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으로 인한 세계의 하천 오염이 “환경 및 세계 보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해열 진통제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 니코틴(nicotine), 카페인(caffeine), 뇌전증(epilepsy) 및 당뇨병(diabetes) 약물이 요크 대학의(University of York) 한 연구에서 널리 검출되었다는 새로운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수행된 가장 광범위한 연구 중 하나라고 영국의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볼리비아, 에티오피아의 강이 가장 오염이 심했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의 강들과 아마존 열대우림이 가장 잘 발달했다. 강에서 가장 흔한 많은 약물 화합물의 영향은 아직도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물에 녹은 인간 피임약이 물고기의 발달과 번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과학자들은 강에 항생제가 증가하면 의약품으로서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연구는 100개 이상의 국가에 있는 1,000개 이상의 시험장에서 물을 채취해 연구를 실시했다. 전체적으로 표본으로 채취된 258개 강 중 1/4 이상이 수생 생물에게 안전하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진 ‘의약품 주성분(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이 존재했다.

연구를 이끈 존 윌킨슨(John Wilkinson) 박사는 BBC 뉴스에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화학물질을 섭취하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며, 그리고 나서 우리의 몸을 떠난다”면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가장 현대적인 효율적인 폐수 처리 공장들조차도 이러한 화합물들이 강이나 호수에 도착하기 전에 완전히 분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검출된 의약품은 뇌전증과 신경통 치료에 쓰이는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간질치료제)과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메트포르민(metformin)이다. 진통제 파라세타몰뿐 아니라 카페인(커피), 니코틴(담배) 등 이른바 '생활소모품'도 고농도 검출됐다.

아프리카에서도 말라리아 치료제에 사용되는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 고농도로 검출됐다.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University of Hertfordshire)의 베로니카 에드몬즈-브라운( Veronica Edmonds-Brown) 수생 생태학자(aquatic ecologist)는 “이러한 의약품의 존재는 (강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각각의 의약품으로 개별 실험을 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연구가 적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약리학적 해결책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강물에 항생제의 존재 증가는 내성이 있는 세균의 발생으로 이어져 의약품의 효능을 손상시키고 궁극적으로 ‘환경과 세계 보건에 세계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염도가 가장 높은 사업장은 저소득층부터 중산층 국가였으며, 하수투기, 폐수 관리 부실, 의약품 제조 등이 있었던 지역이었다.

영국 버밍엄대(Birmingham University) 신흥 오염물질 부교수인 모하메드 압달라(Mohamed Abdallah)박사는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매우 높은 농도의 의약품으로 오염된 강을 봐왔고, 이는 기본적으로 폐수 처리에 인프라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낮고, 가장 취약한 인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윌킨슨 박사는 다소 우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보다 훨씬 똑똑한 많은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는 적절한 약물 사용”이라고 강조하고, “이는 항생제와 같은 약을 구하기 더 어렵게 만들고, 복용량에 대한 보다 더 엄격한 제한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