민간인, 구호단체, 병원에 물품을 제공하는 문제로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바이든의 방문을 앞두고 아랍과 이스라엘 지도자들 사이를 오가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텔아비브에서 일종의 원조 협정을 중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7시간 30분 동안 회의를 가졌고, 발전을 위한 청신호를 들고 나타났다. 구호 물품이 가자지구에 어떻게 유입되고 민간인들에게 배포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미미한 성과에 불과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블링컨의 회담이 이스라엘의 입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들은 가자 지구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미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아랍인의 제한된 관용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아랍 지도자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은 하마스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란이 반(反)이스라엘 활동을 강화하도록 부추길 가능성이 높으며, 지역적 혼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의 4명의 관리가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