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리수에서는 2018년 7월 4일~7월 15일까지 임영조 초대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임영조는 그동안 전통 한지와 금박의 예술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으며, 우리의 삶과 조형에 대한 반성적 고찰에서 비롯된 의미 있는 콘셉트로, 2차원에서 펼쳐지는 평면성과 3차원에서의 재료의 물성과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해 왔다.
이는 대체적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시도하고 있는 표현성(expression)과 일루전(illusion)적 관념에서 벗어나 그만의 회화와 조형으로 형성된 조형적 명제 속으로 몰입하였음을 의미한다.
그가 오랜 동안 전개시키고 있는 한지 작업도 평범한 작업이 아니라 물질과 이미지 간의 변증법적·반성적 조형성을 함축하고 있다. 평면에 작은 한지 조각들을 콜라주 형태로 드러낸 흔적들은 삶의 무의미함과 세월의 덧없음 등을 함축한 것으로 작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표출된 무의식의 산물이자 이미지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확신에 찬 기독교적인 형상과 이미지는 작가의 내면에 또 하나의 예술적 모티브를 제공하는 중요한 감성적 원형이라 생각된다. 이 양자를 기조로 형성된 일련의 작품들에는 상통하는 중요한 예술적 공감과 감성적 예술혼이 응축되어 주목된다.
그는 투박한 전통 한지를 재료로 하여 다양한 미적 가치를 형성함으로써 한국미의 정서가 흐르는 의미심장한 형식미를 표출하였다. 한지를 붙였다가 다시 떼어내는 작업이나 여러 겹의 각기 다른 한지의 결과 층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이 형식미는 우리들이 지니는 성(性)과 정(情)의 조형적 표출이라 여겨진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정(情)의 이미지는 작가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형성된 감성의 흥이 있는 노랫가락처럼 자연스럽다. 이는 조형적 긴장감이나 균제, 통일성 등을 내포하며 하나의 물(物) 자체, 다시 말해 하나의 성(性)으로 존재할 수 있는 미적 원형을 조형화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기에 그의 한지에 있어서 기존 물성에 대한 변형된 형상성과 이에 대한 질료적인 숙성은 여러 색지들의 중첩이나 다양한 한지 조각들의 활용으로 더욱 구체화한 것임이 분명하다. 이는 한지의 조형적 이미지와 질료와 재료 등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모색으로서 모더니즘적인 질료적 조형성에 대한 변혁을 담은 새로운 접근이자 시도라고 간주된다.
작가는 한지의 지속적인 활용과 동일 선상에서 수년 전부터 금(金)과 관련된 다양한 조형적 이미지를 모색하며, 오일 페인팅으로는 도저히 드러낼 수 없는 3차원적 오브제를 평면에 접목시켜 미묘하고도 섬세하게 진짜 금괴와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질서 있게 펼쳐지는 크고 작은 금괴를 평면에 접목시켜 이 작은 금괴들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하는 호기심을 유발시킴으로써 보는 이들을 작품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하며, 한지 위에 수없이 나열된 금빛 찬란한 금괴의 이미지를 통하여 권력과 부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단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금괴에 작은 글씨로 ‘어머니’, ‘사랑’, ‘편지’ 등의 단어들을 삽입함으로써 분주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에 절실한 향수를 조용히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그의 작품에는 휴머니즘과 영원성, 긍정주의, 희망, 새로운 변화, 아가페의 사랑 혹은 예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도 같은 순수함과 열정 등이 내재되어 있다. 그의 예술가적 순수성은 자칫하면 순정주의자, 염세주의자, 허무주의자, 무능력자 등으로 치부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진행형이며, 능동적이면서도 적극적이다.
그의 작품이 새롭다거나 획기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그가 추구해 왔던 조형성은 서구적이면서도 비서구적인 것이며, 서구 모더니즘의 조형적 산물과는 다른 지극히 우리적인 성과 정이 흐르는 탈 서구적인 조형으로 새로운 조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장준석 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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