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레바논, 콜레라 유행 배경에 심각한 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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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레바논, 콜레라 유행 배경에 심각한 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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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인구의 80%가 빈곤 상태,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없어
- 무정부 상태 4년 연속 이어져 정부 대책도 사라져
- 생수병의 물을 사용해야 하지만 물 값이 2021년 대비 3.5배나 급등
- 인근 국가 시리아에서도 콜레라 감염 확산
사진 : 알자지라 방송 비디오 캡처
만일 수도에서 물이 나왔다고 해도, 음용이나 요리에는 생수병에 든 물을 사다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 사진 : 알자지라 방송 비디오 캡처

“레바논 북부의 난민캠프에서는 수돗물이 멈추는 일은 다반사다. 하지만 수돗물이 안 나와도 물병에 든 물을 더 이상 살 수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돗물이 없을 때에는 가까운 연못에 의지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물 문제를 다루며 이 같이 보도했다.

콜레라에 감염이 돼 중증화 된 4살짜리 아들의 병상에 기댄 한 엄마는 “경제위기로 고통 받는 레바논에 콜레라가 또 다른 비극을 안겨주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인구 600만 명의 레바논에서는 10월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콜레라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대됐고, 레바논 보건부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00명 가까이가 콜레라에 감염이 되었고, 17명이 사망했다.

레바논에서는 1993년 이래 콜레라 유행은 종식됐었다. 그러나 엘리트층 계파의 항쟁으로 정부의 기능이 마비되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경제위기는 4년째로 접어들면서 공공서비스가 타격을 받고 있다.

콜레라는 인간의 배설물 등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감염되는 설사를 동반하는 질병이다. 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몇 시간 만에 죽음에 이를 수도 있어, 아이들에 대한 위험성이 특히 높은 편이다.

중증화된 4살짜리 아이의 엄마는 공립병원으로 아이가 이송되었을 때, 소생조치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한다. 엄마는 아들의 회복을 기원하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비참한 생활로 돌아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 오염된 물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에 따르면, 수도관 공급 부족과 수돗물을 대체할 물 값 상승 등으로 금전적 여유가 없는 난민과 레바논 가정은 오염된 물을 사용해야만 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또 광범위한 정전으로 펌프장과 정수장이 멈춰, 배수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깨끗한 수돗물 배급이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 대학 베이루트 의료센터 감염증연구소 측은 “만성적으로 깨끗한 물과 전기를 가정이나 캠프에 전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하수처리도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수돗물의 안전성에 회의적이라고 한다. 만일 수도에서 물이 나왔다고 해도, 음용이나 요리에는 생수병에 든 물을 사다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생수병에 든 물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3.5배나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인구의 80%가 빈곤 상태에 있는 레바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80% 정도의 국민들이 빈곤상태에 놓여 있어 비싼 생수병의 물을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비위생적인 오염된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샤워나 세탁 등에 필요한 물은 여과한 물을 민간업체에서 구입해 탱크에 담아 가족과 인근 주민이 공유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가격도 꽤나 상승해 남은 선택지는 연못의 물에 의지해야만 하는 서글픈 실정이다.

또 콜레라의 유행은 인력난과 자금난에 시달리는 의료시설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한 병원 원장은 “콜레라 환자 중에는 긴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병상 수가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병동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어느 정도 확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레바논 담당자는 “깨끗한 물과 위생관리 키트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감염 상황이 앞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근 시리아에서도 감염 폭발

레바논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콜레라 감염을 이웃 시리아에서의 감염 확대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 보건부는 지난 9월, 9명의 사망자가 발생, 알레포에서의 콜레라 유행을 선언했다. 유엔은 유프라테스 강의 물을 마신 사람이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베이루트에 거점을 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비영리 조직’인 ‘사미르 카실 재단(SKF)’에 따르면, 레바논의 콜레라 감염 확산은 11년 전쟁으로 레바논으로 피신한 150여만 명의 시리아 난민에 대한 적대감을 키울 수도 있다. 

SKF는 “레바논에서 처음 콜레라 감염이 확인된 10월 시리아인에 대한 혐오 발언 증가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WHO는 지난달 “분쟁과 자연재해가 전 세계에서 전례 없는 감염 확산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백신의 신속한 지급을 당부했다.

레바논은 이달 초 1차 백신 배급을 받았다. 레바논 보건장관은 백신에 대해 “감염 확대를 억제하는 데 있어서 필요 불가결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국방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백신은 전선의 의료진이나 보건당국이 야외병원을 설치한 북부지역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사는 가정에 배포하겠다”고 밝히고, “또 과밀 상태여서 불결한 교도소에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레바논에서의 감염 확대는 지금부터 시작일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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