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사-1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형사-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쟁을 치른 나이의 사람들은 죽어 가는 인민군과 국군의 치열한 싸움을 보았다. 죽고 죽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도덕성도 강하다. 공자의 사상도 강하고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도 많다. 절대로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했다.

오랜 동안의 경험적 확률이다. 김 형사의 메모 노트는 단서를 잡기 위한 자료로 가득 채워져 갔다. 김 형사는 술집을 탐문하며 자주 오던 사람이 안 오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술에 취해 있는 사람과 타지로 여행을 간 사람이 없는지도 조사했다.

그런 과정에서 모든 초점이 한 사람에게로 집중되어 가는 것을 알게 됐다. 김 광호가 틀림없이 유력한 용의자 같았다. 성호는 형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병원에 갈 때마다 많은 말을 나누었다.

하지만 가족관계에서 오는 변명 이상의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반드시 병원에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 형사는 성호를 예의 주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공동묘지의 뒤편에는 갈대 숲이 우거져 있었다. 가장 무성한 곳에 누군가 누워 있었던 흔적을 찾아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피가 말라붙은 도끼를 발견했다. 도끼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김 형사는 살인 사건에 관한 것을 메모 노트에 썼다. 돈이 몹시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죽은 사람은 황소를 판 학교 선생님이다. 농부들이 사용하는 도끼로 죽였다. <죄와 벌>의 ‘라스꼴리니꼬프’를 흉내냈다는 내용을 썼다.

김 형사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 현장으로 분주히 돌아 다녔지만 별다른 것을 찾지 못했다. 읍내에 별 달은 자들을 조사했다. 김 광호가 가장 유력해 보였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기 며칠 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병원 치료비가 필요해서 일까?’
노름꾼이 아버지를 위해서 살인을 했다. 좀 맞지 않는 이야기 같았다. 병원에 입원한 것도 모르는 것 같고 부모에게도 관심이 없어 보이는 자다. 다만 노름판 돈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이 되었다.

‘설마 가족들과 연락이 없었을까,’
연락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사건은 의외성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좀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의 병원 치료비를 만들려고 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읍내의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가 이상한 헛소문이 생기기도 했다. 무지한 사람들은 죽은 사람은 살이 끼였다는 소리들을 했다.
“소를 팔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아는 사람 짓이지, 뭐,”
“왜 선생님이 직접 소를 팔러 갔지, 다른 사람이 하면 될 터인데?”
“살이 끼였어,”

동네 아낙들이 무심히 하는 말을 김 형사는 들었다. 메모 노트에 ‘아는 사이’라고 썼다. 읍내에서 돈을 잘 쓰는 사람을 탐문했다. 광산촌이다. 노름판이 있고 술집이 많다. 무도장도 몇 군데 있다.

김 형사는 메모노트에 썼다. 최근에 돈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썼다. 노름, 술, 무도장, 머리 기름을 잘 바르고 다니는 사람일 것이라고 썼다.
광부는 아니라고 썼다. 광부는 도끼보다는 망치를 썼을 것이다. 광석을 다룰 때 망치가 주로 사용하는 연장이다. 여자와 남자, 어느 쪽인가에 대해서는 남자라고 단정했다.

여자는 무서워하는 공동묘지에 밤에는 못 간다는 점과 여자들은 도끼를 다루는 일이 서툴다는 점 때문이다.

‘김 형사는 가족 중에서 누구일까?’ 도 생각했다.
아들은 아니다. 학교 갈 돈이다. 춤을 추고 노름도 할 줄 모르는 나이이고 죽은 사람의 부인도 바람이 난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가족은 아니라고 메모 노트에 썼다. 범인의 나이에 대해 생각했다. 돈이 필요한 젊은 사람일 것이라고 단정했다. 정황으로 보아 나이가 많은 사람은 그렇게 끔직한 일을 못한다.

[계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