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품격은 무대가 아니라 ‘도착하는 순간’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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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품격은 무대가 아니라 ‘도착하는 순간’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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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국제거리극축제, 이동의 불편까지 덜어야 진짜 축제다...쏘카 60%·일레클 10% 할인
송은경 기자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축제는 공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화려한 개막식, 유명 아티스트의 무대, 대형 포스터와 홍보 영상이 아무리 눈길을 끌어도 시민이 행사장에 도착하기까지 불편함이 크다면 그 축제의 기억은 결코 좋게 남지 않는다. 축제의 평가는 무대 위가 아니라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이미 시작된다. 주차는 가능한지, 교통비 부담은 없는지, 가족과 함께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외지 방문객이 낯선 도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결국 도시 축제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안산시가 제22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앞두고 선택한 ‘이동 편의 강화’ 정책은 단순한 할인 이벤트를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시민이 진짜로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제22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함께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축제 기간 동안 쏘카 차량 대여료는 최대 60%까지 할인되고, 일레클 전기자전거 이용료는 10% 할인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프로모션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을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 보면 이런 정책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필요한 변화다. 시민은 행정의 슬로건보다 생활의 편의를 먼저 기억한다. 수십억 원짜리 홍보사업보다 축제장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던 경험 하나가 도시 이미지를 더 오래 남긴다.

이번 할인 정책은 지난 3월 26일 체결한 ‘지역사회 기여 및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민간 플랫폼과 지방정부가 협력해 시민 체감형 서비스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의 축제 행정이 예산을 투입해 홍보를 확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시민이 실제로 사용하는 서비스 안으로 행정이 들어가야 한다. 축제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혜택 대상을 안산시민에 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지역 방문객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이 지점은 매우 중요하다. 축제는 결국 외부 사람이 얼마나 도시를 찾느냐에 따라 지역경제 효과가 달라진다. 내부 만족만으로는 축제가 성장하지 않는다. 외부 방문객이 “안산은 축제를 즐기기 편한 도시”라고 느껴야 다시 찾게 되고, 그 기억이 도시 브랜드가 된다.

현재 안산 전역에는 쏘카존 50여 개소에서 차량 약 150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일레클 전기자전거는 약 2,000대가 활용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행사장 주변만 붐비는 구조가 아니라 도심 전체의 이동 흐름을 분산시키고, 시민과 방문객이 보다 자연스럽게 축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문화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도심형 예술축제다. 거리예술 공연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도시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만큼 이동 동선이 매우 중요하다. 대형 공연장처럼 주차장 하나로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다. 시민들은 여러 공간을 오가고, 공연은 시간대별로 분산되며,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년층, 관광객의 이동 패턴도 모두 다르다.

이런 축제에서 교통 불편은 곧 축제 만족도 하락으로 직결된다. 공연은 좋았지만 주차 때문에 지쳤다는 기억은 다시 방문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이어진다. 행사장은 즐거웠지만 돌아가는 길이 힘들었다는 경험은 도시에 대한 인상 자체를 바꿔버린다. 그래서 축제의 성공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동선에서 결정된다.

특히 지방 축제 현장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민원은 주차 문제다. 행사장 주변 도로는 마비되고, 주민들은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방문객은 시작도 하기 전에 피로를 느낀다. 그 결과는 늘 같다. “축제는 좋은데 다시는 차를 끌고 가고 싶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명확한 대안이다.

공유차량 할인과 전기자전거 활용은 바로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차량 이용을 분산시키고, 단거리 이동을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유도하며, 무엇보다 시민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 행정은 강제보다 선택지를 넓혀줄 때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일레클 전기자전거 할인 역시 단순한 부가 서비스가 아니다. 도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탄소중립과 친환경 교통은 더 이상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시민이 직접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처음 전기자전거를 이용한 시민이 이후 일상에서도 이를 선택하게 된다면 그것은 행사성 정책이 아니라 생활문화의 변화가 된다.

이런 변화는 결국 도시의 미래 경쟁력과 연결된다. 축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그 도시가 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준다. 불편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행정과 불편을 먼저 줄여주는 행정은 시민의 신뢰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안산시가 이번 국제거리극축제를 시작으로 안산서머페스타, 김홍도축제, 대부포도축제, 겨울빛의나라축제 등 주요 행사에도 할인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더욱 긍정적이다. 한 번의 시범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운영의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축제는 도시의 얼굴이다. 시민에게는 자부심이고, 외부 방문객에게는 첫인상이다. 그 얼굴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무대 장치보다 운영의 디테일이 더 중요하다. 공연 프로그램이 아무리 화려해도 시민이 불편하면 축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특별한 스타가 없어도 편하고 따뜻한 경험이 남는 축제는 해마다 성장한다.

행정은 종종 ‘큰 것’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시민은 늘 ‘작은 것’을 기억한다. 편하게 주차했던 경험, 교통비를 아꼈던 순간, 가족과 웃으며 이동했던 동선, 기다림 없이 즐겼던 하루가 도시의 평가를 만든다. 축제는 결국 시민의 하루를 얼마나 잘 설계했는가의 문제다.

물론 이번 정책 역시 발표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할인 혜택이 실제 현장에서 충분히 안내되는지,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축제 종료 후 실제 만족도와 교통 분산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까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정책은 발표보다 운영이 중요하고, 운영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안산시가 이번에 보여준 방향은 분명 옳다. 축제를 보러 오는 시민에게 가장 좋은 환영 인사는 거대한 현수막이 아니다. “불편하지 않게 준비했습니다”라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배려다.

제22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안산문화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거리예술은 본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예술이다. 그렇다면 행정 역시 시민과 축제 사이의 거리를 줄여야 한다.

좋은 축제는 무대 위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민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이번 안산의 선택이 반가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축제의 품격은 도착하는 순간 결정된다. 그리고 그 품격은 결국 도시의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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