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주년] 대한민국 다시 낙동강 전선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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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주년] 대한민국 다시 낙동강 전선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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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다음 주 우리는 6.25동란이 일어난 지 딱 70주년을 맞는데, 참으로 감회가 복잡한 게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건국을 한 지 아직 100년이 채 된 젊은 나라, 씩씩한 청년의 나라인데, 현실은 어느 날 문 닫을 수도 있는 엄중한 국면이다. 최소한 내 경우 당장 내일 아침 신문에 이 나라가 몰락했다는 뉴스가 뜬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라며 가슴을 칠뿐이고 그걸 막지 못했던 걸 스스로 질책할 따름이다. 더구나 6.25동란은 역설이지만 그걸 거치면서 이 나라는 단단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었는데, 70년만에 이렇게 흐물흐물한 국가로 전락했다. 재확인하지만, 이 나라는 다시 낙동강 전선에 밀려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이 얼마 전 ‘통곡의 벽 앞에서 ‘정병 5천’을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보내왔다. 본래 그 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라는데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읽는 순간 내 가슴을 쳤기 때문이다. 아마도 여러분도 그러실텐데, 그래서 제 의견이고 뭐고 간에 그 분 글을 거의 원문 그대로 소개하겠다.

자, 이런 내용이다. “대학 시절 이래 외우(畏友) J씨로부터 카톡이 왔다. 이언주 전 의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을 옮겨온 것이라 했다. 내용은 ”대한민국 볼 장 다 봤다“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었다. 6·25 남침 전쟁으로 치면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진 격이라,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리란 개탄이었다.

“우파시민들 집회도 아무 소용 없습니다. 언론도 다뤄주지 않습니다. 대중들도 관심 가져주지 않습니다. 미통당이 지켜줄까요? 꿈 깨세요. 사회주의 법안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이고, 경제 폭망해도 세계 경제가 어둡다며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배급사회를 만들려고 할 겁니다. 이제 미국의 개입 말고는 지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보수언론 종편방송 없어지고 유튜버도 가짜뉴스라며 없앨 것입니다. 이제는 부처님 하느님께 매일 기도하세요. 그것 말고는 이제 다른 길은 없습니다”

사실 오페라 ’사이공‘에서도 봤지만, 미국 대사관 옥상에서 난민을 태워 나르는 마지막 헬리콥타가 뜨는 현장의 아비규환을 보면서 그때 이미 어딘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드디어 그런 날이 서울에서도 닥치고야 만 것인가? 원내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저들의 매너와 서슬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협치고 나발이고는 똥 누러 가기 전 이야기이고, 똥 누고 나온 이후엔 저들은 완전 전쟁터의 점령군처럼 난폭해지기 시작했다. 이젠 거리낄 게 없으니 “야 이 xx들아 엎드려 뻗쳐!” 하는 식이다.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다가도 “약속이 있으니 재판 중단하라”고 하질 않나, 국회 상임위장직을 모조리 독식하겠다, 토지 공개념 도입하겠다, 종전선언 하겠다, 특정 시국사태에 대해 비판하면 7년 징역에 처하겠다, 이재용 다시 잡아넣겠다, 공수처 7월에 만들겠다, 언론개혁 하겠다, 대북전단 살포 처벌하겠다, 이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겠다… 앞으로도 또 어떤 무시무시한 전체주의 법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 한국에서도 자유민주주의는 조락(凋落)하고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1당 독재 전체주의로 막 바뀌기 시작했다. 이 ’좌파 파시즘‘은 국내체제의 민중주의화와 더불어,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미군 철수-한미동맹 해체-남한 무장해제- 1948년에 세운 대한민국 소멸-연방제로 갔다가 그 짧은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극좌 혁명 통일이란 종착역에 이를 것이란 시나리오를 공공연하게 노골화하고 있다.

자 이상이 류근일 주필의 글이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저의 이런 얘기에 공감이 가십니까, 아니면 반감이 가십니까? 자유대한민국이 낙동강 전선이 무너지고 자유말살 공산세력에 의해 이미 함락 당했다는 생각이 정말로 드십니까?” 그렇게 묻는 것으로 류근일 주필의 얘기는 끝난다. 이 방송을 시작하면서 6.25동란은 참으로 역설이지만 그걸 거치면서 이 나라는 단단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맞다.

역설은 역설이다. 빨갱이 덕분에 하나로 뭉치는 법을 알았고,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할 수 있었다. 만일 6.25가 없었더라면 우린 1950년대 어느 시점에서 자멸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고, 그 점에서 6.25는 비극이자 거대한 국민학습의 현장이었다.

그런데 정말 비극은 그런 상황이 끝나가고 있는 점이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의원 무려 174명이 지금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그걸 보여준다. 그걸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한데 이어 곧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건 미친 것이다.

김정은이 무력도발을 호언장담하고 있는 판에 이게 무슨 짓이냐? 강도가 집안에 쳐들어오겠다고 칼을 가는 판인데, 집 주인은 두 손을 들고 환영한다고 만세 부르는 격이다. 사실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섣부른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오히려 주한미군 철수 등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주는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건 상식이 아니냐?

더구나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 국회가 모두 미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보태세, 한미동맹, 주한미군, 유엔군사령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한 뒤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누구 말대로 이 시점에서 종전선언을 하면 세계적 코미디가 될 것이다.

체제유지에 관심 없거나 이 나라를 저주하는 이들로 득시글거리는 한국 사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국가의 죽음에 딱 어울리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그렇다고 절망만 할 순 없다. 결국엔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피와 눈물의 시민적 각성, 그걸 통한 행동 없이는 이 나라가 회생할 수 없다는 진실엔 변함이 없다. 그 점에서 우린 여전히 역사의 변곡점에 서있다는 것을 6.25동란 70주년에 재확인하면서 오늘 방송을 마친다.

※ 이 글은 22일 오후에 방송된 "[6.25 70주년] 대한민국 다시 낙동강 전선에 밀렸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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