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인근에 위치한 한국 용산 대통령실 내에서의 대화 내용이 인터넷에 유출된 기밀정보에 담겨 있었고, 그 문서에는 신호정보(Signal Intelligence : 시킨트)라고 적혀 있었다. 전화나 이메일 등을 감청이나 도청을 했을 때 사용되는 표현으로 아시아의 주요 동맹국들을 상대로 간첩행위를 해 왔음을 의미한다고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출된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하지 않을 방침인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으로부터 한국산 탄약(포탄) 공급을 압박받고, 고뇌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방침전환을 검토할 선택지고 적혀 있었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10일 보도된 한국산 포탄 제공에 대한 대통령실 내 논란에 대해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문서 유출과 관련 사실관계 파악이 최우선이라며 미국 정부의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미를 앞두고 일이 꼬여들지 않게 하고 싶은 것이 속내로 보인다고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어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대량으로 유출된 기밀정보는 미국의 동맹국들까지도 도청이나 감청 의혹이 불거져 해당 동맹국은 물론 미국 역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한국 정부와의 관계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보도된 유출 정보 골자와 해당 국가의 주요 입장은 아래와 같다.
* 한국 :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관한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대화가 통신 유출에 의한 정보로서의 기록 : 한국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미국 측과 협의 하겠다는 의사 표시
* 이스라엘 :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의 고위 관계자가 직원이나 국민에게 반정부 시위에 참가하라고 권장했다고 지적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무 근거가 없는 사실”이라며 부정
* 프랑스와 영국 등 :
미국, 영국, 프랑스 등으로부터 100명 이하의 특수작전 요원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 : 프랑스 정부는 우크라이나 작전에 종사하고 있는 프랑스 병사는 없다고 전면 부정
* 튀르키예 :
우크라이나 침략에 러시아가 이용하고 있는 용병 회사 바그너(Wagner)가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튀르키예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지적 :
영국의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이 진행하는 사법 제도의 변경안에 대해, 이스라엘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 고위 관리가 “항의 시위하도록 직원과 국민에게 촉구하고 몇 가지 명확한 행동 환기도 행했다”고 기재된 문서도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3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지만 이스라엘 총리부는 성명에서 “아무런 근거도 없는 억지”라고 전면 부인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에 떠도는 미국 보고서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투입하는 민간 군사회사 ‘바그너’가 지난 2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 관계자와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만났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문건 유출이 더 확산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지원의 연계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에 의한 정보전의 일환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아 미 법무부가 국방부 등과 연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 기밀문서 유출에 “러시아의 관여가 거론되고 있는 점을 기자들에게 묻고, (미국이) 모든 것이 러시아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병이라고 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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