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우소나로 전폭지지 브라질 경찰 내부 분열 양상
- 브라질 ‘정치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 극을 향해 치달려
10월 3번째 주말 보우소나로 브라질 현직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와 경찰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오는 30일 예정된 대선 결선 투표일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결선투표 선거전에 새로운 혼란의 싹이 트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연방결찰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로베르토 제퍼슨 전 의원의 자택을 방문, 온라인에서 판사를 공격했다며 대법원 명령으로 체포했다. 제퍼슨 의원은 이미 법원을 위협하는 반(反)민주주의적 해위를 조직적으로 계획했다는 이유로 가택 연금 상태에 놓여 있었다.
경찰이 도착하자 제퍼슨 의원은 경찰 차량에 발포, 섬광수류탄(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어 순간적으로 어찌할 줄 모르게 하는 작은 폭탄 : stun grenade)을 던졌다. 경찰관 2명이 다쳐, 체포할때까지 교섭에 8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제퍼슨 의원의 행위는 30일 결선투표에서 좌파인 룰라 전 대통령을 누르고 재선을 노리는 현지 극우파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로 대통령에게 큰 골칫거리가 됐다. 브라질 경찰은 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하는 보우소나로의 자세를 그동안 강력히 지지해왔으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에서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분석가들은 “결선 투표를 둘러싼 폭력의 우려와 보우소나로가 승리할 가능성을 끌어 내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이 발생 직후 브라질의 통화와 주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의 산토로 정치학자는 “우리가 23일 본 것은 새로운 정치폭력의 물결을 예고할 수 있다. 보우소나로가 패배할 경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지층에게는 특히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표 후의 엄청난 후유증을 우려한 것이다.
좌파성향의 전직 대통령이었던 룰라 캠프는 “이것이 후보자들끼리 설전을 벌이고 협박과 살인이 증가하는 긴박한 선거전에서 보우소나로 폭력의 최신 사례”라는 홍보 광고에 아주 비중 있게 거론했다.
룰라 캠프는 인스타그램에 “증오와 폭력, 법에 대한 불경이다. 로베르토 제퍼슨은 범죄자일 뿐만이 아니라 경쟁 후보의 주요 맹우 중 한 명이기도 하다”는 글을 올렸다.
사법 과잉이라며 대법원을 비난하고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기를 들 것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해온 보우소나로 현직 대통령은 재빨리 제퍼슨과의 거리를 두려고 했다. 23일 늦게 공개된 짧은 동영상에서 경찰을 향해 발포하는 사람은 누구든 “무법자”라고 발언했고, 자신의 마음은 부상당한 경찰과 함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발 빠른 대처이긴 하지만, 자신의 절친이라는 사실은 숨길 수 없다.
그러나 그와 내가 함께 찍힌 사진은 한 장도 없다는 보우소나로의 주장은 대통령 관저에서 만나는 두 사람의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면서 역효과를 낳았다. 제퍼슨 의원의 변호사인 구스타보 쿤냐는 “제퍼슨에게 경찰관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여기서 나가라는 식의 위협적인 발포였다”고 변명했다.
* 보우소나로 전폭지지의 경찰 내부의 분열
제퍼슨의 체포극으로 브라질을 크게 분열시키는 ‘정치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가 연방경찰을 강타하고, 내부에도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12명의 경찰관이 익명으로 로이터통신에 밝혔다고 한다.
복수의 경찰관은 제퍼슨 의원이 가택연금 하에 있으면서 자동소총과 금지된 섬광수류탄 등을 자택 무기고에 소유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보우소나로는 무기 구매 제한을 완화, 2018년 이후 사냥꾼과 수집가, 사격자들에게 주어진 구매 허가 건수는 약 5배로 늘었다.
지난 7월 세계에서 가장 살인 건수가 많은 나라에서의 치안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연방경찰이 보우소나로의 총기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었다.
“왜 여러 범죄로 거론되는 사람에게 자동소총도 포함한 무기 소유 허가가 주어졌는가. 섬광탄을 소유할 권한이 있었을까?”라고 연방경찰 중 한 명은 의문을 제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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